“너는 왜 아들을 낳지 딸을 낳고 난리니” 힘들게 딸을 낳았떠니 아들타령만 하는 개념 없는 시부모님, 참다 못한 며느리는 충격적인 행동을 하였고 모두가 경악을 할 수 밖예 없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얼마 전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딸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주부예요.
옛날과는 달리 요즘은 어르신들도 아들 딸 구별 없이 건강하게 낳아서 잘 키우라고들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시골에서 사시는 시부모님은 옛날 사람 중에 옛날 사람이라 아직까지도 아들이라면 뒤로 넘어가는 분들이세요.

나는 너한테 바라는 거 하나도 없단다.
그저 아들만 낳아서 우리 집 대를 이어주면 나는 그걸로 만족해.
암 그렇고 말고 떡 두꺼비 같은 아들 순풍순풍 낳고 행복하게 살아.
우리는 그거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 없단다.


사실 남편과 제가 혼전 임신으로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는 탓에 괜히 시부모 되실 분들께 눈총이나 받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요. 하지만 두 분은 제가 임신했다며 밥상에 숟가락 젓가락 놓는 것조차 못하게 하실 정도로 제 임신을 반가워하셨어요.

환영해 주시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솔직히 부담스럽긴 하더라고요.
남편한테 형제가 없고 누나만 위로 둘이 있는데, 우리가 손자를 못 보면 대가 끊겨서 어떡하냐는 얘기만 계속 들으니까.
목구멍으로 밥이 안 넘어갔어요. 처음엔 남아선호 사상이 심하신 분들이구나 하고 무시하려고 했는데, 진짜 손자 보기에 목숨까지 거신 분들인지는 몰랐습니다.
두 분은 아들을 기다리셨겠지만, 병원에서는 딸아이를 임신했다는 결과를 알려주셨는데요.

제가 딸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자 저를 걱정하던 시부모님의 태도가 한순간에 싹 바뀌었어요.
세상에 딸이라고 진짜 딸이니?
네 여자아이인데 의사 선생님이 엄청 건강하고 활발하다고 하셨어요.

아이고 손자 볼 줄 알고 기대했는데 이번엔 틀렸나 보네.
다음엔 꼭 아들 낳겠구나 이 말만 하시더니, 아이의 태명이나 건강 상태에 대해서 자세히 묻지도 않으시고 바로 전화를 끊으시더라구요.

하지만 시부모님의 기대와 달리 저희 부부는 첫 출산을 끝으로 둘째, 계획을 접어야 했어요.
자연분만으로 출산을 하다가 출혈이 심해서 자궁을 적출했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다시는 둘째를 가질 수 없게 되었거든요.
정말 애 낳다가 죽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을 정도로 몸을 추스를 때까지 심한 육체적 고통을 겪었어요.


하지만 몸이 아픈 것 못지않게 마음의 상처도 너무 커서 아직까지도 출산 후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데요.
하지만 죽을 고비를 넘긴 저에게 시부모님 두 분이 찾아오셔서 하시는 얘기가 대박이었네요.

너는 왜 그렇게 몸이 약하니 그렇게 허약해서 어떻게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으려고 그러냐 ?
출혈이 심해서 수술까지 했다던데 둘째, 낳는데 큰 지장은 없다니?
아픈 며느리 보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몸은 괜찮냐도 아니고 벌써부터 둘째, 걱정이라뇨 제가 애 낳는 기계인가요?


세상 살면서 서운한 일들 많이 겪어봤지만 이 정도로 심하진 않았네요.
어머님 아버님 둘째, 못났는데요. 뭐 그게 무슨 소리냐 애 낳는데 출혈이 너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자궁 적출했거든요.
섭섭하시겠지만, 첫째로, 만족해야 할 거 같아요.

뭐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도 마 그럼 우리가 손자를 못 본단 말이야?
어디서 어른 앞에서 거짓말이야. 제가 무슨 거짓말을 한다고 그러면 그러세요.
아이고 어쩌면 좋아 우리 집 대가 끊겼네 아이고 조상님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아파 죽겠는데 오지 말래도 꾸역꾸역 와서 아들 타령 손자 타령만 하고 힘들게 낳은 우리 딸아이는 찬밥 취급하니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저 두 분한테 너무 서운하네요. 두 분은 오셨으면 저랑 딸아이가 무사한지 그것부터 물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 너 때문에 대가 끊기게 생겼는데 너는 이 와중에 그런 말이 입 밖에 나오니?
왜 때문인데요. 그리고 왜 자꾸 대가 끊겼다고 그러세요.
손녀딸 보셨으면 대가 안 끊긴 거지 왜 대가 끊겼다고 저한테 난리세요.
딸이 무슨 대를 잇는다고 헛소리야 시집 보내 놓으면 남의 집 사람이지.
쟤가 나중에 시집 가봐라.


성씨를 어떻게 이어 그러니까 아들을 낳았으면 너도 떳떳했을 거 아니야.
딸을 낳으면 남의 집 성씨를 잇는다고 어머님 말씀 잘하셨네요.
제가 박 씨 집안 딸인데 이번에 낳은 제 딸이 박 씨 성 달고 박 씨 가면 이어 나가는 거 보여 드리면, 어머님도 할 말 없으시겠네요.

뭐라고? 너 애 낳고 머리가 이상해진 거 아니니?
어떻게 여자가 자식한테 성을 물려준다고 그래.
어머님이야말로 옛날 사람이라서 아무것도 모르시네요.
엄마 성도 자식한테 물려줄 수 있게 법이 바뀌었는데 두 분은 무슨 구석기 시대에서 오셨나 봐요.
거짓말인지 아닌지 내가 확인해 볼 거니까 기다려 봐 거짓말이면 큰일 날 줄 알아.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을 하셨지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시부모님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고 저는 속으로 통쾌했어요.
거짓말이 아니라서 어떡한데요. 제가 두 분 덕분에 친정 부모님 가문을 이어나가게 생겨서 너무 감사하네요.


그리고 두 분 가문의 대를 잊지 못하는 손녀는 필요 없으시다고 하시니까 앞으로 우리 애 데리고 제가 찾아뵙는 일은 절대 없을 거고요.
그렇게 하시고 너무 아프니까 사람 부르기 전에 빨리 나가주세요.
빨리빨리요, 두 사람은 간호사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저한테 독하다 못됐다.

별의별 소리를 다 하더니, 결국 문 밖으로 쫓겨나갔어요.
알고 보니 남편은 시부모님이 난리칠까 봐 둘째, 못 낳는다는 얘기를 당장 못 했던 거였고 힘든 고비를 겪은 저한테 또 힘든 일을 겪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생명한테 축하는 못해줄망정 데려가봤자 구박만 실컷 할게 뻔한 시부모한테 아기 얼굴 보여주느니 시간에 우리 부부가 사랑을 더 쏟아붓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