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교실..
지혜의 담임인 나는 최근에 별거를 시작한 지혜 부모님과 면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별거로 민감할 나이의 아이는 나빠지는 학업성적과 자꾸 어긋나는 듯한 행동에, 제자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에 부모님과 의논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를 다 호출했고, 두 분은 이 사실을 모르셨습니다.
늘 행복하고 활기찼던 아이였습니다. 부모님의 별거와 이혼소송으로 지혜는 절망감만 생겼을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두 분께 납득을 시킬 수 있을까 지혜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이윽고 어머니가 들어오고, 잠시 후 아버지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제가 두 분을 모셨습니다. 두 분의 따님을 그냥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원망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탓을 하는 것이겠죠..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가 얼마나 혼란스러워하고 있는지 제대로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나는 지혜가 책상속에 버려둔 시험지를 보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시험지를 한참을 들여다 보더니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한참을 이그러진 얼굴로 시험지를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일그러지고 눈물로 얼룩진 시험지를 잘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곤 어머니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남편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다시 저 가정이 합쳐져서 지혜가 예전처럼 공부도 열심히하고 착한 아이와 명랑한 아이로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 시험지에는 정답이 아닌 눈물로 쓴 글씨가 있었습니다.
“엄마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엄마 아빠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