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왜 밖에 나와서 민폐야?” 다리가 불편하신 저희 어머니는 실수로 다른 사람의 옷을 더럽혀 연신 사과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시누이의 행동에 저는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20대 후반이고 결혼을 할려고 상견례장에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저의 식구는 엄마와 저. 두 명이고 시댁은 부모님과 누나. 이렇게 네 명…

어릴 적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에 불이나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게 되었고, 그때의 사고로 엄마는 다리를 다쳐 조금씩 절면서 걷게 되었습니다.

상견례를 앞두고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홀부모에, 외동딸, 당신 다리는 절고 있었기에 시댁 될 곳에서 탐탁치 않게 생각할까봐, 또 내딸이 그로인해 주눅이 들지 않을까해서 노심초사 하셨습니다.

상견례날. 근사하지는 않지만 깨끗하게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된 식당에서 상기되고 긴장된 듯한 얼굴을 하고 사돈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엄마와 저….

예비시부모님이 엄마께 말씀하셨습니다. “애지중지 잘 키운딸을 저희에게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들한테 서로 위해주고 아껴주며 잘 살으라고 말하겠습니다. 당연히 저희들도 이뻐하며 사랑해 주겠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하시며 아들에게 잘 해주고 장모님 잘 챙기라하셨습니다.

분위기가 한참 익어갈 무렵, 시누님이 화장실을 다녀 오겠다며 나가자, 엄마도 갔다오겠다며 나가셨습니다. 긴장을 많이 하셨었나 보더라구요..

갑자기 식당 한 쪽에서 중연여성의 고함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떻할꺼에요? 이 비싼 옷을? 어떻게 물어 낼 거냐구요?”

악다구니 썩인 소리가 조용하던 식당안을 덜썩이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물어 드릴깨요”

“이게 얼마짜리 옷인데 물어 준다는 거에요? 나참 기가차서, 짜증나 죽겠네”

무슨 일인지 남친과 저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걸어가니, 화장실 입구에서 엄마가 미안하게 되었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손을 씻으려고 세면대쪽으로 걸어오다 바닥이 미끄러워 엄마가 나자빠지면서 여자분이 벗어둔 코트가 손에 걸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바닥에 쏟아져 있던 세정제가 옷에 잔뜩 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충격이 컸을텐데도 연신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이고, 아줌마는 소리지르고 있는 상황에 예비시누님이 아줌마에게 뭐라고 하십니다.

“아니 아주머니, 일부러 넘어 진 것도 아니고, 바닥에 흘려있는 세정제 때문에 밟으면 어느누구도 넘어지겠구만, 하물며 다리가 불편하신 분은 오죽하겠어요? 계속 미안하다고 변상하겠다고 사과를 드리는 데도, 너무 하시는 것 아니세요? 정상적인 사람이면 이 상황에서 먼저 괜잖으냐고 물어보시고 옷 이야기를 해도 되는 상황에서 옷부터 어쩔거냐고 하시는 경우는 아니잖아요? 옷을 안물어 준다고 한 것도 아니고, 물어주시겠다잖아요?”

“이 옷이 얼마짜린데,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왜 여길와서 민폐를 끼치는거야?”

예비시누님 목소리가 더 높아지면서 “아줌마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다리 불편한 사람은 이런 식당도 오면 안된다는 거예요?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아줌마가 더 민폐같네요”

식당 매니저가 오고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예비시누님이 메니저에게 화장실 관리를 제대로 하지않아 생긴일이라며 이렇고 저렇고 설명을 하였습니다. 메니저는 자기들 잘못이라며 사과를 하게 되었고 아주머니의 옷도 변상하기로 추후 치료비가 발생하면 책임지겠다 약속을 하였습니다.

상견례 식당을 예약하신 예비시부모님은 불미스러운 일로, 난처해하시고, 엄마도 난처해서 몸둘바를 모른 상견례날…

테이블에 와서는 시누님 그 아주머니한테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고 씩씩거리며 비누 쏟아져있다고 먼저 조심하라고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눈물이 왈칵하였습니다. 엉엉 울었습니다.

딸이 돼서 엄마 괜잖으냐고 물어보지도 않고 조심하지 왜 이 사단을 만들었어라고 원망하며 죄송하다고 같이 고개를 숙인게 화가 나기도하고 다리 저는게 엄마 잘 못도 아닌데 순간 창피함도 들었고, 그냥 말로 표현 못할 감정이 들어서 눈물이 펑펑나서 울었습니다.

시누님이 내 편되어 주어 얼마나 고맙던지….

몇 번 만나봤지만 항상 무뚝뚝하고 까칠하고, 식구들한테는 관심없어 보이고 등등 결혼해서 사이좋은 시누 올케가 될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오늘보니 그런 걱정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날 밤 시누님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님 괜잖아? 내가 흥분해서 큰 소리 내는 바람에 사람들 구경하고 어머님 난처하지 않았는지 미안해서.. 죄송했었다고 말씀드려줘. 아까 너무 울던데 혹시 창피해서 울었니?

저를 위로 해 주시네요.

정말 좋은 가족이 생긴 것 같아서 저는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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