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거지라도 들었나….” 식탐에 미친 회사동료 때문에 회식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은 팀원들은 버릇을 고치기 위해 충격적인 일을 꾸몄고 모두가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식탐을 조절하지 못하는 A라는 사람이 있다.
A는 나보다 3년 선배이고 보통의 평범한 스타일이었다.
일도 그럭저럭 잘하고 성격도 크게 모나지 않고 무난했는데 음식에 관해서는 무서울 정도로 다른 사람으로 돌변해버린다.
그래서 우리 부서에서는 요주의 인물로 취급되고 있었다.

회식 자리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본인의 앞접시에 덜지 않고 그대로 젓가락으로 휘저으면서 정신없이 먹기 시작한다.
게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만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옆에서 말릴 틈도 없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으러 잠깐 나가거나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를 비우면 무조건 사람의 접시에 젓가락을 들이댄다.
회식 자리에 A가 있으면 모두 자신의 음식을 지키느라 정신이 없어서 마음 편하게 대화를 즐기지도 못한다.

그리고 A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배가 불러오면 항상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이 들고는 했다.
나는 입사해서 처음으로 회식에 참석했을 때 A가 술에 취해서 자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A는 술을 못 마신다고 알게 되었고 매번 회식 때마다 식사를 마치고 잠들어버리는 A를 보면서 정말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나는 최악의 일을 경험하고 말았다.
점심을 먹으러 구내식당에 갔는데 굉장히 혼잡했고 어쩌다 보니 A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라면을 테이블에 내려놓자마자 A는 젓가락을 들고 달려들었고 국물을 사방에 튀기면서 열심히 면을 빨아들였다.
나는 너무 놀라서 자리에 굳어버렸다.
라면은 뜨거울 때 먹어야 가장 맛있다고 A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했고 나를 포함한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는데, A는 그런 시선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약간의 결벽증이 있었는데, A에 젓가락이 들어가고 이미 3분의1 이나 사라진 라면을 맛있게 먹을 자신이 없었다.
나는 배가 아픈 척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배 아파서 못 먹는다고 그럼 내가 다 먹어도 되는 거지.

A는 기뻐하면서 자신의 앞으로 라면 그릇을 가져갔고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
나는 배가 고파서 편의점으로 달려가면서 너무 짜증이 났다.
인간 때문에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어.
A는 뚱뚱하지도 않고 보통 체형이었으며 가난하지도 않았는데 음식에 대한 집착은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
수일 후에 우리 부서에서 기획한 프로젝트가 큰 성과를 거두었고 서로 축하하는 의미로 회식을 하기로 했다.

나는 A가 참석한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공포를 느꼈고 회식에 가지 말까 잠시 고민이 되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팀원 모두 장시간 고생했고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나도 회식 자리에서 모두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어서 가능하면 참석하고 싶었다.
나는 A가 개인적으로 급한 일이 생겨서 회식에 못 오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회식 자리에 A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석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비에게 하소연이 섞인 불만을 이야기했다.
B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20세 살의 신입사원이었다.
A 선배님이 다른 사람들 음식까지 전부 드신다고요?
저는 그렇게 많이 먹는 사람을 직접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회식이 엄청 기대되는데요. B가 해맑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B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누구에게나 거침없이 말하는 당찬 성격의 소유자였고 입사 당시부터 부서에서 주목받는 인물이었다.

나는 솔직하고 당당한 B가 좋았고 우리는 자주 수다를 떠는 사이였다.

B는 먹방 영상을 좋아해서 유튜브에서도 자주 찾아볼 정도라고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먹방 영상은 취향에 안 맞아서 B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회사 선배로서 회식에 처음 참석하는 후배에게 A의 정보를 미리 알려주었다 그리고 회식 당일이 되었다.
B는 업무 내내 회식에 대한 기대감에 들떠 있었는데, 나는 A의 식탐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쌓였다.


나는 회식 장소에 도착을 해서 A로부터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B는 A에 바로 맞은편에 앉아서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드디어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당연히 A는 빠른 속도로 젓가락부터 들이댔다.
다 함께 건배를 하기도 전에 A는 이미 혼자서 치킨을 정신없이 먹고 나 여기 치킨 진짜 좋아하거든.

그런 A를 보고 B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와 엄청 빠르게 드시네요.

마치 배고픈 강아지가 허겁지겁 먹는 것 같아서 귀여워요.
A는 신나서 쳐다보는 B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위장에 음식물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음식을 혼자 마음대로 추가 주문까지 하고 있었다.
잠깐만 회사 법인 카드라고 해서, 그렇게 주문하면 안 되지 .
좋은 일로 회식하는 건데 뭐 어때 그냥 마음껏 좀 즐기자.
회식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건 A뿐이었다.


아니 B도 진심으로 신나 보였다. B는 A가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웃으면서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었다.
저는 먹방 영상들 진짜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라서 깜짝 놀랐어요.
인터넷이나 SNS 같은 데, 올리지 마 A는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관심받는 기분이 들었는지 조금 기뻐 보이기도 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A는 음식을 혼자 실컷 따먹고 바로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들었고 지켜보던 우리는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으로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나는 배부르게 먹지도 못하고 기분만 상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날 팀원들은 회사에 모여서 A에게 가볍게 복수를 하기로 했고 A가 우리에게 하던 짓을 그대로 똑같이 되갚음할 계획을 세웠다 퇴근 후에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자고 이야기를 꺼냈고 A가 당연하다는 듯이 끼어들었다.
우리는 사전에 이야기한 대로 실행을 했다.
우선 A를 크게 한 접시로 나오는 메인 요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앉도록 유도해서 음식이 나와도 바로 젓가락을 들이대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각자 개인 접시를 확실하게 지키면서 A의 음식이 나왔을 때 우리는 한꺼번에 젓가락을 들고 달려들었다.
한 입만 먹을게 그러자 A는 갑자기 눈을 무섭게 치켜뜨고 화를 냈다 뭐 하는 거야.
기본 예의라는 게 있지 사람 음식을 그렇게 마음대로 먹으면 안 되는 거잖아.
도둑이야 거지야 A는 눈에 핏발이 서고 침을 사방으로 튀기면서 격분했다.

우리는 A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던 B도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너가 항상 우리한테 하던 짓을 똑같이 해 준 거야.
너와 같이 식사를 하면 항상 불쾌하다고 우리는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그러나 A는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다르지 내가 하는 건 괜찮아.
너네는 진짜 최악의 인간들이야 정말 다시는 상종하고 싶지도 않다.
A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치고 돈도 내지 않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
리고 잠자코 있던 B가 입을 열었다 진짜 너무 놀랐어요.
제 생각에는 A 선배님은 뭐가 잘못된 건지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있어요.

제가 회식 때부터 A 선배님의 모습을 전부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내일 회의실에서 다 같이 모여서 A 선배님에게 영상을 직접 보여주는 건 어때요?
B는 A가 본인의 이상한 모습을 영상을 통해서 객관화된 시각으로 보면 문제점을 자각할 수 있다고 했다.

큰 화면으로 음식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 뭔가 느끼는 게 있을지도 몰라요.
항상 해맸던 B도 이번만큼은 A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느꼈는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A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식사나 회식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B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다음날 A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얼굴로 출근을 했다.
우리는 A를 바로 회의실로 호출했고 사전에 B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상사도 함께 오시게 했다.

얼마 전에 회식 자리에서 찍은 영상을 모두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어제는 우리의 생각이 A 선배님에게 잘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아요.
A는 심기가 불편한 듯이 헛기침을 했는데 나는 무시하고 회의실 큰 모니터에 B가 찍은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에는 음식이 나오자마자 젓가락을 들고 걸신들린 것처럼 먹어대는 A의 모습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음식까지 강탈해서 먹는 그는 마치 하이에나 같았다.

확실히 큰 화면으로 보니까, 실제로 볼 때보다 더 충격적이었고 보고 있던 팀원들의 입에서 저절로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사람 불러놓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나는 A가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짜증이 폭발했다.

왜 화를 내세요. 본인이 다른 사람 음식 먹는 건 나쁘지 않다면서요.
그럼 지금 화를 낼 필요가 없잖아요.
내가 그러는 게 싫었으면 자리에서 바로 나한테 말했어야지.
너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싫다고 한 적 없잖아.
매번 하지 말라고 했어. 영상에도 찍혀 있잖아.
우리는 흥분해서 말을 했는데 A 역시 단 한마디도 지지 않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렸다.
나한테 전달되지 않았으니까. 말을 안 한 거나 마찬가지야 그럼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느끼셨겠죠.
선배님과 같이 식사나 회식하는 게 정말 불편합니다.
내가 확인 사살을 하자. A가 나를 무섭게 노려보면서 말했다.

진짜 쪼잔하고 비겁한 사람들이네.
나는 A의 어이없는 발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반격을 하려고 했는데, 옆에서 B가 큰소리로 말했다.
A 선배님은 정상이 아닙니다.
우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게 좋겠어요.
10살 어린 후배에게 날카로운 지적을 받고 A는 심하게 동요하고 있었다.
그리고 B는 이야기를 이어서 했다.


다짜고짜 병원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A 선배님은 식탐 이외에도 사실은 크게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요.
제 지인 중에서도 식사 후에 바로 잠들어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사람은 혈당 수치에 문제가 생겨서 합병증으로 병원에 다니고 있어요.
그건 좀 심각한 문제잖아.
A는 바로 병원에 다녀오도록 해요. 직원의 건강도 상사로서 신경 써야 할 부분입니다.
A는 차마 상사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자리에 굳어 있었다.

그리고 B는 병원에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말을 꺼냈고 상사를 포함한 우리는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고 만류를 했지만, 병원에 가겠다고 말만 하고 안 갈 수도 있잖아요. 라고 해넓게 웃으면서 말을 했다.
이후의 A는 병원 가기를 거부하면서 도망다녔는데 B의 강한 의지로 결국 진료를 받았다.
그리고 비는 A의 프라이버시를 완전하게 무시하고 검사 결과를 단체 메시지로 모두에게 공유하겠다고 했다.
상사도 그런 부분은 말리려고 했는데, A 선배님의 건강은 우리 부서를 위해서이기도 하잖아요.


그리고 당사자에게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A의 검사 결과는 당뇨병 직전 단계 상태였다.
식사 후에 바로 잠드는 것은 혈당 스파이크라고 해서,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아서 발생한다고 했다.
매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데, 왜 이제서야 이런 결과를 알게 되었는지 A 본인도 의문이라고 했다.

A는 앞으로 식사 제한과 함께 식탐을 조절하기 위한 상담 치료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B는 우리에게도 협력해 줘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다.
A와 같이 식사를 하게 되면 A의 식탐 이상 행동이 보일 때마다 심각하게 화를 내라는 것이었다.
목소리에 톤을 다치고 눈을 똑바로 보면서 하지 말라고 강하게 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나설 일은 거의 없었다.

회사 점심시간마다 B가 A를 항상 옆에서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A의 식탐이 바로 고쳐지지는 않았고 무의식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B의 음식에 손을 대고는 했는데 그럴 때마다 B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포크나 젓가락으로 A 손등을 거침없이 찔렀다.
나는 구내식당에서 A의 비명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 가끔 손등에서 피가 나는 일도 있었는데, B는 모르는 척을 했고 따로 준비한 포크나 젓가락으로 식사를 계속했다.

A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자리에 돌아와서 반창고를 붙이고 업무를 보고는 했는데 비를 나쁘게 말한 적은 없었다.
그 후에 원래 업무 능력 자체는 뛰어났던 A였기에 어느샌가 일적인 면에서 B를 이끌어주고 있었고, 두 사람은 상당히 훌륭한 콤비가 되어 있었다.
부서에서의 A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서 팀워크도 좋아져서 일의 능률도 높아졌다.
B는 정말로 굉장한 사람이었고 사내에서 남다른 인재라고 높은 평가를 받게 되었다.
다른 부서의 남자 직원들에게는 여신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그리고 나는 B에게 A의 개인적인 사정도 듣게 되었다.
병원에 처음 같이 갔을 때 A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고 그때 알게 된 사실인데 A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요리에 소질이 없었고 직접 만든 음식은 정말로 맛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A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고 다른 집에 가거나 외식을 해야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어른이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엄청나게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음식에 대한 집착이 더 극대화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예전에 A에게 당한 일들이 용서되는 것은 아니었는데 B는 모성본능을 자극받았는지 지금은 거의 A 엄마처럼 신경 써주고 있었다.
얼마 전에는 A를 위해서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오는 것을 보면서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마음은 따뜻하게 지켜봐 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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