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이 창업하는 시누이에게 전재산을 넘겼습니다.” 남편은 모든 재산을 넘긴 시어머니가 지낼 곳이 없다며 신혼집에 모셔왔고 이후 일어난 충격적인 일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가족밖에 모르는 바보 남편 때문에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의아하실 거예요. 가족밖에 모르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남편에게 가족은 제가 아닌 본인의 누나와 엄마였죠 남편과 저는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하면서 만났어요.

알고 지낸 지 5년째 되던 해에 교제를 시작했고, 지금은 결혼 3년 차예요. 저는 지금 30대 중반이지만 졸업 후 칼같이 취업을 바로 해서 사회생활한지는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알고 지내다가 연애로 시작해서 처음부터 풋풋하고 설레이는 감정이 남들처럼 가득했던 건 아니었어요.

대신 그만큼 현실을 보는 눈이 있다는 게 서로에게 더 장점으로 다가왔죠 젊은 친구들처럼 인당 만 원 넘어가는 식사에 밥 먹으면 무조건 카페 가서 디저트까지 사 먹으면서 하루 데이트에 몇 만 원씩 쓰는 그런 날은 저희에게 정말 보기 드문 사치 부리는 날이었어요. 남편과 저는 처음부터 어느 정도 우리는 결혼할 것 같다라는 느낌을 서로가 가지고 있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데이트를 해도 밖에서 돈 쓰고 다니기보다는 저희 집에서 주로 했어요.

남편도 돈 모으겠다며 독립을 안 하고 있었거든요. 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또한 처음 5년 동안은 친정에서 출퇴근을 했어요. 하지만 벌이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중소기업 대출 받아서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독립을 할 수 있었죠.

남편이나 저나 결혼은 하지만 서로에게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결혼까지 결심하 되었고 둘 다 생활비만 각출하고 각자 벌이는 각자 운용하기로 했었죠. 그렇다고 결혼식을 하는데 내가 5000 썼으니 너도 5000 써라 이런 건 아니었어요. 제가 살던 전세집이 지하철이 없어서 불편하긴 하지만 저렴하고 평수도 넓은 편이라 신혼생활을 저희 집에서 시작하기로 했어요.

어차피 저는 출퇴근을 버스로 할 수 있었고, 남편은 결혼 전부터 끌고 다니던 경차가 있었거든요. 저희가 쓴 돈이라고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이 전부였었죠. 그나마 다행인 건 저희가 이렇게 돈을 아끼고자 하는 걸 시어머니께서 나쁘게 보지는 않으셨어요. 사실 그럴 수도 없었죠. 집 아들도 그렇게 사니까요? 양가에서도 일체 지원받은 건 없었습니다.

굳이 지원받은 걸 꼽자면 신혼생활 시작하고 나서 친정엄마가 홈쇼핑으로 인스턴트 식품 주문해주신 정도였고 남편이 가까이 사는 시어머니 댁에서 도움받은 것도 없다고 볼 수 있죠.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제가 돈에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돈에 미쳤다기보다도 저에게 돈을 반려동물 내지는 자식 같은 존재였어요.

핸드폰으로 은행 앱을 켜서 주기적으로 모이는 원금과 차곡차곡 쌓이는 이자를 보면 무럭무럭 자라나는 자녀 같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렇게 이 악물고 모 잡와봤자 미친 듯이 오르는 서울의 집값은 따라잡을 수도 없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고 쓰고 싶은 대로 쓰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보면 더러 한 번씩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오더라도 잡으려면 일단 돈을 많이 모아둬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죠.

그렇게 이 악물고 10년 가까이 모은 돈을 다 정리해 보니 1억 이 천 정도 되더라고요. 너무 뿌듯했죠. 목표했던 것보다도 많이 모아서 이제 이걸 또 재투자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때 때마침 저랑 나이가 비슷한 소형 아파트 하나가 금매로 나온 거예요. 저는 당연히 내가 이만큼 모았으니까.

남편도 얼추 비슷하게 모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제안했어요. 금매로 나온 아파트 우리가 무조건 사야 한다고요. 대비 못 해도 2000만 원이나 싸게 나온 건데 무조건 사면 버는 거라고 얘기했죠. 남편은 돈이 어딨냐며 코웃음 치더라고요. 대출 50% 끼고 너랑 나랑 각각 25%씩 하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하니 자기는 이제 새로 모으기 시작해서 1000만 원 모았다는 거예요. 서로 터치는 안 하기로 했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서 뭐 했냐고 어디다 썼냐고 물어봤어요.

시누이랑 시누이 남편이 1년 전에 피시방을 창업했네데 거기 지분 투자했다고 하더라고요. 지분 투자했는데 왜 돈이 이거밖에 없냐니까 코로나 터져서 마이너스라며 한 푼도 못 받고 있다고 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요리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 서로 터치를 안 하기로 했다지만 이렇게까지 상의 없이 돈을 써도 되는 건가 싶더라고요. 막말로 아프기라도 걸리거나 하면 결국 나한테 손 벌릴 텐데 어느 정도의 정보는 공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근데 며칠 후에 시누이한테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랬습니다. 결혼 전부터 결혼하고 나서까지 딱 세 번 봤거든요. 대뜸 어색하게 안부를 묻고서는 코로나 때문에 장사 안 돼서 죽겠다며 앓는 소리를 10분 정도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면역력이 중요하다며 운동을 해야 하고 운동하는 애들은 샐러드 먹는다.

고로 샐러드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잘 알아보고 하시라고 응원도 했고요. 근데 다들 아시겠지만, 저한테 응원 들으려고 전화한 게 아니었죠. 목돈이 있으면 자기한테 지분 투자를 하라며 권하더라고요. 수익의 이자까지 주겠다는 거예요. 저는 금전 관리에 있어서 제가 반드시 지키는 게 하나 있어요.

모르는 곳에 투자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마도 많이 운전에서 이제 주식투자 조금 하는 정도이고 남들이 아무리 몇십 배 몇 백 배 수익을 했다고 해도 코인을 절대 건드리지 않는 이유죠 솔직한 얘기로 창업했다가 망한 거 뻔히 봤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거기다가 투자를 하겠어요. 저는 당장 운용 가능한 현금이 없어서 빌려드리기 힘들 것 같다고 얘기했죠. 근데 시누이가 동생한테 들은 얘기가 있다면서 있으니까. 아파트 타자고 한 거 아니냐며 추궁하더라고요.

남편이 까발렸구나 싶어서 그냥 솔직하게 얘기했습니다. 목돈 있는 거는 맞지만, 집 사려고 기회만 엿보고 있는데, 제가 형님한테 빌려드리면, 기회가 와도 못 사지 않냐고요. 시누이는 무조건 자기 위주로 생각하더라 요. 집이야 지금 당장 퇴근하고 잠잘 집 있으면 된 거 아니냐며 자기네들이 창업해서 대박나면 은행 이자보다 훨씬 빠르게 불어날 텐데 그게 계산이 안 되냐며 절 바보 취급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터져 나올 뻔한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그렇게 40분 동안 저한테 돈 빌려달라는 소리를 장황 게 하다가 저한테 끝내 거절당하니까 기회를 발로 차버리냐며 나중에 와서 투자한다고 아쉬운 소리나 하지 말라더군요. 이때까지야 그냥 시댁에 있는 흔한 시누이 정도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누이와 통화한 이후 남편의 행동이 제가 이혼을 결심하게 했죠된 팔 꼭지가 돌았다고 할까요?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였어요. 평소 저보다 15분 정도 먼저 출발해야 되는 남편이 출근 준비도 안 하고 숙면을 취하고 있더라고요. 출근 준비 안 하냐고 물어보니 잠에 취해서 대답도 제대로 못하고 이사한다는 얘기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무실이 이사한다는 건가 했습니다. 제가 타야 하는 버스가 배차 간격이 큰 편이라 잠자는 남편을 두고 출근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여느 때처럼 하루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었는데 정말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굳어버렸습니다.

집안꼴이 아주 개판인 게 도둑이라도 든 건가 싶었죠. 근데 자세히 보니 그냥 어질러진 게 아니고 처음 본 짐짝들이 생겨났더라고요. 신발 벗고 들어가서 훑어보는데 시어머니랑 남편이 식탁에서 저녁 먹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니 시어머니가 저를 째려보시면서 이게 다 네가 자초한 일이라고 하시는데 뭔 소리인가 했습니다. 제가 진작에 시누이 창업하는데 돈 빌려줬으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겠냐고 하시더군요. 그게 뭔 말이냐니까 시누이를 돕기 위해서 시어머니께서 계시던 전세집을 빼서 전세보증금을 시누이에게 건냈다고 하네요. 지낼 곳이 없어진 시어머니는 남편이 저희 집으로 모시고 왔고요.

그제서야 남편이 아침에 잠에 취해서 이사 얘기한 게 이거였구나 싶더라고요. 시어머니는 색 낸답시고 그래도 안방은 니들 쓰게 둘 테니까. 신경 쓰지 말라며 옷방에 보일러나 켜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렇지 않은 척 씻고 나와서 옷방에 있는 제 옷을 다 캐리어에 담아두었습니다. 돈 아낀다고 많이 안 샀더니, 큰 캐리어 두 개 끝나더라고요. 남편과 시어머니가 뭐 하냐고 묻길래 웃으면서 말씀드렸어요.

하루 이틀 계시지는 않을 것 같으니 정리해 드려야 편하게 지내지 않으시겠냐고요. 시어머니는 갸우뚱한 표정으로 얘가 왜 이러지 싶었을 거예요. 남편도 역시 가족이라며 이해해줘서 고맙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자기 전에 누워서도 자기 누나가 한 번 실패해 봐서 이번에는 꼭 성공할 거라고 시어머니 그리 오래 안 계실 수도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더군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며 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평소보다 일찍 준비하고 집을 나와서 남동생에게 연락했습니다. 두 시부터 집비니까 두 시간 안에 모든 가정 공부랑 캐리어 두 개 꺼내오라고 했습니다. 100만 원 줄 테니까. 친구들 있으면 불러서 같이 하라고 했더니, 웬 떡이냐며 알았다고 하더군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었죠. 시어머니가 오후 두 시부터 주민센터에서 수영하고 한 시간 정도 아주머니들하고 수다 떨다 오시는 시간이었기에 기회는 그때 뿐이었습니다.

회사에서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한 시간도 안 돼서 동생에게서 영상통화가 왔어요. 역시 돈 준다고 하니까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더라고요. 깔끔하게 제짐 전부가 빠져 있었어요. 침대는 제가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어서 저렴한 걸로 구매한 거라 버려도 그만이었고요. 달리 시어머니의 반응을 보고 싶었는데, 무슨 약속이 있던 건지 아니면 집에서 기절하신 건지 아무 연락이 없더라고요.

5시가 넘어서야 시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도둑이 든 것 같다면서요 제가 미친 사람처럼 깔깔거리고 웃으니 당황한 시어머니가 겁을 몸에 질린 목소리로 왜 그러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말씀드렸어요. 칼만 안 든 강도들이 제 재산을 노리길래 제가 안전한 곳으로 다 옮겨놨다고요. 시어머니는 5초 정도 말씀이 없으시다가 지금 자기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맞다고 주말에 부동산 가서 집도 내놓을 거니까 아직 안 풀어놓은 짐은 풀지 말라고 얘기해 드렸어요. 시어머니한테 전화 받았는지 남편한테도 전화가 오더라고요. 미쳤냐면서 소송을 걸게 하더군요. 그래서 물어봤어요. 내 집에서 내꺼 치웠는데 뭘로 소송을 걸 거냐고요. 네가 할 수 있는 건 이혼소송 데 그것마저도 너한테 유리하게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고 했죠. 그제서야 남편은 만나서 이야기하자며 제발 이러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얘기했죠. 할 얘기가 있었으면 일을 싸지르기 전에 하직을 했냐고요. 그렇게 저는 주말에 근처 부동산에 가서 집주인에게 얘기하고 집도 내놓고 왔습니다. 나름 수요가 있는 동네라서 그런지 집은 금방 나가더라고요. 시누이한테서도 미친 듯이 연락 왔었어요. 집이 사라진 시모와 남편이 갈 곳이라고는 시누이네밖에 없었거든요.

시누이는 상황파가 된 건지 저한테 정신 나갔냐며 소리를 지르며 시어머니 모셔가라고 하는데 정신이 나간 건 시누이 같더라고요. 시어머니한테 받은 돈 다시 돌려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망한 PC방 정리한 거랑 시어머니한테 받은 전세 보증금으로 이미 부동산 계약하고 인테리어까지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공사를 파토 내고 부동산을 다시 팔면서 막심한 손해를 안고 가든지 아니면 시어머니한테 집을 새로 구해드릴 때까지 모시고 살던지 둘 중 하나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인데 연락이 끊겨서 근황을 못 들은 게 좀 아쉽긴 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이 딱히 나쁜 점은 없다. 싶어서 결혼한 건데 서로 너무 터치를 안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싶네요. 저는 많은 거 바라지 않고 그냥 딱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것도 참 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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