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애 봐줄테니 600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으려 했던 여자, 시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이를 출산하였고 이내 시어머니는 아이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600만원을 요구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결혼 5년 차 40대 여자입니다.
골치 아픈 저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제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결혼이 조금 늦어졌어요.


당시 남자친구이던 남편도 모아둔 돈이 없어 37에 오늘 골인했습니다.
요즘 37이면 그렇게 많이 늦은 것도 아니죠.
연애도 오래 있고 나이도 나이인지라 신혼 초부터 아이를 가지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여보는 딸 낳고 싶어 너 아들 낳고 싶어 ?나는 다 상관없는데 이왕이면 마누라 닮은 이쁜 딸 낳고 싶네.
나 닮은 건 싫다고 너 부정 타니까 딸 같은 소리 하지마.
어머님 오셨어요. 온다는 말씀도 없었는데 언제 오셨어요.


엄마 말도 없이 신혼집에 오면 어떡해 ?
우리 아들 집에 내가 허락 맡고 와야 되니.
내가 오늘 가서 뭐하고 왔는지 아냐 절에 가서 108배 기도하고, 왔단다.
부적도 하나 해왔다. 딸은 김 씨 가문 대를 이을 아들 하나 낳고 추가로 낳는 거야.

알겠어 여자로 태어났으면 아들 하나 무조건 낳는 게 맞단다.
휴 저는 너무 화가 났지만 시어머니가 워낙 고지식하고 옛날분이라 꾹 참았습니다.
어른이랑 싸워서 뭐 하겠어요. 딸이든 아들이든 저는 임신만을 바라보며 노력했습니다.


여보 저녁 먹어 내가 장어구이 만들었어 곁들여 먹을 부추도 맛있게 묻혔지.
장어랑 부추가 어디에 좋은지 알지 오늘 밤 숙제 기대한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는 매번 처참했습니다. 아유 임신 소식은 아직이냐?
이 애미 죽기 전에 손자 볼 수 있는 거냐 아이고 .
그러게 내가 나이 많은 며느리 그렇게 반대했건만 여자는 나이들면 들수록 난자도 늙어서 임신이 어렵다고.
그렇게 젊은 여자 선보라고했는데, 이제 너도 후회되지 .
어머니 듣자 님 말씀이 정말 너무하네요. 제가 나이가 좀 많긴 한데요. 남편도 저랑 동갑이거든요.

남자나 여자랑 똑같니 남자는 아무리 나이 들어도 건강한 아이 낳을 수 있단다.
밭이 좋아야 씨를 뿌리지 원 어머니 충격받으실까 봐 말 안 하려고 했는데요.
도저히 못 참겠네요. 너무 억울해서 하도 임신이 안 돼서 본인 검사 받아보니까, 정자가 너무 늙었다네요.

아내분은 난자 나이가 20대 후반 수준인데 정자가 영 힘을 못 쓰네요.
담배랑 술을 좀 끊으셔야겠는데요. 쓸만한 정자가 몇 없습니다.
그때부터 충격을 받으셨는지 시어머니의 태도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번 달은 결과가 어떠니 아들만 낳으면 내가 다 봐줄게.
낳기만 낳아 뒷일을 생각하지 마음 편하게 먹어야 된다.
알지 스트레스 안 받아야 애 들어서지 며느리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니까.
나 이만 간다 우리 며느리 화이팅!

신기하게도 시어머니의 잔소리가 뚝 끊기자마자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시어머니가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아들을요 아이는 너무 귀여웠고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행복했죠.

하지만 아들을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나오자마자 시어머니의 제대로 된 갑질이 시작되었습니다.
며느리 왔어 아유 우리 때는 산후조리 안 하고 바로 해봤는데 요즘 시대는 애 낳기 참 좋아.
너 올 때까지 우리 왕자님 본다고 힘들어 죽는 줄 알았네.

산후조리 기간 6주 동안 애 본 거 이 주는 서비스로 쳐줄게 .
내 계좌 알지 한 달 치 600만 원 오늘 입금해줘.
나 이제 간다 네 어머님 600만 원이요. 무슨 소리죠 ?


무슨 소리긴 무슨 소리야 당연히 애 봐주는데 돈 받아야지 .
설마 너 공짜로 애 맡길 셈이었어 공짜라니요. 당연히 챙겨드려야죠.
그런데 600만 원이라니 이제 애기도 태어나고 돈 나갈 데가 많은데 너무 부담스러워요.
뭐 부담스러울 거면 애를 왜 낳았어.

능력도 안 되면서 그렇게 부담스러우며 회사 때려치고 너가 애 보던가 아이도 소중하지만 아이 때문에 경력단절 되기 싫어요.
아이한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요.

제 월급 그대로 어머님한테 드려야 되는데 이게 말이 돼요.
나중에 애기 크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데요.
어머님께서 안 봐주셔도 돼요. 이모님 알아보겠습니다. 아니다.
뭐 이모님 ?지금 김 씨가문의 왕자님을 남의 손에 맡긴다고?
저는 그날 밤 남편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제 편인 줄만 알았던 남편은 남의 편이었어요.
자기야 지금 우리 엄마한테 주는 돈이 아까워서 그러는 거야.
그냥 용돈 드리는 것도 아니고 우리 아이 봐주고 드리는 돈이잖아.


남들은 용돈으로 몇백만 원씩 턱턱 드리는데 엄마한테 미안해 죽겠다.
아까워서 그러는 게 아니라, 우리 형편을 부담스러워서 그러는 거지.
600만 원 시급으로 치면 얼마인 줄 알아? 다른 좋은 이모님 구해보자.

300만 원으로도 충분히 좋은 분 만날 수 있다구 어머님 몸도 안 좋으신데,
근데 차라리 쉬라고 하구 뭘 50만원씩 용돈 드리는 게 어때 뭐 지금 월 50만 원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우리 엄마가 애 보지 말란다고 안 도와줄 뿐이야.

용돈 겸사겸사 드리는 거지 남편과는 도저히 대화가 안 됩니다.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팔은 안으로 굽나 봐요.
저는 아이만 낳고 버려진 것 같은 기분입니다.
이혼도 생각해봤지만 아이도 태어난 마당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요.
남편과 시어머니를 설득할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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