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주민번호 뒷자리가 왜 1이야?” 평생을 여자로 생각하고 지냈던 딸은 주민번호 뒷자리가 1인 사실을 알았고 이내 밝혀진 충격적인 사실에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10년 전 여름.
엄마 나 내일 학교에 색연필 가지고 가야 해 어딨어?


거기 거실 서랍장에 한번 찾아봐 여기 있나 이게 뭐지 병원 카드잖아.


서지호 내 이름인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왜 1이지?
여자는 이 남자가 일로 시작하는 거 아닌가? 게다가 내가 외우고 있는 번호랑 달라 이거 뭐야? 무서워 엄마 나 남자였어.


갑자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왜 일로 시작해 ?
이거 서랍에서 찾았어.

너 학원 가기 싫어서 그러지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빨리 밥 먹고 학원에 가 왜 감추는 거야.
이건 분명 말 못 될 사정이 있는 게 분명해. 좀 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시 제대로 물어봐야겠다.

안 그래도 이상하긴 했단 말이야.
우리 반에서 두 번째로, 큰 키 손도 길고 발도 커 목소리도 낮은 톤이고 팔에 털도 많잖아.

이름이 지호라서 남자라고 착각 당할 때도 잦은데 나 진짜 남자야 뭔가 달려 있었던 흔적은 없군 병원에서 바로 수술 당했을지도 .
자웅동체 뭐 그런 가능성은? 근데 사람도 자웅동체가 있던가? 친구들이 내가 남자였다는 걸 알면 뭐라고 할까.

이제 나랑은 안 놀아주겠지 지호 너 요즘 왜 그래? 뭐 하자 하면 바로 가버리고 잘 웃지도 않는 거 같고 무슨 고민 생겼어? 그런 거 아냐.
수상한데 수상해
야 서지호 우리 절친 아니었어?
우리한테는 솔직히 말해도 괜찮잖아.

아니 그게 실은 그러니까 병원 카드에 내 이름이랑 일로 시작하는 주민등록번호가 쓰여 있었고, 엄마는 뭔가 감추고 있는 것 같다.
그거지 응 그러니까 내가 원래는 남자였을지도 몰라.
무슨 사정이 있어서 여자가 된 건지 모르겠지만, 너희가 기분 나쁘면 이제 안 놀아줘도 돼.


무슨 소리야 네가 여자든 남자든 아닌가? 게다가 건 변하지 않잖아.
우린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친구야
맞아 그러니까 엄마한테 확실히 물어보고 와.
고마워 얘들아 그래 언제까지 고민만 할 순 없어 이제 진짜 물어보는 거야.

그렇게 친구들과의 찐 우정까지 확인한 저는 며칠을 고민한 끝에 엄마에게 병원 카드를 내밀었습니다.

엄마 이제 솔직하게 말해줘 나 사실 남자였던 거지 내 주민등록번호가 왜 일로 시작해 이 병원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이거 어디서 찾았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왜 나한테 감춘 건데 어이구 이 멍청이야 이건 그냥 환자 카드야 생년월일 뒤에 쓰여 있는 건 환자 번호고 !!


거짓말하지 마! 나 마음의 준비가 다 되었다니까 잘 봐 주민등록번호는 뒷자리가 일곱 자리인데 이건 여덟 자리잖아.
그래서 요즘 우리 공주가 밥도 잘 안 먹고 시무룩했던 거야.

빨리 밥 먹고 학원에 나가.
그렇게 허무하게 착각으로 끝난 제 출생의 비밀은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흑 역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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