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못난 딸인가봅니다…” 가정부로 일하는 엄마가 창피했던 딸 엄마가 남긴 편지를 보고 그자리에서 펑펑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엄마는 남의 집에서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일을 했습니다. 나는 엄마가 왜 남의 집 일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

그런 우리 엄마를 사람들은 가정부라고 불렀습니다. 한참 사춘기였던 나는 그런 엄마가 창피했고 그리고 그런 일을 해서 날 쪽팔리게 만드는 엄마가 죽도록 미웠습니다.

저는 엄마도 나 때문에 속상해하고 창피당해 보라는 마음으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다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단 한 번도 날 혼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엄마는 더 싫었습니다. 차라리 마구 때리고 혼이라도 내시지….

화도 못 내게 만드는 너무 착한 우리 엄마가 저는 싫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엄마가 많이 속상하셨는지 늘 웃기만 하던 엄마가 제 앞에서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런 엄마를 보고 괜히 가슴 아파서.. 질질 짜는게 싫어서…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와버렸습니다. 그렇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저는 사고로 인해 한쪽 눈을 잃었습니다.

온몸은 피투성이었고 놀라서 쫓아온 엄마의 모습은 흐릿하게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전 그렇게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가 아주 어렵게 내 한쪽 눈을 보게 해 줄 망막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그게 누구냐고 묻는 나의 말에 엄마는 그냥 죽을병에 걸린 어떤 고마운 분이 자기는 어차피 죽을 거니까 좋은 일 하고 싶다고 자기에 대해 말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저는 그냥 그러려니 했었습니다. 그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저는 다시 눈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리고 다시 철없이 그렇게 나쁜 짓만 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이상했습니다. 전화기도 제대로 못 잡고 비틀비틀거리고 나는 그런 엄마에게

“힘도 없으면서 쓸데없이 남의 집 가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해 대고 그러면 나도 진짜 짜증나…”

라고 말했습니다.

엄만 요새 부쩍 말라가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원래 삐쩍 마른 엄마라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은 퉁퉁부어가지고 안 울려고 눈물 안보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정말 이상했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다가와선,

“이쁜 우리 딸.. 엄마가 정말 미안해 다 미안해..

엄마가 우리 딸 우리 애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엄마가 그동안 그런 일 해서 속상했지? 우리 딸… 미안해

그런데 이제 엄마 그 일 안 해도 될 것 같아..

엄마 돈 많이 벌었다~ 이제 우리 딸 맛있는 것도 사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고 그럴 수 있을 만큼 많이 벌었어..

그런데 말이야 혹시 우리 딸.. 우리 딸…

엄마 조금 오래 여행 갔다 와도 괜찮지?

우리 딸 혼자 두고 여행 가서 미안하지만

엄마 가도 되지…?”

“가든지 말든지… 돈 그렇게 많이 벌었으면

오기 싫으면 오지마!!”

“그래..고맙다..역시 씩씩한 우리 딸이야…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것도 꽉 채워놓고 가고

우리 딸 좋아하는 잡채도 많이 해놓을게..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지?

잘 있어야 돼… 엄마가 혹시 늦어도…

알았지?”

“엄마… 내가 그렇게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뭐하러 키웠어..”

엄마는 정말 이상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표현을 잘 안 했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엄마의 말을 가볍게 넘겨버렸습니다.

다음날,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이었습니다. 부엌에 나가보니 밥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한편으로는 왠지 불길했습니다. 그날 엄마의 이상한 행동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엄마 방에 가보니 엄마 침대 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 딸, 일어났구나?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가 많이 아팠어

우리 딸 엄마 많이 걱정한 거 엄마 다 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우리 딸한테 또 미안한 게 있네…

엄마 여행 많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혼자 잘 있을 수 있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거랑

우리 딸, 생일에 먹을 케이크랑 다 넣어 놨는데..

우리 딸 생일 촛불은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 봐..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차렸어..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 때쯤이면

엄만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 딸한테 안 좋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엄마가 이리로 왔어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어쩜 이렇게 이쁘니.. 우리 딸

근데 엄마는 한쪽 눈으로만 보니까

자세히 못 봤어..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는 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 거니까

너를 낳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남은 사람을 위해서

모든 것을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 될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지??

그 사람들한테 받은 돈은 미안한 생각하지 말고..

우리 딸 좋은 남자한테 시집갈 때

엄마가 아무것도 해줄 게 없어서

이렇게 밖에는 혼자 남을 우리 딸한테

해줄 게 없어서…

내 딸아… 씩씩하게 엄마 없어도..

잘 지내야 한다! 알았지?

엄마가 이 하늘에서 여행 끝날 때까지

우리 딸 울지 않고 잘 있는지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너무 사랑해서 우리 딸을 위해서라면

엄마는 두려울 게 없었어

우리 이쁜 딸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행복했어

사랑한다.. 너무나

우리 딸, 엄마 사랑하지?

말하지 않았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이 스웨터는 우리 딸이 갖고 싶어 하던 거야

이거 입고 겨울 씩씩하게 나야한다

엄마가… 말이 너무 많지?

엄마가 항상 함께 할 거라는거 잊지 말으렴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엄마가

저는 엄마가 남긴 편지를 읽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엄마, 나 우리 착한 엄마 딸…

엄마, 나도 데리고 가지 왜 혼자 갔어..

엄마 있잖아, 여행 너무 오래 하지는 마..

알았지?

엄마, 여행 너무 오래 하면 나 화낼 거야.

엄마 너무너무 사랑했는데..

엄마, 내가 말 못한 거.. 다 알지?

그런데..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가 거창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거의 다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엄마가 절 버리고 여행 갔다는 생각에 심술만 가득했습니다.

엄마 나 슬플 때는 하늘을 볼게..

그럼 엄마가 나 보는 거잖아..

지켜본다고 했으니까.. 그렇지..?

엄마 사랑해.. 그리고 너무 미안해..

엄마… 사랑해…”

이렇게 외쳐도 다시 볼 수 없는 엄마이기에.. 눈물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엄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