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세와 수도세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몇달 전 부터 이상하게 전기세와 수도세가 많이 나온 여자, 얼마뒤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에 경악을 할 수 박에 없었습니다.

이 방 세탁기 놓을 자리가 없는데요.
그건 여기 복도에 있는 베란다에 놓으면 돼, 여긴 네 방 주위만 쓰는 곳이니까.
걱정 말고 이 동네 다 돌아봐 우리 집만큼 싸고 괜찮은 곳 없어.
사회 초년생인 저는 월세가 조금 싸다는 조건에 넘어가 베란다가 밖에 있는 원룸을 계약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일로 바빠서 집에는 늦게 귀가하는 날이 많았고 주말에는 본가에 가서 지내는 생활 방식의 반복이었는데.


몇 달 후 그동안 전기세와 수도세가 이상하게 많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러던 어느 날 몸이 안 좋아 월차를 내고 집에 쉬던 중 어디에서 진동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를 따라 세탁기가 놓인 베란다에 나가보니 새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더라고요.
이 건물 원룸에 사는 누군가 새 세탁기로 빨래를 돌리고 있었던 거예요. 이 베란다 저만 이용하는 거라면서요.
누가 제 세탁기로 빨래 돌리고 있는데요.
그래, 모르고 돌렸나 보네 .
내가 세입자들한테 말해 놓을게. 처음엔 주인아줌마의 말만 믿고 실수겠거니 했죠.

베란다에 잠금장치가 따로 없었지만,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 나름의 규정이 있는 줄 알았으니까요? 그러나 후로도 제 세탁기는 마치 이 건물 공용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누가 세탁기로 뜨거운 물에 삶은 세탁까지 하고 있길래 너무 화가 나서 세탁기 코드를 뽑아 놓고 와버렸어요.
그랬더니, 잠시 후 누가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리더라고요.

저기요 잠깐 나와봐요. 저기요 세탁하고 있는데, 코드를 빼면 어떡해요. 문을 열었더니, 여자가 적반하장으로 자기가 더 신경질을 내는 겁니다. 아니 세탁기 제 건데요. 왜 마음대로 쓰세요. 거기서 나오는 전기세랑 수도세 전부 제가 내고 있어요. 함부로 쓰지 마세요.
그럼 이 세탁물 빨다가 말아요? 그건 그쪽 사정이죠.

미안한 기색도 없이 더 화를 내는 여자와 대판 싸운 저는 다시는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돌리던 것만 마저 하시라고 허락해 줬습니다.
그랬더니, 제가 호구처럼 보였나 봐요.


그럼 세탁비 좀 낼게요 여기서 빨래방까지 멀어서 가기 힘드니까 같이 좀 써요 .내가 왜요 ? 남이 쓰던 빨래 같이 돌리는 거 찝찝해서 싫은데요?. 전 살던 사람은 아니 아무튼 좀 같이 쓰자고요.
싫다니까요? 한 번만 더 몰래 쓰면 나도 안 참을 거예요. 경고했어요.
그 후 경고를 했음에도 몰래 쓰는 일이 계속되길래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저도 문자를 보여주기로 했죠.

저기요 이게 뭐예요? 내 옷 어쩔 거예요. 세탁기 청소하려고 락스 좀 부어놨는데 일부러 그런 거죠.
합치면 이게 다 얼만데 ?? 누가 남의 세탁기 마음대로 쓰래요.


그렇게 소란 피우고 있으니까. 주인아줌마가 집에서 나오더라고요.
마침 잘 오셨네요. 아줌마가 이 여자한테 제 세탁기 쓰라고 허락했다면서요.

아니 내가 언제?? 사실을 알고 보니 원래 이 원룸 주민은 셀프 빨래방을 이용해야 해서 불만이 많았는데 세탁기를 가진 제가 이사 오자 주인아줌마가 절 이용했던 거예요.

전에 살던 사람은 돈 주면서 쓸 수 있게 해줬는데 이 여자는 왜 이래요.
아니 게다가 제가 처음도 아니었던 겁니다.

속이셨으니까. 이사 가게 비용 대주세요. 이런 곳에서 더는 못 살겠으니까요? 뭐 내가 왜 아직 계약 기간 안 끝났는데 나가려면 보증금도 깎아야 할 판이구만 아줌마가 내 옷감 물어줘요.

괜찮다는 말만 믿고 이 여자 꺼 썼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요? 아니 나한테 왜들 이래 결국 당황한 주인아줌마에게 경찰 부른다며 고래고래 난리 치던 이웃집 여자는 옷값을 전 이사비와 그동안 냈던 공과금 일부를 지원받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는 거로 합의 받습니다.

이사 후에 제가 거기서 겪었던 일 소문 쫙 내드렸어요.

그러게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지 조금 아끼려고 거짓말하다가 큰 손해 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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