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여긴 아이스크림 파는데 없어요?” 친구들과 함께 할머니네에 놀러간 손자, 손자는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할머니에게 아이스크림 파는 곳을 물었습니다. 할머니는 저녁이 되서야 집에 돌아오셨고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이라고 가지고온 물건을 본 손자는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 해 전 한창 젊은 혈기로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친구 할머니가 홀로 사신다면 강원도 영월 변변한 유흥시설 같은 것은 논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깡촌이었습니다.

“할머니 여기요”

미리 연락을 받고 우리를 기다려준 친구 할머니는 주름이 기곡처럼 깊고 백발이 성성한 그런 분이었습니다.

할머니는 우리가 배낭을 풀기도 전에 미리 삶아 놓은 감자와 옥수수를 한 소쿠리 내놨습니다

허겁지겁 먹던 친구 하나가 할머니께 물었습니다. 할머니 이 동네엔 아이스크림 파는 데 없어요.

가게는 두 시간은 가야 할 건데 먹고 싶나 아뇨 괜찮아요.

날이 워낙 더워 아이스크림 생각이 간절했지만, 할머니가 사준 수박을 들고 계곡으로 내려온 우리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놀았습니다.

저녁쯔음 할머니 댁으로 올라갔는데 할머니는 보이지 않고 대청마루에 찐 감자와 김치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어디 가셨지 할머니 마실 가셨나 그러나 해가 저물도록 할머니가 오시지 않자 걱정이 된 우리는 할머니를 찾아 나섰습니다.

바로 그때 멀리서 할머니가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여기 있다.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길래”

할머니가 아이스크림이라면 내민 큰 냄비엔 얼음이 들어 있었습니다.


2시간이 넘도록 산길을 걸어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까지 가셨다는 할머니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나밖에 없는 가게는 문을 닫았고

빈손으로 돌아와 설탕물을 탄 뒤 동네에서 유일하게 냉장고가 있다는 젊은 새댁네로 가서 꽁꽁 얼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먹어본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얼음과자 우리는 냄비에 든 얼음을 깨먹으며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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