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골에서 가난하기 짝이 없던 나의 아버지께서 아들의 장래를 위해 갓 중학생이 된 나를 도시로 유학을 보내셨습니다.
공부하기가 싫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석차는 꼴등..
마음에 걸린 나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아버지 앞에 내밀 자신이 없었습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해 가난하게 산다고 생각하신 아버지. 공부만이 가난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자식을 통해 풀고자 하셨는데…
성적표를 조작하였습니다. 1등으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성적표를 내밀었습니다.
학교도 안다녔으니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1등을 한 아들이 자랑스럽다며, 집안의 전 재산1호인 돼지를 잡아서 동네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셨습니다.
“아들 잘 키웠구만. 공부를 잘하니 크게 될걸세.”
“부럽구만. 우리 동네에서 인재가 나왔어”
동네 어른들은 아버지께 한마디씩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어쩌다 1등 했겠지. 앞을 봐야지. 앞으로 공부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았으니까” 아버진 축하인사를 하시는 분들께 이렇게 답변을 하셨습니다.
다음날 죄를 지은 나는 “아버지….”라고 불렀지만 사실을 말 할수는 없었습니다.
그 큰죄를 짓고 죄책감에 시달린 나는 17년 후 대학교수가 되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오늘 아버지께 사과를 하기위해 입을 열었습니다.
“아버지..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한 성적표요….”
담배를 태우시던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말 안해도 안다. 손주 듣는다”며 입을 다물라고 하셨습니다.
가슴이 울컥하였습니다. 알고 계시면서도 재산1호 돼지를 잡아 잔치를하신 아버지…
어떤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그러셨을까? 나는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이지만 아직도 부모님의 마음을 다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