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애 없이 결혼 생활하는 7년차 유부입니다.
남편도 경제력과 육아 부담 문제로 아이를 원하지 않고 저도 마찬가지라 이미 결혼 전부터 합의하고 혼인한 사이예요.
남편에게는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요.
시누이인 여동생은 얼마 전 이혼을 하고 아이들을 데려와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시누이는 일을 나가기 때문에 시부모님이 아이들을 대신 키워주고 계세요.
저는 프리랜서란 시부모님이 볼 일이 있으실 때는 저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외출을 하십니다.
시부모님이 근처에 살고 계시니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얌전한 편이고 아주 어리지는 않아서 일을 할 때 크게 손이 가지 않으니 이 정도는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시누이와 시부모님의 요구가 점점 부담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고 제 벌이도 나쁘지 않아서 크게 여유 있진 않아도 저희 둘 먹고 싶은 거 입고 싶은 거 사는데 큰 무리는 없어요.
그런데 시부모님이랑 시누이가 자꾸 아이들이 영어에 재능이 있다면 학원을 보내야겠다는 거예요.
근데 얘길 꼭 저희가 갈 때마다 타령처럼 하시더라고요. 한두 달 비용은 낼 수 있죠.
근데 학원을 한두 달 다니고 끊을 것도 아니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 술 더 떠서 유학을 보내야겠다네요.
얼마 전 가족끼리 모여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고 애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게 미국이나 캐나다로 보내고 싶다는 거예요.
근데 보내주면 안되겠냐고 사정해도 곤란한 마당에 저희 재산이 마치 자기 것인 것처럼 말하더라구요.
어차피 너네는 애가 없으니까. 조카들 유학 비용은 될 수 있지 너네가 잘 버니까.
불쌍한 조카들 공부시키는 것 좀 도와줘라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어요. 사실은 오늘 이 양반이 사실 1년 전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 백수입니다.
지금 말씀드리고 두 분께 돈 좀 빌려볼까 했는데 시누이 이혼하고 들어와 있는 마당에 어떻게 그런 말씀드리겠어요.
이 얘기에 시부모님과 시누이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직장을 그만둬 대체 왜 멀쩡한 직장을 왜 때려치워
너 미쳤어 제 거짓말의 남편 얼굴은 사색이 됐고. 시누이도 그만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못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결정타를 날렸습니다. 이렇게 된 거 앞으로 조카들 맡길 때마다 수고비는 좀 주셨으면 해요.
제가 이 사람 대신 벌어야 하는데 이번 달은 일거리가 거의 없었거든요.
얼마 전부터 마이너스 통장으로만 생활하고 있어서요 .
이렇게 식사 자리는 순식간에 어색해졌고 저희는 일찍 집에 돌아갔습니다.
남편은 어떻게 거절하나 고민했었다는데 다행히 제 덕분에 인상 안 쓰고 넘어가서 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이후 시부모님 님은 저에게 두 번 다시 조카들을 맡기지 않으시고 시누이도 더 이상 돈 타령하지 않네요.
남편을 언제까지 가짜 백수로 만들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진상 시월드에 학원 유학 타령 안 들으니 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