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잘못했어요 문좀 열어주세요…” 추운 한파 겨울밤 며느리를 베란다에 쫓아내고 문을 잠궈버린 시어머니, 시어머니는 다음날 베란다에 발견된 뜻밖의 모습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는 남편과 사내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선후배 관계였는데 내가 업무상 실수를 저질렀을 때 남편이 진심을 다해서 위로해주고 같이 해결해 준 것을 계기로 우리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남편과 교제하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꽃다발과 반지와 함께 프러포즈를 받았다.
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성인이 될 때까지 친척 집을 전전하면서 살았는데 진정한 내 가족이 생긴다는 기쁨에 가슴이 벅차올랐고 감동해 눈물이 흘렀다 .


남편의 본가에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가는 날 나는 엄청 긴장을 했는데 시어머니는 다정하게 맞아주셨고 따뜻한 분위기의 식사 시간은 즐거웠다. 시아버지는 몇 년 전에 지병으로 돌아가시고 어머님 혼자 지내신다고 했다.

나는 남편과 일 년 넘게 사귀면서 이날 처음 들은 이야기였는데 남편은 늦게 말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나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집에 가려고 현관을 나서는데 시어머니가 생각 같지도 못한 이야기를 하셨다.
이삿짐은 여기로 언제 보내는 거니 나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고 어리둥절했는데 남편이 당황하는 게 느껴졌다.


사실은 우리 결혼하면 엄마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어.
남편은 그동안 의논 한마디 없이 통보하듯이 말하고 있었는데, 나는 솔직히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남편이 간절하게 부탁을 하고 신혼집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결국 시어머니와의 동거를 결심하고 말았다.
시어머니의 집은 낡고 오래된 빌라였는데 내가 꿈꿔오던 신혼집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열심히 일해서 언젠가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기분좋게 결혼 준비를 했다.
그리고 행복한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왔는데 남편과의 행복은 딱 거기까지였고 시어머니와의 동거 첫날부터 지옥 불구덩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어머니는 하루종일 거실 소파에 누워서 나에게 집안일을 시켰는데

조금이라도 먼지가 남아 있으면 바로 불호령이 떨어졌다 .
나는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했는데 남편이 먼저 원하기도 했고 나 역시 아이를 빨리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흔쾌히 동의를 했는데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하루 종일 시어머니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남편에게 하소연을 해서 상황을 개선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결혼을 하고 내가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남편도 시어머니처럼 돌변해버렸다.


연애 시절에 남편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고 시어머니 대신에 집안일을 하고 시중을 들어줄 하녀를 구하려고 작정하고 나를 속여서 결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느 날 회사 점심으로 도시락을 싸달라고 해서, 이른 새벽부터 열심히 준비했지만, 남편은 손도 대지 않고 그대로 들고 왔다.
도시락 왜 안 먹었어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너무 맛없어 보여서 남들이 볼까 봐 꺼내지도 못하겠더라고.
그따위로 할 거면 그냥 때려치워 남편은 대꾸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말을 했다.
그래서 다음날 아예 도시락을 만들지 않았더니, 남편은 불같이 화를 냈다.

아침 출근 전부터 기분 더럽게 만드니까 좋아?
오늘은 도시락이 거지 같아도 먹어주려고 했거든.
남편은 나를 침실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나는 밤마다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남편의 폭언과 무시는 일상이었고 시어머니의 괴롭힘은 나날이 정도가 심해졌다.
처음에는 주로 집안일에 대한 트집이었다면 이제는 내 외모까지 비난하기 시작했다.

너는 보면 볼수록 어쩜 그렇게 빈티나게 생겼니?
며느리와 같이 문화센터도 다니고 쇼핑도 하고, 싶었는데, 밖에 나갔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내가 얼마나 창피할까 .
다른 사람이 지금까지의 내 이야기를 들으면 왜 당장 이혼하고 집에서 나오지 않았냐고 답답해할지도 모른다.

그 당시에 나는 부모님도 안 계셨고 도망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일단 버텨보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절망적인 현실에도 나에게 힘이 되는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남편의 누나였다.
시누이는 나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여동생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면서 언니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우리는 자주 전화 통화를 했는데 아무리 친해도 언니의 가족을 나쁘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나는 시집살이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언니는 내 목소리에 힘이 없다면서 혹시 집에서 스트레스 주는 사람이 있냐고 집요하게 물어봤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의 일을 전부 언니에게 털어놓았다.

정말 미안해 내가 대신 사과할게 두 사람에게는 내가 잘 말해 볼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있어 언니는 진심을 다해서 나를 위로해 주었고 나는 치유받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후의 상황은 더 악화되기만 했다.


누나한테 뭐 하러 그딴 걸 말해 가족 사이에 이간질 시키려고 작정했어.
나는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매일 무능한 인간이라고 세뇌를 당하면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게 되었고 더 이상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었다 .
그러던 어느 날 내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일어났다 .

그날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였는데 시어머니는 친구들과의 저녁식사 모임으로 외출 중이었고 남편도 갑자기 약속이 생겼다면서 신나게 옷을 입고 집을 나갔다 나는 혼자 간단하게 먹기 위해서 저녁으로 카레를 만들고 있었는데, 외출했던 시어머니가 신경질을 부리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시어머니는 모임 중에 친구분과 말싸움을 하게 되었고 기분이 상해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면서 당장 저녁밥을 차리라고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

나는 서둘러서 카레를 그릇에 담았는데 시어머니가 식탁을 보더니, 버럭 화를 냈다 너는 정말 센스가 없구나 크리스마스에 누가 카레를 먹니? 나는 당황하면서 다른 음식을 만들겠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시어머니는 분을 참지 못하고 식탁에 있는 그릇들을 전부 바닥에 던져버렸다.
네가 만드는 건 어차피 음식물 쓰레기야 .
시어머니는 주방에 있는 칼의 냄비도 바닥에 내팽개쳤고 나는 버려지는 음식들이 너무 아까워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를 싫어하시는 건 알겠는데요. 음식에는 아무 죄도 없잖아요.

이게 어디서 말대꾸야 짜증 나니까 내 눈앞에서 사라지거라 시어머니는 내 팔을 우악스럽게 잡더니, 거실 베란다 문을 열고 나를 세게 밀었다 .내가 반항할 새도 없이 시어머니는 베란다 문을 잠그고 커튼도 닫아버렸는데 눈이 펑펑 내리는 엄동설한이었고 나는 맨발의 집에서 입는 얇은 옷을 입고 있었다.
참혹한 현실에 좌절하려는 순간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는 핸드폰이 떠올랐다.

일단 남편에게 전화를 했는데 역시나 받지 않았고 내가 도와달라고 보낸 메시지에 답장이 왔는데.
너 또 엄마 열받게 했구나 시원한 베란다에서 반성을 좀 해.
나는 그동안 뜨끈하고 맛있는 전골 요리를 먹고 있을게 남편은 내 걱정은커녕 음식 사진을 보내면서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나는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이를 크게 만들어서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나게 하고 싶지 않았고 결국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여보세요.

나는 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났다.
언니는 바로 택시를 타고 달려왔고 나는 무사히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언니를 보자마자 아이처럼 엉엉 울었고 언니는 화가 잔뜩 나서 내 손을 잡고 시어머니 방으로 향했는데 방문을 아무리 세게 두드려도 시어머니는 대답이 없었다.
엄마는 항상 이런 식이지 옛날부터 혼자 화가 나면 방문 잠그고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 했잖아.
언니는 시어머니와의 대화를 포기하고 우선 나에게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씻는 동안 언니는 카레로 엉망이 된 주방과 깨진 그릇들을 전부 청소해주었고 전화를 받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면서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다.

평소에 내가 거실 소파에서 잤다는 이야기를 들은 언니는 깜짝 놀라면서 이번에야말로 결판을 짓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남편은 그날 밤 외박을 했고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언니가 남편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그리고 잠에서 깬 날을 보고 언니는 다시 시어머니 방으로 향했는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방 안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
이상한 낌새를 느낀 언니는 남편에게 당장 방문 열쇠를 찾아오라고 했다.
그리고 드디어 방문이 열렸는데 시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언니가 황당해하면서 방안을 살펴보다가 비명을 질렀다 .

시어머니는 자신의 방에 있는 베란다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다행히 호흡은 남아있었다.
언니는 바로 구급차를 불렀고 시어머니는 저체온증으로 한동안 입원을 해야만 했다.
나중에 언니에게 들은 이야기인데 시어머니는 나를 거실 베란다에 쫓아낸 후에 자신의 방에 있는 베란다에 나가서 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방 안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베란다 문틀에 이물질이 끼었는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워낙 오래된 낡은 집이었고 베란다 문틀이 살짝 변형도 된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추측만 알 뿐이었다.

시어머니는 천만다행으로 목숨은 건졌지만 심각한 후유증이 남았고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했고 남편은 끝까지 가정폭력의 증거를 가져오라면서 억지를 부렸는데 언니가 증인이 되어주고 변호사 비용도 도와줘서 나는 무사히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서 나는 재취업을 했고 혼자만의 생활을 만끽하면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
언니와는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전 남편은 거동이 불편한 전 시어머니를 모시고 집안일도 하면서 회사를 다니느라 힘들게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언니와 온천 여행을 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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