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에 결혼한 새댁입니다. 결혼식에서 있었던 어이없는 사건을 제보합니다.
저에게는 한 살 어린 사촌 동생이 한 명 있는데요.
얘가 어렸을 때부터 저에 대한 질투가 좀 심한 편이었어요.
아이고 우리 수아 진짜 참하고 예쁘다.
어휴 이렇게 이쁜데 공부도 잘하고 그러게요.
우리 지민이도 수아 반만 따라갔으면 둘이 다춘 언니 동생 사이라 닮긴 닮았는데 좀 내 딸이지만 에휴 쌍꺼풀 하나 없는 게 이렇게 차이 나나 그런데 지민이랑 저랑 이상형이 똑같더라고요.
좋아하는 남자가 겹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언니 내 짝남 오빠 사진 보여줄까? 어때 귀엽지 요즘 내가 도장 찍어놓은 준수 오빠야 나 사실 준서랑 사귀는데 우리 같은 학원 다니잖아
비밀로 사귀는 거니까 너만 알아야 된다.
이런 일이 여러 번 반복되고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었죠.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면서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예비 신랑을 가족들에게 소개해 주는 날이었어요.
어휴 수아 땡 잡았네 이렇게 잘생긴 남친이랑 결혼도 하고, 이제 남친이 아니라 남편이네 아니에요.
제가 복 받았죠 이렇게 이쁜 수아 나와줘서 감사합니다.
어머님 푹 수아 언니가 이쁘다고요. 어떻게 한 살이라도 더 어린 내가 더 이쁘죠.
언니는 이제 30대 전 29살 20대라고요.
언니 이제 아줌마 다 됐네 이제 결혼하면 진짜 아줌마 맞구나 수아랑 사촌 동생분은 닮아서 둘 다 미인이네요.
제가 과일 깎아줄까요? 우리 신랑을 가족들에게 소개해 주는데 지민이가 은근슬쩍 부끄러워하면서 여우짓을 하는 겁니다.
뭐야? 기분 나쁘게 설마 엄마 지민이 내 결혼식이 안 왔으면 좋겠어.
에이 사촌 동생인데 가족인데 당연히 와야지.
왜 그래 둘이 싸웠어 지민이가 내 남친 좋아하는 거 같단 말이야.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친척 언니 남친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어 .
아냐 지민이 어릴 때부터 맨날 내 남친들 좋아했었다고 드디어 결혼식 날이 왔습니다.
그런데 지민이가 흰색 원피스를 입고 온 겁니다.
얼핏 보면 드레스 같은 느낌의 원피스였어요.
결국 사고 치는구나 가족사진을 찍는데 지민이가 슬근슬근 남편 앞으로 오더라고요.
어휴 저게 뭐야? 아니 누가 신부야 주변 지인들은 웅성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결국 삼촌이 한마디 하더라고요.
야 신지민 너 옷이 그게 뭐냐 집에 옷 말고 옷 없었어.
내 옷이 어때서요 내 맘이지 안 되겠다.
가족사진에서 넌 좀 빠져라 다 큰 애가 눈치가 없어 결혼식에 흰색 옷 입고 오면 안 되는 거 모르니.
삼촌이 시원하게 말해줘서 정말 사이다였습니다.
아휴 수아 네 말이 맞네 지민이 진짜 애비 신랑 좋아하나 보다 어떡하니 엄마도 엄청 어이없어 하더라고요.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사촌 동생과의 관계를 손절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지만 선을 넘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