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평범한 여자입니다.
저에게는 고딩 때부터 친하게 지낸 소영이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7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하게 되었는데요.
결혼 전에 소영이와 친구들에게 밥도 사고 청첩장도 돌렸습니다.
그리고 소영이가 부케를 받기로 해서 소영이에겐 부케 받을 때 이쁘게 옷 입고 오라고 30만 원 상품권도 챙겨줬습니다.
그런데 결혼식당에 소영이가 갑자기 민정아 나 못 갈 거 같아 왜 무슨 일 있어? 니가 안 오면 어떡해 부케 니가 받기로 했잖아.
그건 다른 애들한테 부탁해 봐.
야 갑자기 이러는 건 아니지 . 나 이 기분으로 못 간다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정말 서운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 후엔 아예 연락 없이 지냈는데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런가 걔도 연락이 없더라.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오랜만이네 무슨 일있어? 그냥이라고 했지만, 목적은 눈치 챘습니다.
예상대로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결혼 축하해 그때 오빠랑 하는 거야.
맞아 나 지금 니네 집 앞인데 나올래 밥 살게.
이 근처에 맛집이 없더라 편의점 괜찮지 뭐 내 결혼식에 올 거지 .
와서 밥 먹고 가 글쎄 난 좀 바쁠 것 같네, 그러지 말고 꼭 와주라.
니가 내 베푼데 와야지 내가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내 결혼식 때 니가 부케 받는다고 내가 상품권까지 줬는데 너 이러는 거 너무 한거아니야?
나 친구 별로 없잖아. 결혼식에 꼭 와주라 사진도 꼭 찍고 가고 하면서 계속 불쌍한 청을 하면서 징징대길래 알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청첩장을 모바일로 틱 보냈더라고요.
야 넌 명숙이한테 청첩장 보내고 밥도 샀다며 왜 난 빼 ?내가 결혼 전에 너 밥 산 거 잊은 건 아니지.
내가 그때 밥 샀잖아. 뭐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은 거 말하는 거야.
내가 그날 너네 집에 가려고 택시 타고 간 건 계산해야지.
택시비에 조금만 더 보태면 밥값은 넘었겠다야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
결혼하기 10분 전 친구는 계속 쟤가 오는지 체크했고 너 언제 와? 계속 친구의 연락을 받으면서 응 가고 있어.
왜 안 오냐고 거의 도착했어. 다 왔어 하면서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그리고 간장게장에 야무지게 밥 한 그릇 뚝딱 해버렸네요. 그날따라 꿀맛이더라구요.
야 너 왜 내 결혼식 안 왔어? 아직 갈 기분이 아니어서 못 갔어.
친구는 잠시 말이 없다가 부들부들 거리더니, 하면서 전화를 뚝 끊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에게 바로 톡을 보냈습니다. 미친년 너지 결혼 축하한다. 잘 살아.
읽은 거 확인하고 바로 차단해 버렸네요.
이 년 후 우리 애기 이번에 돌잔치에 시댁 보기 쪽팔리니까 꼭 와줘.
누구..? 나야 소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