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20세 살 말리아나라고 합니다.
한국에 시집와서 지금은 경상북도 영천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반가워요 말리아나님 저도 반갑습니다. 영천이면 옛날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시골인데 살만하신가요? 사회자 언니 편하게 불러주세요.
우리 시어머니는 저를 말쑥이라고 불러요 그리고 영천은 공기가 프레쉬해서 살기 좋아요.
말쑥이 하아 이름이 정말 정겹고 귀엽네요. 말쑥 씨는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제가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한국의 콘텐츠 때문이에요.
사실 저는 우즈백에 있을 때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완전 빠져버렸거든요.
그때 봤던 드라마가 꽃보다 남자인데 남자 주인공인 구준표가 너무 멋있었어요.
그래서 한글을 혼자 독학해서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대사를 전부 다 외워버렸어요.
그렇게 한국어 공부를 혼자 하다가 더 잘하고 싶어져서 한국어 학원도 다니게 됐어요.
한국어 공부는 하면 할수록 어려워요 문법이나 두음법칙인 뇌를 헷갈리게 만들거든요.
하지만 한국 대학 유학을 오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반에서 제가 일 등을 했어요.
결국 사실 한국 대학에 교환 학생 오는 것은 경쟁률이 정말 높아요.
우즈백에선 코리안 드림이 유행이거든요. 우즈백은 그렇게 발전하지 않아서 엄청 빠른 성장세로 발전한 한국을 롤모델로 삼았거든요.
그리고 한국 드라마와 아이돌이 엄청 핫하잖아요.
우즈백에선 한국을 동경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요즘 전 세계에서 대세라던데 우즈백도 그렇군요.
그럼 말쑥 씨는 한국에 유학을 온 건가요? 네 제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학생으로 교환 학생을 오게 되었어요.
한국 대학교를 다니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한국 친구들이 너무 친절해서 잘 이겨냈어요.
저는 집안이 어려운 편이었는데. 유학을 와서 매일 편의점 삼각김밥만 먹었거든요.
그래서 남자 동기들이 매번 학식도 사주고 저를 유독 잘 챙겨주었어요. 너무 고맙죠.
그러다가 남자 동기 중 한 명이 저에게 고백을 했는데 전 또래는 남성미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친구 사이로 지내자고 했더니, 친구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저와 연을 끊었어요.
그렇게 동기들 한 세 명 정도가 저에게 고백을 했는데 다 거절을 했더니, 이후로 친구 세 명을 잃었습니다.
한국은 고백을 거절해도 친구로 남을 수 없나요? 사실 저는 한국 남자들에게 대시를 많이 받았어요.
보고 메시지를 많이 보내거든요. 하지만 느낌이 오잖아요. 뭔가 하룻밤의 재미를 원하는 목적을 느꼈어요.
근데 어떤 남자분의 메시지가 유독 눈에 띄더라고요.
한국에 혼자 살고 있으니 밥도 잘 챙겨 먹고 씩씩하게 지내야 해요.
그러고는 치킨 기프티콘을 보내주는 거 아니겠어요. 저는 이런 챙김을 받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감동받았어요.
그래서 유일하게 이 남자에게만 답장을 보냈어요. 그렇게 저희는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호감을 느꼈죠 .
말이 너무 잘 통했거든요. 순간 이 남자가 궁금해졌어요. 온라인이 아닌 직접 만나서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가 먼저 만나자고 했어요. 이 남자는 끝까지 먼저 만나자는 소리를 안 하더라고요.
그렇게 만남을 약속하고 학교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남자가 차에서 내리더니, 저를 발견하고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거예요. 저는 순간 심장이 쿵 쾅 그 남자만 보였어요. 내 첫눈에 반한 거예요.
어머 정말 영화 같은 순간이네요. 그럼 한국에 시집왔다고 하셨는데 남자분이랑 결혼한 거예요.
네 맞습니다. 남자를 보는 순간 딱 내 남자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남자의 이름만 알지 나이는 모르는 거예요.
저는 저보다 한 5살 정도 많은 줄 알고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봤어요.
근데 우리 남편이 우물쭈물거리더니, 41 살이라고 하는 거예요.
41 살 당시 제가 21 살이었으니까. 스무 살 차이가 나는 거잖아요. 저는 정말 충격받았어요.
왜냐하면, 제 남편이 정말 동안인 거잖아요. 진짜 40한 살로는 절대 안 보였어요.
우리 우즈백에선 41면 정말 아저씨인데 내 남편은 총각 같았어요.
와 41 그럼 말쑥 씨는 나이 차이보다는 동안인 것에 더 놀란 거예요.
네 저는 솔직히 사랑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나이를 듣고도 계속 호감을 표시했는데 남편은 제 나이를 듣더니, 좀 망설이는 것 같았어요.
그 만남 이후로 남편은 제 카톡에 답장도 안 하고 저를 피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울면서 전화했어요. 좋아하게 만들어 놓고 뭐 하는 거냐고 나 오빠를 좋아한다고 그러니 제 남편도 살짝 울먹이며 한국에선 우리 나이 차이는 손가락질을 받게 돼 말리아나 버틸 수 있어 ?당연히 버틸 수 있죠.
우리 사랑의 손가락질이 뭐가 중요해요.
전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제가 단호하게 대답을 하니 우리 남편도 그제서야 사실 자기도 나를 좋아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하기 시작했어요. 남편은 매번 학교에 끝날 때 저를 데려와 주고 제가 비자 문제로 일이 있을 때 그것도 해결해 줬어요.
그리고 부끄러운 말이지만 제가 돈이 없어서 매번 테이트 비용도 우리 남편이 냈고요.
한 번은 제가 정말 아팠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취방에서 혼자 훌쩍이고 있었는데, 우리 남편이 와서 약도 먹이고 죽도 먹여주고 지극정성으로 저를 보살펴줬어요.
사실 유학생들은 아플 때 혼자라는 사실이 제일 서럽거든요.
근데 우리 남편이 그걸 채워줬어요. 그 순간 저는 이 남자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우즈뱅 여자들은 20대 초반에 결혼을 하거든요. 그게 정상이에요.
그래서 남편에게 결혼을 하자고 했는데, 너의 젊음이 아깝지 않냐며 오히려 거절하더라고요.
그때 한참을 싸웠어요. 사랑하는데 왜 결혼을 안 해 내 젊음을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고 남편은 우즈백 문화를 듣더니, 저를 이해하곤 이후로 결혼을 추진했습니다.
그래서 시댁에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가도 끝이 없는 거예요.
알고 보니 남편 본관은 영천에서 포도밭을 하고 있어 굉장히 멀리 있대요 .
그렇게 긴장되는 마음으로 시댁에 도착했는데 시어머니가 달려와서 저를 안아줬어요.
나 정말 감동받았어요. 이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받아주다니 그렇게 어머니는 저에게 요리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제가 며느리가 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했어요.
저는 이후로 한국말로는 신부 수업 그런 걸 주말마다 가서 받았어요.
시어머니는 제가 손맛이 타고났다며 요리를 금방금방 배운다고 좋아하셨어요.
저도 남편에게 맛있는 한식을 해줄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근데 어려운 것은 한식은 너무 어려워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에요.
정성이 필요해요. 하지만 난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정성 가득한 음식을 해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껴요 .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저희는 결혼을 하고 지금은 시댁에서 함께 살고 있어요.
말쑥 씨는 정말 일 등 신부감이네요. 보통 결혼을 하면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갈등이 생기곤 하는데 그런 건 없었나요?
네 없습니다. 우리 어머니 나를 많이 사랑하고 예뻐해 줘서 제가 너무 좋아해요.
그리고 한국에 살 때 많은 노하우들을 어머니에게 배우고 있어요.
시장에 가서 좋은 과일을 고르는 방법 애교를 부려서 더 많이 받는 방법 등등 어머니는 저를 시장에 데려가면 뿌듯하시대요.
예쁜 며느리 자랑할 수 있어서 맞다. 시장 아주머니들이 저보고 금발의 송가인이라고 불러요.
송가인 닮아서 복스럽고 예쁘게 생겼다고 저 송가인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행복해요. 앞으로 시어머니 시아버지 잘 모시고 남편에게 내줘도 잘하는 아내가 되는 게 제 목표예요.
그리고 다음 달에 우리 엄마 아빠가 한국에 오기로 해서 정말 설레는 마음이에요.
엄마 아빠가 한국에 오면 제일 하고 싶은 게 제 남편과 함께 밥을 먹는 거래요.
그래서 남편이 정말 좋은 식당에서 한우를 사주겠다고 했어요. 감동이에요.
벌써부터 다음 달이 정말 설레입니다.
제 사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