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바람이 났다.
엄마는 사실을 알자마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개월에 걸쳐서 전 재산을 엄마 명의로 돌렸다.
게다가 아빠 신용카드를 가져가서 한도까지 쇼핑을 했고 그대로 집을 나가서 잠적해 버렸다 .
지난주 너 정말 아무것도 몰라? 아빠는 분통을 터뜨리면서 내 자취방에 왔고 엄마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사실 엄마의 이사를 도운 것은 나였고 새로운 집 주소를 알고 있었지만 당연히 아빠한테 알려드릴 수는 없었다.
20년 정도는 놀고 먹으면서 살 수 있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 고소당하면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해.
엄마는 당당하게 이판사판이었고 수일 후에 다시 만난 아빠는 급격하게 수척해져 있었다.
솔직히 아빠가 먼저 잘못한 거니까 그냥 포기하세요.
나는 아빠를 달리 위로할 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