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미국 여자 에일리라고 합니다.
에일리님 반갑습니다. 오늘 어떠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려고 알카게 방문해 주셨나요?
저는 한국 오기 전 미국 시의 틀에서 운동선수 남편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꽤 실력 있는 야구선수였어요.
그렇지만 미국은 남다긴다 하는 선수들이 많았기에 프로 리그에선 활동할 순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은 소속 구단 계약과 관련 각종 일로 인해 한국의 한 야구단으로 이적하게 되었죠.
남편은 이적 후 한 달 동안의 준비 기간을 가지고 한국으로 넘어가야 했어요.
저는 한국이라는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가는 게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동아시아는 일본만 알았지 한국이란 나라는 퓨전 국가라는 것만 알았거든요.
남편이야 물론 일 때문에 간다고 하지만 저는 거기에 아무 연고도 없었거든요.
하지만 남편은 저와 계속해서 함께 가기를 바랐어요.
별다른 관심이 없던 나라여서 같이 가는 게 꺼려졌지만 홀로 타국으로 가는 남편이 걱정되어 한국으로의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적응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지금 저는 이곳에 온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제가 한국에 오고 나서 처음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바로 사는 집이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한국에 오자마자 서울의 신축 아파트에 들어갔어요.
저는 아파트 외부와 내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파트 앞 공원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거든요.
재미나고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은 너무 귀여웠고 밖에 나온 아줌마들은 우리 외국인 부부를 웃으면서 맞아 주었어요.
그리고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도 잘 되어 있고, 헬스장 수영장 등 모든 것들이 있었죠.
첫 한국인 이웃들의 인상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는 우리가 살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층고도 높고 집이 너무 깨끗한 거예요.
아무리 신축이라도 이렇게 깨끗하고 튼튼해 보일 수가 있나 싶었죠.
그중 놀랐던 것은 냉장고가 벽 수납장 안에 박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간 효율을 이런식으로 만들 수 있다니 한국인들의 건축 기술이 놀랍게 느껴졌죠.
그리고 내부가 큰 냉장고만한 스타일러가 하나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큰 스타일러는 생전 처음 봤어요. 온수와 냉, 난방기도 너무 잘 작동하고 문제가 되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땀을 많이 흘리는 남편의 옷을 관리하는 데에는 스타일러가 단연 최고예요.
아마 미국으로 돌아가도 저는 한국의 스타일러를 구매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신기하게 보았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사전 구매해 놓았던 짐을 실은 이사차의 모습이었죠.
그 이사차는 아주 큰 사다리차였어요.
슬라이드식으로 위 아래 이동이 가능한 사다리였고 창문을 통해서 가구들을 옮겼습니다.
해외에도 물론 사다리 차가 있긴 한데 이렇게 일반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리 집은 20층으로 꽤 9층에 해당했는데 사다리차는 최대 25층까지 올라갈 수 있었어요.
미국은 다구들을 아직도 직접 트럭에 실어 옮기는데 한국은 사다리차 이삿짐 트럭이 일반적이더라고요.
마치 소방차처럼요 제 눈앞에서 물건을 놓은 사다리차판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빠르게 내려오더니, 바닥에 닿을 때쯤에는 일시에 느려지면서 편안히 착지하더군요.
놀이기구 중 자이로 드롭이 내려올 때처럼요 .
이런 일련의 이사 과장과 신축 아파트를 보고 저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건축과 주거 환경 및 이사 기술은 대단히 발전해 있고 발전의 원천은 효율을 중시하는 한국인에게서 나온 것 같았죠
이삿짐센터 사다리차는 우리에게 흔한 광경인데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나 보군요.
그것 말고는 또 어떤 게 있나요? 제가 한국에 살면서 놀랐던 것 중 또 하나는 분리수거가 너무 잘 되어 있다는 거예요.
남편 일 때문에 다른 나라에도 잠깐씩 살아봤지만 이렇게 분리수거가 잘 되어 있는 나라는 처음 봤습니다.
어느 날은 미국에 있을 때처럼 일반 쓰레기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버린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쓰레기를 버리러 수거장에 가자마자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플라스틱 캔 유리 비닐 일반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스티로폼 등 큰 마대들에 나눠서 버리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귀찮기는 했지만,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한국인들의 시민 의식에 감동하여 뒤로 저는 분리수거를 철저히 했습니다.
그리고 또 놀랐던 것은 한국의 치안이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한국의 광고를 하나 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밤 거리의 여자가 편한 복장으로 길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더라고요.
미국에서는 그러면 매우 위험하거든요. 어떤 무리들에게 봉변을 당하거나 갈취를 당할 줄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광고를 보고 코웃음쳤어요. 한국은 왜 저런 거짓 광고를 할까 싶었죠.
근데 한국에서 3년간 살고 제 생각이 너무 우매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치안이 워낙에 잘 되어 있으니 밤늦게 여자 혼자 돌아다녀도 큰 문제가 없는 것이고. 집에 잘 도착할 수 있는 거죠.
저는 정말 놀랐어요. 사실 미국은 대낮이라도 정말 위험한데 한국은 밤이어도 안전하다니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잠시 화장실을 가려고 차를 잠깐 5분 동안 세워뒀거든요.
근데 차 뒷문이 와장창 깨져 있었고, 안에 저의 아이패드가 사라졌어요.
그래서 경찰을 불렀더니, 웰컴 투 샌프란시스코라고 하더군요.
샌프란시스코에선 흔한 일이라고 그러니 저는 더더욱 한국의 치안에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심지어 한국인은 밤이 되면 술도 마시고 노래방에 가서 화끈하게 놀며 하루의 일과를 즐겁게 마무리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한국인이 너무 부럽고 신기해 보였어요.
이웃집에 사는 30대 중반 직장인 여성과 친해졌었는데 그녀는 새벽 두 시에 술 취해 집에 들어오는 것을 제가 분명히 봤거든요.
근데 아침 7시에 풀메이크업 풀착장을 한 상태로 출근을 하더라니까요?
그런 일상생활을 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습니다.
한국인들은 새벽까지 술 먹고 놀더라도 출근은 잘하는 민족이죠.
네 정말요 한국이라는 유토피아에 사는 한국인들이 부러웠고 3년이 된 지금 저도 생활 습관이 자연스럽게 된 상태입니다.
밤만 되면 가로등 간판 등이 반짝거리고 하루의 일과를 즐겁게 보낸 후 다음 날 활기찬 마음으로 다시 일을 하는 그들의 모습 진짜 멋있어 보였습니다.
한국 온 지 두 달쯤 됐을 때였던가요 저는 한국의 프랜차이즈 카페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정말 웃긴 게 본인들 자리에 중요한 가방과 노트북 휴대폰을 그대로 두고 화장실을 갔다 오는 거예요.
저는 모습을 보고 진짜 턱이 빠지도록 놀랐습니다.
미국이라면 1분 만에 누군가 훔쳐가서 중요 물품의 행방은 아무도 모를 거예요.
저는 한국 이웃 주민들과 친해지면서 느꼈던 것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한국의 치안이 잘 되어 있는 것은 CCTV 등의 설치물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인의 국민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런 모습은 강압적으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국민 스스로 지킬 걸 지키고 즐길 걸 즐기자는 그런 마인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어르신들의 가르침 등도 한 몫한 것 같아요.
도덕과 상식을 기본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한국인의 국민성 때문에 이 같이 뛰어난 치안이 유지되고 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보면 저러면 안 된다고 스스로 배우고 깨닫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제가 많이 봤거든요.
심야의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 알아서 계산하고 나오는 모습 지하철을 기다릴 때 완벽한 일 자의 한 쌍의 줄로 서 있는 국민들의 모습 등은 저를 감동받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제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 평소에는 당연하게 느꼈던 건데 이렇게 듣고 보니 한국인이 좋은 시민 의식을 가지고 있긴 하네요.
처음부터 이곳에 태어나서 자란 한국인들은 아마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하나 더 생각난 게 있네요. 어느 한겨울이었는데. 그날따라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저는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평소에는 어르신들에게 양보한다고 정류장 의자에 잘 앉지 않았습니다.
근데 그날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의자에 앉았죠 저는 너무 놀라서 순간 벌떡 일어났어요.
그 의자에 앉자마자 엉덩이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알고 봤더니, 의자는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국민들을 위해 나라에서 제공한 전자 의자였던 거예요.
20분 동안 전 신기한 전자 의자에 앉아 몸을 녹였어요.
그리고 집에 갔는데 몸이 한결 나아진 기분이 그렇습니다. 한 번 더 한국이 살기 참 좋은 나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저는 트렌디하고 노는 문화가 잘 갖춰진 서울에 살며 행복하게 남편과 지내고 있어요.
남편이 쉬는 날이면 이태원에 같이 가서 술도 마시고 한국 친구들도 사귀곤 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유쾌하고 털털해서 같이 놀기에 너무 재미있어요.
그리고 최근에 저의 소소한 취미가 하나 생겼어요. 그것은 바로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가서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겁니다.
현재는 특히나 한국인 네티즌의 댓글이 많이 달려서 인터넷으로 여러 소통도 나누며 심심하지 않게 지내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무서워서 안 오려고 했던 한국 지금은 제 미국 친구들에게 빨리 와서 이 좋은 문화와 기술력 유쾌한 한국인들을 한번 느껴보라고 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국인 외국 홍보대사가 다 된 거죠.
남편이 한국 구단에서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항상 한답니다.
우리는 당연히 여기는 한국에서의 삶이 외국인 눈에는 유토피아나 다름이 없나 외국인들의 이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으면서도 평소 행실을 바르게 하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