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엄마가 당신이랑 같이 집에 좀 내려오래 과수원에 일할 사람 없다고 좀 도와달라 하시더라고.
또 일할 사람이 없긴 왜 없어?? 돈 주면 다 와서 하지.
내가 가면 돈 굳으니까 자꾸 내려오라고 하는 거 아니야.
뭔 말을 또 그렇게 하냐? 돈 대신에 과일 많이 주시잖아.
맨날 팔지도 못하는 떨어진 과일 가져가라고 하면서 내가 집에서 노는 사람도 아니고 평일에 내내 회사 다니는데 주말엔 시댁에서 농사일까지 해야 돼?
딱 바쁠 때만 좀 도와달라고 하시는 건데 좋게 생각해 가족끼리 서로 어려울 땐 원래 돕는 게 당연한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직장 생활하는 사람을 매주 주말마다 불러대는 게 어딨어.
나 진짜 이번 주엔 피곤해서 가기 싫어. 또 서운한 소리 한다.
너가 힘들면 너보다 훨씬 나이 많은 우리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겠어?
딱 이번에 바쁜 시기만 지나가면 좀 괜찮아질 거야.
진짜 짜증나 저는 결혼 이 년차 한참 신혼생활을 만끽하고 있어야 할 30살 여자입니다.
하지만 남편과 시댁 사람들 때문에 지금 제 결혼은 파탄 직전에 몰렸습니다.
결혼 생활 시작하자마자 지금과 같은 갈등이 슬슬 시작되었지만 올해 들어서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어요.
오라고 부르는 시부모보다 말릴 생각도 없이 옆에서 깐족거리며 화를 돋구는 남편이 더 밉고 짜증 나더라고요.
시댁은 방금 이야기한 대로 작은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과수원 일로 그다지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대단한 농사 기술이나 별다른 뜻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땅이라서 별생각 없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동네가 워낙 시골이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땅값도 별 볼 일 없습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남편은 신혼 초부터 물려받을 땅이 있으니까.
우리 노후 걱정은 없단 소리를 자주 했어요.
처음에는 시골 땅이 올라봐야 얼마나 오르길래 그런 소리를 하나 싶었는데, 요즘 들어서 생각해보니 자기도 나중에 나이 먹으면 과수원 물려받아서 농사지을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시부모님들도 언젠간 늙을 테고 직접 농사일하기 힘들어지면 저희 부부가 내려가서 그걸 받아서 하자는 계획이었죠.
저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쭉 자라왔기 때문에 시골 생활은 맞지 않습니다.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럴 이유도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처럼 직장 다니고 나중에 아이라도 태어나면 시골보다는 도시에서 키우는 것이 아이 미래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남편은 물론이고 시부모님조차도 과수원을 물려줄 생각이고 심지어 큰 재산을 물려주는 거니까 본인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계십니다.
너네 주말에 내려오냐 일할 사람이 없어 죽겠다. 아주 네 어제 오빠랑 이야기했어요.
토요일 아침 일찍 내려갈게요 그래야지 너희가 언젠간 여기 주인이 될 텐데 내 거라고 생각하고 매주 와서 좀 해라.
어머님 저는 과 수원 일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아요.
누구는 농사일이 적성에 맞아서 하니 그래도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딱 물려준다는 부모가 어디 있냐.
나 같으면 고맙다고 시 에미애비를 업고 다니겠다.
키우는 문제도 그렇고 시골 내려가서 농사만 짓는 걸로 먹고살기가 힘들 것 같아요.
우리도 여기서 평생 농사지어서 먹고 살았어. 큰돈 욕심내면 불행해지는 거야.
땀 흘리고 일하면 쌀독에 쌀 떨어질 일은 없으니까. 아무 걱정하지 마라.
남편이나 시무가 시도 때도 없이 시댁으로 불러 댔고 제가 한번 우리 친정에 가자고 하면, 이 핑계 핑계 대면서 죽어도 안 가려 하더라구요.
제가 한 번은 남편에게 너 그런 식으로 하면 나도 시댁에 절대 안 내려갈 거라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는데, 그때 부부싸움 한 번 크게 한 뒤에 억지로 저희 친정에 끌고 갔더니, 하루 종일 얼굴을 죽상을 하고 불편해 죽겠다는 티를 팍팍 내더라구요.
오죽했으면 저희 친정 부모님께서도 남편이 친정집에 오면 불편하다면서 앞으로 별일 아니면 혼자 오라는 말을 하셨을 정도입니다.
저희 친정집은 식당을 하고 계시고 벌써 한 곳에서 장사를 30년 넘게 하셨어요.
한때는 장사가 잘 돼서 체인점도 하나 더 냈었지만 저희 부모님 두 분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야 맛이 나고 손님들이 좋아하셔서 관리 문제 때문에 지금은 결국 본점 하나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엄청 많은 돈을 벌었다고는 못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시댁보다는 훨씬 잘 살고 계세요.
다만 가게는 지금 저희 오빠가 물려받기 위해서 주방일을 배우고 있고 저는 식당 일보다는 평범하게 회사 다니면서 살고 싶었기 때문에 식당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남편이 한번 저희 집안 식당에 관심이 많았던 적이 있었는데, 오빠가 다 물려받을 거고. 나는 예전부터 공부한다고 식당 일 도와준 적도 없다고 말했더니, 엄청 실망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후로 시댁 과수원 물려받아야 한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는 거예요.
여보 그런데 진짜로 장인어른이 형님한테만 가게를 물려주실까 형님은 아직 장가도 안 가셨잖아.
오빠가 장가를 가든 말던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는 식당 일을 할 줄도 모른다니까 음식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배우고 싶지도 않아.
그런 건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1년이면 다 배우고도 남지 당신이 물려받아서 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거야.
아무래도 혼자 있는 형님보다는 우리는 결혼도 했으니까.
당신이 관심을 보이면 장인어른도 생각을 다르게 하시지 않을까? 해서..
아니 여보 내가 다니는 회사도 좋은 회사야 나 여기 들어가려고 자격증도3개 따고 공부 열심히 했어.
그런데 이거 다내팽개치고 식당 들어가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고?
아니 당신 회사 좋은 건 아는데 그래도 장인어른 식당만큼 돈을 벌진 못하잖아.
그래봐야 직장인이라서 언제까지 회사 다닐 수 있을지도 모르고.. 제발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당신이 정 우리 아빠 식당이 탐이 나거든 내일부터 일 그만두고 식당으로 출근하던가.
나는 친자식도 아니고 남인데 나한테는 안 주시겠지 나 머리 아프려고 해.
우리 이런 이야기 그만하자 신혼 초에 이런 식으로 크게 싸운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제가 화를 엄청나게 냈더니, 요즘 들어서 친정 이야기는 안 하더라고요.
대신에 몇 년 후에는 시골 내려가서 같이 농사짓자는 소리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마다 나는 갈 생각 없으니까 갈라서고 혼자 내려가던지 기러기 부부를 하던지 마음대로 해보라고 하면서 최근에는 한참 싸우던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올 초에 저희 아빠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셨어요.
아침 일찍부터 가게에 나가서 장사 준비를 하고 밤 10시까지 일을 하시다 보니 몸이 탈이 나도 진작에 났었습니다.
일흔이 다 돼 가는 나이에 아직도 현역으로 일을 하시다가 이제는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생각하셨는지 아빠는 물러나고 오빠에게 가게를 넘기겠다. 하시더라구요.
저는 애초에 가게에 관심이 없어서 아빠 결정을 존중했고 앞으로 일 이 년 정도만 엄마가 더 이를 도와주다가 저희 부모님은 손을 떼기로 결정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당연한 절차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딱 하나 있었는데, 바로 제 남편이었죠.
그걸 왜 오빠한테 다 주냐면서 당신도 자식인데 50프로의 지분은 가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신기한 소리를 하는 겁니다.
나는 가게 일할 줄도 모르고 내가 알아서 먹고 살 수 있는데, 그게 대체 왜 필요하냐고 따져 물었더니, 요즘엔 아들이라고 다 물려받는 시대가 아니라고 하네요.
벌써부터 이런 식으로 하나 둘씩 형님한테 물려주기 시작하면 나중에 저희 앞에 남는 건 쭉정이밖에 없을 거라면서 저보고 맹하고 순진하게 굴지 말랍니다.
아니 우리 아빠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칠순도 안 됐고 무슨 유산 물려받을 걱정을 벌써부터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돈 욕심이 나면 당신이 내 몫까지 가게에서 일하고 당당하게 50프로 받아가라고 이야기했더니, 자기는 친자식이 아니라서 안 주실 거라는 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멀쩡히 살아계신 부모님 놔두고 유산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 앞에서 그런 소리 다시는 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며칠 동안은 잠잠했었는데 얼마 전 또 남편이 병이 도지고 말았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까워서 미치겠다.
우리가 아버님 가게 상표권이라도 가져올까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잖아.
그냥 동네 식당인데 무슨 놈의 상표권이야 오빠한테 그딴 소리 했다가는 당신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오빠 성격 뻔히 알면서 이상한 소리 그만해 . 아니 너는 안 된다 안 된다 소리만 하지 말고 주말에라도 나가서 일할 테니까 30프로라도 달라고 해봐.
주말에는 쉴 거야. 당신 엄마가 과수원 부르는 것만 해도 짜증나 죽겠는데.
야 그럼 앞으로 장인장모님한테 보내드리던 용돈 그만 보내.
전부 형님한테만 주시는데 용돈도 형님한테 받으라고 그래.
너가 진짜 사람 새끼니 ?용돈이라고 해봤자 시댁과 우리 부모님들에게 20만 원 30만 원씩 보내드리는 것이 전부예요.
시골에서 살고 수입도 적은 시부모님들한테도 큰 돈이 아닐 텐데 하루 매출 200만 원 300만 원 찍고 있는 친정 부모님들에게 저희가 보내는 20만 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냥 저와 남편이 매주 찾아뵙지 못하니까 맛있는 거라도 사드시란 의미로 보냈던 건데 그걸 가지고 저딴 식으로 남편이 이야기할 줄은 몰랐습니다.
식당 지분을 안 줬다고 한 달에 20만 원 용돈 보내던 걸 중단하자구요.
그럼 시부모는 과수원 물려줄 테니까. 20만 원씩 준다는 겁니까?
뭐 이런 자식이 다 있나 싶고 오만정의 한순간에 다 떨어지더라구요.
그날 남편이랑 정말 크게 싸웠고 결혼하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이혼 이야기를 했습니다.
친정 부모님을 유산 물려주는 기계로 아는 너 같은 놈이랑은 그만 살겠다고 했어.
보통 이 정도로 화가 나서 이야기하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는 게 사람의 도리인데 여기서 남편이 한다는 소리가 유산 물려받아서 자기한테 나눠주기 싫으니까. 이혼하는 거 아니냐 하더라고요.
그냥 저는 다 포기했어요. 이 사람이랑 더는 결혼 생활 못 하겠다 싶더군요.
남편에게 정식으로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자기가 잘못한 것이 없다면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시간이 걸리던 법정으로 가던 저는 무조건 이혼하겠다는 생각이고 얼마 전에는 저희 회사 근처의 오피스텔을 구해서 이미 제 짐은 빼버렸어요.
남편이 자꾸 저희 부모님 가게에서 돈을 잘 버는 것 같으니까. 욕심이 생겨서 이러는가 본데 사실 저희 부모님 살고 계시는 집은 물론이고 세 주고 있는 상가가 두 동 있으시고 원룸 건물도 한 채 있으세요.
그런 사실을 제가 이야기한 적 없으니까 남편은 전혀 모르고 있어요.
어차피 식당은 오빠가 하더라도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먼 훗날에 오빠랑 나눠서 물려받을 재산인데 이런 건 전혀 알턱이 없겠죠.
저 결혼할 때도 시댁에서 자기 코가 석자라서 아무것도 안 해주셨어요.
집도 남편이 가지고 있던 돈 3000에 1억 5000은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전세 얻었고요.
시댁이 멀쩡해서 집이라도 해줬으면 모를까 아무것도 못 해주니 저희 부모님도 나서서 뭔가 해주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 대신에 저한테 따로 건물 1층 모퉁이에 있는 상가 하나를 넘겨주셨어요.
남편이나 시댁에는 이야기하지 말고 생활비에 보태 쓰고 어려울 때 쓰라면서요.
그래서 제가 오빠가 가게를 통째로, 넘겨받아도 아무런 불만이 없는 겁니다.
가만히 입이나 다물고 있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올 텐데 진짜 눈앞에 손에만 쫓는 멍청한 사람이었어요.
괜히 이런 거 알려져서 이혼 못 하겠다 징징대는 소리 듣느니 지금 아무것도 모를 때 빠르 흐르게 갈라서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번 달 말까지도 남편이 확답을 안 주면 변호사 찾아갈 생각이에요.
나중에 이 사실을 다 알게 된 이후에는 남편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참 궁금하네요.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OnytPkrxQb0&t=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