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말 너무하신 것 아니에요?” 신혼집을 해온 며느리에게 예단까지 해오라는 시어머니, 하지만 이내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에 시어머니는 며느리에게 싹싹 빌며 용서를 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기야 다음 달이면 우리 벌써 만난 지 이 년 넘었다 그치?

시간 진짜 빠르다 그러게 우리가 벌써 이 년이나 된다.

누나랑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그동안 일도 잘 풀렸고 우리는 진짜 잘 맞는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하남아 올해 벌써 누나가 30한 살인 거 알지?

알지 30한 살 중에 누나가 가장 예뻐 누나 친구들 중에 시집 안 간 친구가 딱 하나 있다고 했잖아.

현정이 누나 응 현정이 걔 올해가을에 시집간대 와 그 누나 데려가는 남자가 있긴 있구나.
살 못 빼면 평생 결혼 못 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말인데 이제 친구들 중에 결혼 안 한 사람은 나밖에 없거든.
너도 내년이면 30인데 우리 이제 슬슬 결혼 생각해야 하지 않아 언제까지 이렇게 연애만 할 생각이야?

결혼하긴 해야지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거 알잖아. 이제 겨우 빚진 거 다 갚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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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돈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누나랑 결혼하고 싶어 내가 있으니까.

그냥 내년에 결혼하자 나 집도 있고 차도 있잖아. 둘이 같이 살면서 모으면 돼.

일단 우리 엄마한테 한번 물어볼게 나도 결혼 생각 안 해본 건 아닌데 너무 급작스럽네,

알겠어 다음에 한 번 어머님 모시고 식사라도 하자.

저는 30한 살이고 이 년 연애한 지금의 남자친구는 29살이에요.

주변 친구들 하나둘씩 시집가더니, 정신 차려보니까, 어느덧 마지막으로, 저만 남았네요.

그나마 하나 있던 친구가 올 가을에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주니까 진짜 이러다가 나만 노처녀로 늙어 죽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면서 남자친구에게 저런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남자친구가 20대 중반에 친구랑 동업으로 옷 가게를 하다가 폐업을 했고 과정에서 3000만 원 정도의 빚이 생겼어요.

그 이후에 저랑 사귀게 되면서 제가 이자가 싼 대출로 옮기는 방법도 알려주고 남자친구가 최대한 빨리 빚붙어 갚을 수 있게 도와주었죠.

데이트 비용도 제가 더 많이 내고 제가 차가 있었기 때문에 남자친구에게는 차를 사지 말고 빚부터 먼저 갚으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올 초에 3000만 원 빚을 다 갚을 수 있었고, 지금은 처음부터 다시 돈을 모으는 중이에요.

결혼 비용 같은 건 전혀 없었지만 제가 부모님에게 증여받은 아파트도 하나 있고 연봉 자체가 제가 훨씬 많기 때문에 결혼하고 사는 데 전혀 문제없었어요.남자가 당장 능력이 좀 부족하더라도 착하고 성실하게 빚을 갚아 나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모자란 부분은 제가 채워가면서 살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작년부터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남자친구 입에서는 도무지 결혼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답답하던 차에 결국 제가 먼저 이야기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엄마한테 물어봐야 한다는 말이 좀 실망스럽더라고요.
나이가 30인데 아직도 엄마한테 물어보고 결정을 하는 건가 싶었고 나중에 결혼하고 나서도 시어머니가 엄청 간섭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남자친구가 뿐인 엄마한테 물어본다고 한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기다리던 답장이 왔습니다.

누나 엄마가 한번 얼굴 보고 싶대 아마도 결혼 승낙해 주실 것 같아.

정말? 그럼 네가 어머님이랑 시간 정해서 자리 만들어.

알겠어 우리 진짜 결혼하는 거야?아직 어머님이 허락도 안 하셨잖아.

내가 잘 보여야지 누나 정도면 만점짜리 며느리지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누나 칭찬 엄청나게 해놨으니까. 그러다가 어머님이 질투하시면 어떡해.

아무튼 빨리 인사드리러 가고 싶다. 약속 잡고 알려줘.

알겠어 그렇게 몇 주 후에 제가 남자친구의 집으로 인사를 드리러 갔고 처음엔 제가 연상이라서 탐탁치 않아 하는 눈치였어요.

하지만 제 명의로 아파트가 있고 연봉도 많이 받는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별 무리 없이 결혼 승낙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양가 상견례까지 마치고 신혼집은 제 아파트에서 하기로 했고 혼수는 지금 쓰고 있는 살림살이를 그대로 쓰면서 돈을 아끼기로 했어요.

어차피 그쪽 집안 형편도 그저 그렇고 남자친구에게 결혼 비용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돈을 쓰지 않게 만들어줬습니다.

그 대신 예단예물 둘 다 생략하고 서로 쓸데없는 곳에 돈 들이지 않기로 했어요.

제가 집이며 사실상의 혼수까지 다 준비한 상태에서 하는 결혼인데 이 정도 요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자친구와 우리끼리 합의를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며칠 후에 남자친구의 어머니 저한테 연락이 오더라고요.

하남이한테 연락은 들었다 너희들 예단 생략하기로 했다면서? 네, 예단이나 예물 같은 건 생략하고 돈 아껴서 신혼여행 가는데 보태려구요.

어차피 저희 집에서 결혼 생활 시작하면 되니까. 돈 많이 안 들여도 될 것 같아서요.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아무리 결혼이 니들끼리 하는 거라지만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있는 거야.

예단은 해야지 나중에 딴소리 안 나와 집까지 제가 해 가는데 예단을 꼭 해야 하나요?
저도 그러면 받을 건 받아야겠어요. 예물도 제대로 해주시고 혼수도 지금 쓰고 있는 건 다 내다 버릴 테니까. 가전제품부터 가구까지 싹 다 새 걸로 맞춰주세요.

아니 그건 너가 필요 없다면서 있는 거 쓰기로 했으면서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꿔.

너 진짜 좀 이상한 애구나 집도 해오고 혼수도 해오고 예단까지 다 준비해 오는 신부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왜 어머님은 다 받기만 하고 저한테 해줄 건 하나도 안 해주시려고 하세요.

그럼 나이 많은 너가 내 아들이랑 결혼하려면 정도는 해와야지.

안 그래도 30 넘은 여자랑 결혼한다고 해서 내가 속이 상해 죽겠구만.

너가 돈까지 없었어 봐라 내가 미쳤다고 너희들 결혼을 허락했겠니?

지금 제가 나이 많은 것 때문에 그러시는 거예요. 요즘 여자간 나이 한두 살 많은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거 말고 제가 하남이한테 꿀릴 게 뭐가 있어요. 꿀릴 게 왜 없어.

우리 하남이랑 만나고 싶어 하는 여자가 줄을 섰다 줄을 섰어 키 크지 얼굴 잘생겼지.

솔직히 너한테 주기 내 아들이 너무 아깝다 뭐라구요. 아니 말은 똑바로 하셔야죠.

하남이가 내일 모레 나이가 30인데 모아둔 돈도 없고 연봉이 3000도 안 되는데 여자가 줄을 서긴 무슨 줄을 서요.

착하고 성실해 보이길래 좀 하자가 있어도 제가 고쳐서 데리고 살려고 했는데, 엄마한테 하나하나 다 물어보는 마마보이인 줄은 몰랐네요.

제가 포기할게요 잘난 아드님은 어리고 능력 있는 여자 만나서 결혼하라고 하세요.

그래 나도 너 같은 며느리 드리고 싶은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어.

벌써부터 이렇게 싹수가 노란데 결혼하면 얼마나 내 아들 힘들게 할지 뻔하다.

됐어요. 아줌마 하남이랑 오늘부터 끝이니까 앞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요. 뭐? 아줌마 너 말 다 했어?

제가 나이가 두 살 많다는 이유로 완전 호구 잡았다고 생각했나 봐요.

집이랑 혼수까지 제가 준비하는데 예단까지 제대로 해오라는 게 말이나 됩니까?

사람이 가진 게 없어도 염치가 있어야죠 제가 아무리 결혼하고 싶다지만 이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첫인상부터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는데 돈이 왔다 갔다 하니까 바로 본색을 드러내더라고요.

집도 있고 돈도 잘 버는 것 같으니까. 저한테 좀 더 뜯어먹을 수 있겠다싶었나 보죠.

아들 하나 있다고 장사하려고 드는 건가 싶었어요.

그렇게 집 아줌마랑 대판 싸우고 당연히 결혼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어요.

안 그래도 이번 결혼을 준비하면서 남자친구가 결혼 상대로는 좀 못 미더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사실 능력도 좀 부족하고 마마보이 기질도 보이고 그래도 인연 만났던 정이 뭔지 결혼해서 잘 살아보려고 했는데, 이젠 다 끝입니다.

제가 그렇게 아줌마와 한바탕 하고 났더니, 몇 시간 후에 남자친구에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누나 엄마랑 싸웠어? 그래 싸우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우리 여기서 끝내.

난 너네 엄마 같은 시어머니 밑에서는 못 살 것 같아.

엄마가 예단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누나가 갑자기 욕을 하고 화냈다면서 왜 그랬어.

너네 엄마가 그렇게 이야기 하디? 됐다. 됐어 내가 엄마 말이라면 껌뻑 죽는 마마보이랑 무슨 말을 더 하겠냐 평생 너네 엄마랑 살아.

그게 무슨 소리야 예단 문제는 내가 엄마한테 다시 잘 이야기 해볼게.

누나가 나중에라도 엄마한테 먼저 사과하면 안 돼? 그놈의 엄마 야 너 내일모레면 나이가 삼십이야.

엄마 소리 좀 그만해 너네 엄마가 니 인생 대신 살아주니?

그렇게 잘난 너네 엄마가 왜 대출 3000만 원도 못 갚아줬니 ?결혼이고 뭐고 다신 너네 엄마 목소리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여기서 끝내.

그렇게 한순간에 저의 결혼도 연애도 끝이 나버렸어요.

이제 와서 생각하면 마지막 하나 남은 제 친구마저 시집을 간다고 하니까 제가 잠시 눈이 돌아서 미쳤었던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따져보면 결혼하기에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 놓치면 영원히 노처녀로 혼자 남겨질 것 같아서 정상적인 판단을 못 했나 봐요.

조금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어요 결혼도 제 인생에 대해서도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하려구요.

열심히 일하고 나를 가꾸며 살다 보면 저한테 딱 맞는 좋은 사람이 나타나겠죠.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저한테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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