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좋은 아파트 101 동 2202호에 사시는 분 맞으시죠?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이번에 2102호에 이사 온 사람이에요.
우리 아파트 맘카페에 가입하셨더라고요.
카톡 아이디 보고 연락드려요.
네 이사 오신 거 환영해요 그런데 무슨 일로 개인적으로 연락을 다 하셨어요?
앞으로 이웃 사이가 되었으니까 서로 친하게 지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전에 맘카페에 올린 글 보니까,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키우시고 있더라고요.
저는 어린이집 다니는 딸 키우고 있거든요. 같이 애들 키우는 엄마들끼리 서로 연락도 하고, 가깝게 지내면 좋잖아요.
네, 그렇죠. 저희도 이 동네 작년에 이사 와서 아는 분들은 많이 없어요.
오며가며 인사드리고 친하게 지내면 서로 좋겠네요. 전에 살던 동네에서도 이렇게 엄마들끼리 알고 지내니까 재미있고 좋더라고요.
앞으로 단지 내에서 만나면 자주 인사드릴게요. 네 이사 오신 거 환영해요.
지금으로부터 석 달 전 우리 아랫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왔습니다.
저희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엄마들이 카페를 만들어서 정보도 교류하고 서로 침묵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거기에 저희 집 주소를 보고 아래층 여자가 먼저 인사를 하더라구요.
보통 카페에서만 서로 교류를 하는 편이지 개인적인 연락을 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좀 의외였어요.
하지만 성격도 밝은 편인 것 같고, 비슷한 나이에 아이들을 키우는 처지라서 알고 지내면 나쁠 건 없겠다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살다 보니 엘리베이터에서도 종종 마주치고 단지에서 마주칠 때마다 서로 아는 척하고 인사하는 사이 정도까지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지내다 보니 조금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뭔가 사소한 것에 예민하고 작은 물건을 자주 빌려가서 갚는 법이 없더라구요.
아래층인데 혹시 애들용 해열제 좀 있을까요? 갑자기 애가 열이 펄펄 끓는데 집에 약이 뚝 떨어졌네요.
그거 요즘에는 편의점에 가도 24시간 다 팔 텐데 약이 하나도 없어요?
네 애가 아픈데 혼자 두고 나갈 수도 없고 이 정도로 응급실 가는 것도 좀 아닌 거 같아서요.
그냥 해열제 하나 먹이고 재우면 아침에 열이 떨어질 것 같은데, 한번 찾아볼게요.
우리 애 먹던 게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진짜 고마워요 매번 이렇게 신세만 지니까 제가 너무 미안해서 면목이 없네요.
아니에요. 애가 아프다는데 어쩔 수 없는 거죠. 해열제 찾았어요.
어떻게 제가 가져다 드릴까요? 아니에요. 지금 바로 올라갈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자기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살랑살랑 뭐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평소에는 작은 생활 소음마저 시끄럽다고 난리를 쳐댔습니다.
저도 아파트에 살면서 항상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았고 적어도 내가 가해자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주의하면서 살았는데 아래층에 사는 여자는 작은 소리마저 참지 않고 바로바로 시끄럽다 하더라고요.
안녕하세요. 아래층인데 혹시 방금 거실 쪽에서 안방 쪽으로 걸어가시지 않으셨나요?
아뇨 저희 세 식구 모두 소파에 앉아서 티비 보는 중이에요.
아무도 움직인 적 없는데 그럴 리가 없는데 지금 발소리 엄청 크게 들렸거든요.
우리 애가 안방에서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깰 정도였어요. 저희가 확실한가요?
진짜 아무도 안 걸어 다녔어요? 일단 조심 좀 해주세요.
아무래도 윗집 사시는 분들은 본인들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밤 8시 넘었는데 가급적이면 과한 활동은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네 저희도 온 식구가 하루 종일 슬리퍼 신고 생활하고 있고 거실이랑 복도에는 소음 방지 매트도 다 깔아놨어요.
아무튼 시끄럽다고 하시니까 더 조심할게요 저희 집에 어린애가 있다 보니까, 조금 예민해서 그래요부탁 좀 드릴게요.
이사 온 지 며칠 후부터 지속적으로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어요.
저희도 한참 혈기왕성한 아들을 키우고 있어서 예전부터 층간 소음에는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이에게도 항상 슬리퍼를 신겼고 집에는 곳곳에 소음 방지 매트를 두껍게 설치해 놨죠.
혹시나 저녁에 애가 뛰고 시끄럽게 굴까 봐 저희 퇴근하면 매일 한 시간 이상 아파트 놀이터와 집 앞 공원에서 아이와 뛰고 노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보통 그렇게 놀고 나서 집에 오면 기운이 다 빠져있기 때문에 바로 씻고 9시쯤 잠들어요.
그전에 살던 분들과는 한 번도 소음으로 마찰이 없었는데 이상하게 이번에 이사 온 아래층은 시도 때도 없이 시끄럽다고 컴플레인을 하더라구요.
아래층 입장에서 스트레스받는 부분은 이해하지만 심지어 저희 가족이 다 자고 있는 새벽 시간에도 아래층의 연락은 이어져서 있습니다.
저기 2시간에 안 자고 뭐 하시는 거죠.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저희 다 자고 있었어요. 아니 새벽 날씨에 하긴 뭘 했다고 그러세요.
위에서 쿵쿵 걸어 다니고 두두두둑 소리도 나는데 저희 애도 자다가 깨서 울고 있고 진짜 애도 너무하시네요.
저희 아니라니까요? 저희 식구 다 자고 있었다고요 자꾸 이러시면 저희도 어쩔 수 없어요.
앞으로 한 번만 더 안 자고 시끄럽게 굴면 경찰에 신고라도 할 거예요.
아니 신고 아무리 해보세요. 저희는 정말 자고 있었어요.
제가 왜 2시간에 이런 연락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제가 헛소리를 듣고 이런다는 말씀이세요.
정말 뻔뻔하시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주말엔 집에 있는 것도 싫어져서 짐 싸들고 캠핑을 하러 온 가족이 밖으로 나와버렸습니다.
작은 소음에도 아래층에서 연락을 해대는 바람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는데 차라리 밖에 나와 있으니 마음만은 편하더라고요.
하지만 집을 비웠음에도 아래층 사람의 컴플레인은 계속되었고 이렇게 갈등이 계속되다가는 정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 같아서 무서운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청소기를 돌리시는 건가요? 자꾸 이러시면 저도 복수할 겁니다.
저기요 저희 가족 지금 캠핑 나왔어요 위층 한번 올라가 보세요. 저희 집에 아무도 없어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누가 말을 믿을 줄 알고 한밤중에 청소기 돌리는 몰상식한 사람들한테 더 이상 할 말 없어요.
나도 앞으로는 소리 들릴 때마다 복수할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그 뒤로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아래층에서 쿵쿵 천장을 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낮이건 밤이건 새벽까지 그러고 있으니 진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정말 저희가 무슨 짓이라도 했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정말 세 식구 모두 가만히 앉아만 있었는데도 아래에서 저러니까 더이상 이 집에서 못살겠더라고요.
부랴부랴 부동산에 집을 내놓고 새로 이사갈 집을 찾았어요.
차라리 위층에서 시끄럽게 구는 게 낫지 아래층에서 저러니까 답도 없더라고요.
무조건 1층 집으로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에 저희 집을 시세보다 조금 싸게 내놓고 정말 다행히도 좋은 1층 집을 빨리 구해서 이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저희 집 할 때 개학하러 온 사람들을 보니 삼 남매를 키우는 사람들이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남자 쌍둥이와 6살 딸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보통 기운이 넘치고 개구쟁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저희가 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집을 넘겨준 건 아니지만, 솔직히 기분 좋았어요.
우리 식구가 이사 나오고 그다음 날에 사람들이 바로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삼 일도 못 가서 아래층에서 연락이 오는 겁니다.
아니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이에요. 위층에서 애들 축구 시합이라도 하는 건가요?
해도해도 정말 너무하지 집에서 이러시는 게 어디 있어요. 저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우리는 지난주에 이사했어요. 하도 시끄럽다고 하셔서 그냥 저희가 집 내놓고 이사 왔으니까 앞으로 새로운 이웃 주민이랑 잘 지내보세요.
이사 갔다고요? 아니 대체 어떤 분들이 새로 오셨길래 집에서 이런 소리가 나지 농구공을 방바닥에 튀기는 것 같은데, 개학할 때 보니까, 집 아이들이 건강해 보이더라고요.
애들이 셋인데 엄청 개구쟁이들이에요.
저희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저런 사람들한테 집을 팔면 어떡해요.
지금 뛰고 구르고 난리 났네 아이고 애 많은 사람들한테는 집을 팔지 말았어야죠.
한번 친하게 지내보세요. 좋은 분들 같은데, 정 못 버티겠으면 저희처럼 이사 가시던가요.
요즘 같은 세상에 이웃이 힘들게 하면 이사 가야죠 별 수 있나요? 이 사람들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진짜 들고 뛰고 완전 난리 났어 어떻게 정말.. 그걸 왜 저한테 물어보세요?
개인정보를 함부로 남한테 주면 안 되는 거죠. 저희도 앞으로 연락할 일 없으니까. 차단할게요 수고하세요.
그렇게 아래층의 이웃이 들어온 지 석 달 만에 저희는 이사를 하게 되었고 본의 아니게 하게 된 이사지만 1층 생활이 생각보다 너무 편하고 좋더라구요.
아이한테 뛰지 말라고 눈치 줄 필요도 없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위층에는 나이 많으신 노부부가 사시는데 하루종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합니다.
집에서 마음껏 뛰고 쿵쿵대며 걸어 다녀도 눈치 볼 사람 없고 신경 쓸 아래층에 없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 몰랐어요.
아이도 너무 만족하고 있고 헛김에 한 이사지만 진작 올 걸 그랬나 봅니다.
아래층에 살던 여자도 저희 대신 새로운 이웃과 알콩달콩 사이좋게 지내고 있을 것 같네요.
그렇게 소음에 민감하면 단독주택 짓고 혼자 살던가 맨 꼭대기층에 살지 뭐 하러 중간층 집으로 이사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지금쯤 저희랑 살 때가 좋았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