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로 제 인생에서 가장 어이없고 지금의 저를 만들어버린 경악할만한 저의 과거를 용기내어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고딩때부터 가장 친한 친구인 ‘미선’이가 있었습니다.
미선이는 항상 저와 모든걸 공유하고 감정을 교류할만큼 저의 베프였었죠. 하지만 지금은 최악의 악연이 되어버린 상태입니다.
과거 저희는 충북 청주시에서 태어나 동네 친구로 초중고를 같은 학교를 다녔었는데요.
미선이와 성인이 되어서도 서로 일이 끝나면 함께 술도 자주마시고 할만큼 당시까지만 해도 저는 미선이가 저에게는 정말 친한친구이고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고 했었습니다.
저는 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객님으로 온 손님분중 한분이 저에게 번호를 따 가더라구요.
네. 맞습니다. 그 남자가 저의 미래의 남편이 되었어요.
이름은 박상호 였습니다.
상호씨는 제 인생에 불쑥 찾아와 번호를 물어보았고 저희는 자연스럽게 연락을 주고 받으며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3년정도 교류를 하던 때 갑자기 저에게 프로포즈를 하더군요.
“은주씨! 저와 결혼해 주시겠어요?”저는 그이의 그 말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습니다.
워낙 인물도 훌륭하고 투자회사 사장이었는데 돈도 괜찮게 벌곤 했습니다.
저는 너무 좋아 가장 친한 친구인 미선이에게 가장먼저 소개를 시켜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3명은 술자리를 갖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미선이가 저에게 그러더군요.
“야 은주야. 너가 좋다면 할수 없지만 내가 남자를 볼줄 알잖아. 상호씨 솔직히 조금 바람끼가 있어 보이더라. 뭐~ 그정도 능력에 그 외모이면 충분히 매력있고 괜찮은데 바람끼 있을것 같은게 좀 걸리네~”
저는 그때만 해도 이 말을 그냥 가볍게 여겼어요.
그렇게 상호씨와 저는 결혼을 했고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날 악몽같은 하루가 저에게 펼쳐졌어요.
남편은 서울에 출장이 있다며 서울을 갔다왔는데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차는 다 찌그러지고 남편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병원에서 연락이 왔더라구요.
저는 너무 충격을 먹었고 전화를 끊자마자 곧장 병원으로 달려 갔습니다.
남편은 그대로 식물인간의 신세를 지게 되었고 얼마못가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모든걸 잃은 채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버틸수가 있었던 것은 남편이 남겨놓고 간 30억의 재산과 빌라 두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재산들이 슬픔에 대한 보상인듯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렇게 수개월 뒤 어느날 미선이에게 전화가 왔어요.
미선이는 남편이 죽은 이후로 한번도 저에게 연락을 해오지 않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너무 서운했지만 미선이도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하고 오랜만에 약속을 하고 장소로 나갔어요.
근데 미선이 배가 꼭 임신한 여자처럼 불러 있는거에요.
“미선아! 너 임신했니? 이것때문에 그동안 연락이 안된거였어? 어떻게 된거야~ 이야기좀 해봐!”
그러자 미선이는 웃음기가 없는 표정으로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응. 나 임신했어. 사실 오늘 보자고 한것도 이것때문이야. 이애 아빠가 누군지 알려줄까?”
“누군데 그래? 내가 아는사람이야?”
“어 아는사람이야.”
“어머 나 주변에 남자가 별로 없었는데”
“네 남편”
“응? 그게 무슨소리야?”
“네 남편 아이야. 내가 전에 말한적이 있었지? 너네 남편 바람기가 있는거 같다고”
“그.. 그래서?”
“네가 너네 남편 소개시켜준날. 너네 남편이 계속 나한테 보자고 하더라. 처음엔 됐다고 했는데 끈질기게 연락하더라구.
그래서 한번 만나줬고 너한테만 잘하라고 따끔하게 말해주고 소주한잔 했는데 그날밤 같이 잤어. “
“그게 무슨소리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의심되면 이 아이 태어나고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던가. 근데 너네 남편이 쓰던 칫솔이나 머리카락은 남은거라도 있니?ㅋㅋ”
“아니.. 다 버렸는데..”
“믿을 수 없겠지만 진짜야. 그래서 그러는데 너네 남편 재산 남은거좀 많지? 10억만 줘. 이애 양육비는 줘야지.”
“그게 무슨소리야? 참나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증거도 없이 나오면 이게 말이 되는소리야?”
“아니 글쎄 그럼 유전자 검사라도 해보라니까!”
저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갑자기 수개월만에 연락이 된 친구가 제 죽은 남편의 아이를 임신했다니요!
그때 갑자기 미선이가 배를 잡고 쓰러지는 거에요!
“아…”“너 왜그래? 애가 나오려는거야?”
“아니야.. 그냥 작은 통증이야. 쨋든! 신경 쓰지말고 돈이나 준비해놔!”
그러고 미선이는 카페에서 나가려 했는데 갑자기 배를 움켜잡고 쓰러지는 거에요.
“저기요! 여기 애가 나오려고 해요! 빨리 구급차좀 불러줘요!”
그렇게 미선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어요.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미선이가 임신이 아니라는 거에요.
“의사 선생님! 미선이 분명 임신 맞아요! 이게 무슨말씀이세요?”
“미선씨는 지금 맹장이 터졌습니다. 뭔가 미선씨가 속이려고 한것 같은데 임신을 한것이 아니라 임신한것 처럼 속이려고 배에 뭘 넣어 둔것이에요. 암튼 맹장수술 바로 들어가야 하니까 이거 보호자 싸인 부탁드려요!”
저는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우선은 참고 수술을 해야하니까 끝나고 보자는 마음으로 기다렸습니다.
미선이는 어느정도 회복이 되었는지 혼자 죽도 잘먹더라구요.
“야. 너 이게 뭔상황이야?”
“뭘 물어 너한테 돈좀 뜯으려고 한거지..”
“참나 어이가 없네. 그래도 난 널 친한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친한친구? ㅋㅋ 은주야 난 항상 너를 보면 얼마나 자존감이 무너졌는줄 알아?”
“… 그냥 너는 자격지심 덩어리구나. 그래. 내가 지금까지 헛살았네.”
저는 그렇게 뒤도 안돌아 보고 병실을 나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친구를 거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까지 저는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란게 정말 좋은사람만 있으면 좋겠지만 슬프게도 현실은 그 반대의 경우가 많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