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빼고 모두가 반대했다는 정의선 회장의 결혼, 이유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이 사상 최초로 5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가운데,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 양궁 신화를 만든 현대가의 업적과 함께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의선 회장과 그의 아내가 ‘한국 양궁 신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며 ‘묵묵한 내조’를 이어오고 있다는 그의 아내는 누구일까?

현대자동차그룹의 정의선 회장은 1995년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장녀인 정지선과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의선 회장의 결혼식에 대해 범현대가 구성원 중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를 제외한 모두가 결혼을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선 여사와 정의선 회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으며,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교제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정도원 삼표그룹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경복고 선후배 사이로 친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지선 여사는 정의선 회장의 친구의 사촌 여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과 정지선 여사의 사촌 오빠는 중·고등학교 동창 사이였다고 한다.

이들은 미국 유학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교제를 시작한 뒤 사랑을 키워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감정에도 불구하고 결혼에는 뜻밖의 난관이 있었다. 두 사람의 성(姓)이 ‘정’ 씨로 같아 결혼이 막혔던 것이다.

당시 사회에서는 ‘동성동본 불혼’ 규정이 일반적이었다. 동성동본 불혼 규정이란 성씨와 본관이 같을 경우, 촌수와 관계없이 혼인을 금지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성씨가 같지만 본관이 다른 경우에도 동성동본 불혼 규정을 적용해 결혼을 반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실제로 해당 제도는 2005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폐지되었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결혼하기 전에는 동성동본 불혼 제도가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성을 가진 두 사람의 결혼을 집안 어른들이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지선 여사의 이름이 정의선 회장의 사촌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이름과 동일하다는 점도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결혼은 정의선 회장의 할아버지이자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 덕분에 성사될 수 있었다. 재계에 따르면 정주영 회장은 처음부터 정지선 여사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한다. 실제로 정지선 여사가 정주영 회장에게 인사를 다녀온 후 곧바로 약혼 날짜를 잡을 정도로 정주영 회장의 허락과 추진력이 결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동성동본으로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하동 정씨(정의선 회장)와 김포 정씨(정지선 여사)는 본이 다르기 때문에 혼사를 해도 좋다”고 말하며 흔쾌히 승낙해, 정의선 회장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정주영 회장의 도움 덕분에 난관을 극복한 이들 부부는 현재까지도 재계의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정지선 여사는 집안 제사나 경조사 외에는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 않지만, 정의선 회장과 동행할 때는 손을 꼭 맞잡고 다정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두 사람은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한편, 정의선 회장과 정지선 여사의 장녀 정진희 양은 2022년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손자인 김지호 씨와 결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덕중 전 장관은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으로, 이 결혼은 현대가와 대우그룹 일가가 혼맥을 맺은 사례로 화제가 되었다. 정의선 회장의 맏사위인 김지호의 부친 김선욱 씨는 에너지·파워 전문 벤처기업 ‘네스캡’을 창업한 인물로, 재계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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