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볼 수 없지만 한 때 K-1 격투기를 통해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최홍만인데요. 최홍만의 안타까운 근황이 전해져 큰 화제입니다. 대체 최홍만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지금의 최홍만을 기억하는 어린 세대들이 그에 대해 말하길, 최홍만은 항상 덩치에 걸맞지 않게 그저 맥없이 KO만 당하는 겁쟁이이자 씨름 계의 수치일 뿐이니 제발 어디 가서 그를 파이터라고 소개하지 말아라. 그는 철저히 돈을 위해서 천하장사 출신이란 명예도 잊은 채 고국인 한국보다 일본을 더 사랑하는 부끄러운 사람일 뿐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세계 격투기계에 충격을 안겨다 준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렇게 철저히 몰락한 최홍만을 보며 안타까움이 드는 게 사실일 겁니다. 지금의 한국 격투기를 대표하는 정찬성과 김동현이 있기 전까지는 세계적인 격투가로 꼽히던 한국인은 최홍만이 유일했으니까요.
최홍만의 유년기는 지금과는 다르게 체격이 작고 매우 소심한 소년이었다고 합니다. 최홍만은 꼬마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았으며 심지어 키 큰 친구들에게 자주 맞던 왕따 시절까지 보내게 됐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최홍만에게 항상 큰 트라우마를 안겨다 주었는데 현재 그가 대인기피증을 가진 하나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왕따로 괴롭힘을 당해오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무렵 갑자기 어느 날 키가 190을 넘어버리며 평소 그를 괴롭히던 친구와 선배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천성적으로 여렸던 성격 탓에 괴롭힘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키만 멀대 같이 큰 겁 많던 제주도 소년 최홍만에게 잠시나마 현실을 탈출할 수 있던 유일한 해방구는 바로 해변에서 친구들과 함께 추는 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춤은 그가 씨름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든 운명적인 존재였다고 합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해변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며 설움을 풀던 최홍만은 때마침 제주도에 전지훈련을 온 동아대 씨름부 감독의 눈에 띄었고 결국 그다지 유복하지 않았던 집안 탓에 자신의 식비를 해결 하고자 씨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2미터 18센치까지 커버리며 힘의 씨름을 자랑하게 되었고 천하장사 1회, 백두장사 3회를 기록하는 씨름 레전드로 거듭났지만 시들어가는 씨름의 인기와 외환위기 탓에 결국 소속팀이 해체되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반기던 이는 바로 옆 나라 일본이었습니다. 일본은 격투기에서 자국 스모 출신 선수들의 잇단 패배로 인해 오랫동안 자존심이 엄청나게 상해있던 상태였으며 서양의 큰 체격을 이길 수 있는 아시아의 운동 선수들은 제 몸하나 못 가누는 스모가 아닌, 한국 씨름 선수들이란 여론이 나올 정도였죠.
일본은 생계수단을 잃은 한국 씨름선수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김경석, 김도욱, 신현표 같은 덜 유명한 씨름선수 뿐만 아니라 백두장사 13회, 천화장사 3회 출신이었던 김영현을 비롯한 씨름계의 레전드 이태현 까지 일본의 격투기 시장에 끌어들입니다.
하지만 씨름만 해왔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격투기는 당연히 잘할리 없었고 충분한 훈련 시간 또한 주지 않고 막강한 선수들과 매치업을 잡았습니다. 결국 한국 선수들은 맥 없이 KO를 당하며 쓰러졌습니다.
그러던 중 일본은 최홍만을 격투기 시장으로 영입 할 계획하는데요. 최홍만은 키가 거인 처럼 컸기 때문에 흥행수표 였으며 거인의 몰락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최홍만은 일본의 제안을 거절을 하였습니다. 누구 보다 씨름을 사랑했기 때문에 LG 씨름단 선수들과 함께 단식 논쟁을 벌이면서까지 씨름을 계속 하려 했으나 불발이 되었고 결국 생계 문제로 인하여 일본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일본은 역시나 해왔던 대로 적응의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그에게 K1을 대표하는 세미슐츠, 레미본야스키, 레이세포 같은 어마무시한 실력자들을 붙였으나, 최홍만은 의외로 엄청나게 선방했습니다. 아시아 선수로서 헤비급에선 다시 나오기 힘든 커리어를 이뤄 냈습니다.
이에 충격을 먹은 일본은 입식 타격에 익숙해진 최홍만을 종합격투기로 출전시키며 효도르라는 최강자와도 붙게 했는데 비록 이 경기에서 최홍만은 패배했지만 효도르도 계속 넘어뜨렸을 만큼 씨름의 실전성을 또 한번 입증하며 일본을 연속해서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최홍만에게 뇌종양 수술이란 불행이 닥치며 수술 부작용으로 인해 급격하게 근육이 감소했고, 결국 예전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연전연패를 거듭하자 그는 격투기의 영웅에서 부끄러운 광대로 추락하게 됩니다.
최홍만의 이런 모습에 국내 네티즌들은 최홍만을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저럴꺼면 은퇴해라”, “한국 망신 시키고 뭐하는 짓이야”, “키만 멀대 같이 크고 덩치 값 좀 해라” 등등 선을 넘는 악플들이 달리기 시작합니다.
최홍만은 이로 인해 대인 기피증 증세를 보이며 사람이 없는 새벽에 외출을 하며 집에 갇혀 지내다시피 지냈고 결국 일본으로 떠나게 되는데요. “이런 나를 구해준 사람은 일본 오사카 사람들이다.”, “밥을 먹으러 가도 서비스를 잘 해주고 택시를 타도 응원 한다며 요금을 받지 않았다.” 등 일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물론 최홍만은 국내에서 여러 논란이 많았습니다. 2015년에는 억대 사기 혐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여자친구와 커플 시계를 산다며 1억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았고 급전이 필요하다며 다른 지인에게 255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가 있습니다.
이를 두고 최홍만의 지나친 비난을 받았던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하는 분위기를 보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시 돌아오지 말아라”, “매국노 같은 놈”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