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하는 사람이 불쾌하지 않도록 선을 잘 지킨 가벼운 장난은 경직된 분위기도 풀고 웃음도 유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본인에게는 아무리 재밌는 장난이라 해도 다수의 의아함을 자아내는 도가 지나친 장난은 갑분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남에게 고통준걸 재밌다고 떠벌린 연예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0년 김범수는 자신이 DJ로 출연중이던 <꿈꾸는 라디오>에서 골목길과 관련한 여성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는 어릴때부터 즐겼던 자신만의 놀이를 공개했는데요.
그 놀이란 다름아닌 밤길을 걷는 여자를 놀래키는 놀이로 김범수의 설명은 황당함을 넘어 기이했습니다.
그는 “밤늦게 골목 어귀에 처자가 걸어가면 일부러 속도를 조금 더 빨리 한다”고 하였는데요.
자신이 걷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여성들의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사실이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연신 웃음을 참으며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내가 점점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갑자기 뛰기 시작하면 이분이 갑자기 도망친다. 너무 재밌다”며 극한의 공포심을 느낀 여성들의 반응에 재밌다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 게스트로 출연한 한 여성 아나운서가 장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김범수는 곧바로 ‘죄송하다’면서 철없는 어린 시절에 한 행동이라고 자책했는데요.
아무리 어린 시절 생각없이 한 행동이라고 해도 그 장난을 지상파 라디오에서 아무 문제의식 없이 웃으며 발언한 데에 청취자들은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내 라디오 홈페이지에는 김범수의 DJ자질을 비난하고 사과 방송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빗발쳤습니다.
더욱이 청취자들의 심기를 건드린 부분은 해당 방송분이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이라는 점이었는데요.
사전 녹화로 진행된 만큼 제작진 선에서 충분히 편집할 수 있던 내용을 굳이 방송에 내보낸 저의는 무엇이었을까요.
제작진의 사과문에도 뿔난 여성 청취자들의 비난이 잦아들지 않자 김범수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친다며 사죄의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내용상의 부적절함과 청소년의 모방 위험성이 지적을 받으며 결국 방통위로부터 경고 처분의 징계를 받아야 했습니다.
물론 김범수가 실제 범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여성들은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는 상황을 놀이라고 표현하며 즐거워했다는 점에서 경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