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4살 위의 언니가 부모님 대신이었습니다.
언니는 어느 공장에 다니면서 저를 돌보아주었지만 저는 그런 언니에게 항상 불만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졸업식날..
꽃송이가 많은 꽃다발을 받고 엄마아빠의 축복에 행복해 하는 아이들과 달리 언니는 허름한 옷을 입고 왔고 저에게 꽃 한송이만 달랑 내밀었습니다.
저는 너무 창피하였습니다. 이럴바에야 언니도 오지나 말지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린 나는 무조건 받은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만 하였기에 언니가 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를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고 자신을 꾸밀줄도 모르는 언니가 창피하였습니다.
비가 오던 날 교문 앞에서 우산을 들고 저를 기다리던 언니를 외면했던적도 있었고 골목에서 친구들과 지날때 언니를 보고 모른척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루는 비닐봉투를 내밀면서 공장에서 가져온 빵인데 친구들과 나눠먹어라고 쥐어 주던 것을 집 밖으로 나오자 마자 쓰레기 봉투에 던져 넣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거지처럼 얻어왔다고 생각을 하니 창피해서…
언니가 그 봉투를 다시 줍는 줄도 모르고…
어느날 휴대폰에 언니의 메세지가 왔습니다.
“학교 마치고 집에 올때 몸살약 좀 사다줄래? 언니가 몸살이 왔나봐”
언니의 메세지를 무시한채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 늦은 저녁 약국에서 약을 샀습니다.
방문을 여는 순간 집안에 온기라고는 없는 방 구석에서 새우처럼 쪼그리고 누워있는 언니는 너무 아파보였고 너무 놀란 저는 119를 불러 병원으로 향하였습니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가 하얀 시트를 언니 몸 위에 덮어 버렸습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의사에게 매달리며 언니를 살려달라고 하였습니다.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내렸습니다.
“언니 일어나.. 나혼자 어떻해? 언니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빨리 다시 일어나라고”
이제서야 언니가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언니가 나에게 희생을 하였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곱던 손등이 거북이 등같이 딱딱해지고, 아픈 것도 외면한 채 오직 동생만을 위해 사는 것을 왜 저는 몰랐을까요? 왜 창피하다고만 느끼고 언니의 고통을 이해할려고 하지 않았는지…
후회만 남은 지금 이제서야 눈물로 언니에게 말해봅니다.
“언니 날 용서해줘. 늦게 철들어서 미안하고 사랑해 미치도록 보고싶다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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