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저를 떠나간 엄마가 오늘 결혼을 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정적이지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저를 당구장에 데려가 놓곤 아버지는 제 앞에서 다방 여종업원을 끌어안고 귓속말을 주고받던 사람이었습니다.
집에서는 엄마를 폭행하기도 하였는데 엄마는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어린 저와 동생을 두고 도망쳤습니다.
엄마가 나간뒤 저와 남동생은 매일매일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아빠는 눈물을 흘리는 저를 보곤 윽박을 질렀고 할머니는 엄마를 ㅁ만날 수 없게 멀리 갖다 버린다며 눈물을 그치라 하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남동생의 손을 움켜잡고 꾸역꾸역 눈물을 삼키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들어갔을 땐 엄마는 가끔 찾아와 햄버거를 사주고 가셨고 그러다 할머니에게 들키면 뺨을 수차례 맞곤 더이상 엄마를 만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저를 보기 위해 엄마는 주말에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약속하였지만
할머니가 비가 온다는 이유로 밖을 나가지 못하였고 그 이후 엄마를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었고 몇달 전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가 왔습니다.
수화기 너머엔 아무런 말이 들리지 않았고 번호를 저장하고 카톡 프로필을 보니 프로필 사진엔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왔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로 저희 엄마였습니다…
엄마와 15년 만에 처음으로 대화를 나눴고 비가 오던 약속 날 엄마는 저를 위해 2시간 동안 기다리다가 집에 가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남동생과 저는 엄마를 다시 만났고 엄마는 곧 낯선 아저씨와 결혼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는 아저씨를 저희들에게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엄마는 어릴 적 저희를 버리고 가서 아이를 낳고 살았으니 자신을 미워해도 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엄마가 결혼을 해서 행복하다면 우리도 행복하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엄마가 활짝 웃는 모습에 저는 늘 과거에 발목이 잡혀 어린시절 벗어나지 못한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꼭 행복하세요 그리고 봄을 닮은 아이야 이제 네가 엄마의 기쁨이 되어주렴, 동생아 앞으로 안울고 누나답게 그렇게 살자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