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 친정이 잘나갈 땐 콩고물 얻어먹으려 살랑 대더니 사업 폐업하자마자 이혼하라는 시어머니,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된 충격적인 사실에 시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오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보 우리 엄마가 이번에 김치 새로 담그는 김에 넉넉하게 해서 장모님 댁에도 보냈대.

장인어른 좋아하시는 파김치도 보냈다고 하니까 내일 집에서 택배 받으시라 그래? 진짜 어머님 너무 고생하셨겠다.

당신이 용돈이라도 넉넉하게 보내드려 갑자기 김치는 왜 하셨대.

그냥 우리 엄마 아빠 먹으려고 하는 김에 장모님 것도 같이 한 거지.

아무리 봐도 엄마가 그런 성격이 아닌데 며느리가 이뻐서 그럴 거야.

예뻐해 주시고 잘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데 가끔은 부담돼 나도 어머님한테 지금보다 더 잘해드려야 할 텐데 ..

에이 당신은 나랑 결혼해 준 것 자체가 우리 엄마한테 평생 효도한 거야.

엄마 아빠가 아직도 당신만 보면 껌뻑 죽잖아. 부잣집 며느리라고 얼마나 좋아하시는데 형수한테는 절대 당신한테 하는 것처럼 안 하셔.

우리 집도 그냥 똑같이 평범한 집이야 뭐 별 다를 것도 없어 당신도 우리 집에 많이 가봐서 알잖아.

부자도 아니고 재벌 같은 건 더욱 아니야.

그래도 엄마 아빠 보시기에 회사 사장님이니까 대단한 거지.

아무튼 장모님한테는 당신이 연락 좀 드려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보냈는데 바로 받아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더라고.

알겠어 어머님한테 감사하다고 전화라도 드려야겠네.

저는 재작년에 결혼했고 보시다시피 남편과 시어머니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제가 예쁘고 잘나서가 아니라 저희 부모님이 지역에서 작은 유통회사를 운영하고 계세요.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서 정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저희 집이 엄청난 부자가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님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셨고 제가 학창 시절 때부터 남들보다 조금은 유복하게 자라왔지만 그래도 사치 부려본 적 없이 살았어요.
아빠는 이제 은퇴하실 나이도 다 되어 가지만 아직까지 골프도 안 치세요.

골프장 갈 시간이 있으면 거래처 한 번 더 찾아가시는 게 낫다고 하시고 밑에 직원도 10분 정도 있으시지만 아직까지도 발로 직접 뛰면서 일하세요.

제 위로 오빠가 하나 있어서 지금은 아빠 일을 물려받기 위해 배우는 중이에요.

아무튼 제가 결혼할 때 집에서 나름 지원도 많이 해주셨고 시어머님 시아버님 평범하게 직장 다니며 살아오신 시댁과는 다르게 사업을 하는 저희 집이 대단해 보이셨나 봐요.

결혼 전부터 사장님 딸이라며 엄청 좋아하시더니, 저뿐만 아니라 저희 부모님에게도 엄청 신경 많이 쓰시더라고요.

제가 그럴 필요 전혀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알아서 챙기시는데 말릴 방법이 없었죠.

고맙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부담스러웠습니다.

제 나름대로 용돈도 많이 챙겨드리고 저희 부모님 선물 사러 갈 때 시댁에도 똑같이 사서 보내는 정도로 보답을 했어요.

저희 부모님도 명절이나 시부모님 생신 때마다 한우라던가 송이버섯처럼 귀하고 좋은 물건을 보내면서 가깝게 지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살다 보니 자주는 아니더라도 1년에 한 번 두 번 양가 부모님들이 다 만나서 식사하는 자리까지 만들었어요.

저랑 남편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시모와 제 관계는 물론 남과 사돈 관계까지 좋았기 때문에 제 결혼 생활은 앞으로도 아무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멀쩡했던 저희 아빠 사업이 작년 연말에 큰 위기가 있었고, 올해 초까지 해결이 안 되더라구요.

제가 부모님 걱정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그걸 남편이랑 맥주 한 잔 마시면서 털어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며칠 후에 시어머니한테 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새아가 너희 부모님 사업에 문제가 생겼다며 네 거래처 한 곳이 야밤도주하고 도망가면서 거래대금도 안 주고 갔어요.

돈보다도 그동안 거래한 장부 내역을 못 받았는데 그것 땜에 올해 세금이 엄청나게 나올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 세상에 그런 나쁜 놈들이 있냐 그럼 사돈댁 사업은 어떻게 되는 거야.

일단 방법을 찾고 있긴 한데 생각보다 금액도 커서 보통 일이 아니네요.

제가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오빠한테 들어보니 폐업할 생각도 하고 계신다네요.

폐업?? 사돈어른 사업이 망한다고?? 저도 잘은 모르겠어요.

계속 끌고 가기에는 문제가 좀 심각하고 다른 멀쩡한 거래처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아니 이런 법이 세상에 어디 있냐 갑자기 한순간에 그렇게 망해버릴 수가 있어.

그렇다고 저희 부모님이 어떻게 되는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잘해 오셨는데 방법이 있겠죠.

이거 보통 일이 아니네 내가 사돈댁에 직접 전화를 걸어봐야겠다.

일단 끊어봐라 오히려 저보다도 어머님이 훨씬 더 저희 집 사정에 대해 걱정을 하시는 겁니다.

심지어 친정엄마한테까지 전화를 해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여쭤보셨고 엄마는 별일 없을 테니 안심하라고 말을 했지만, 시모는 도무지 진정할 줄을 모르더라구요.

마치 자기가 폭탄 맞은 사람처럼 여기저기 알아보며 들쑤시고 다니고 시도 때도 없이 저희 친정엄마한테 전화를 걸어서 사람 피곤하게 하더라구요.

세희야 너희 시어머니 대체 왜 저러시니? 오늘도 전화해서 자기가 잘하는 법무사가 있다고 만나러 가자고 난리셨어.
진짜 내가 우리 집 일에 신경 쓰지 마 말라고 했는데, 대체 왜 그런 있는 거예요.

엄마 진짜 미안해 내가 다시 잘 이야기할게 걱정해 주시는 건 좋은데 적당히 좀 하셔야지.
안 그래도 너네 아빠 일 때문에 머리 아파 죽겠는데 아빠는 좀 어때 괜찮으시대?

이번엔 좀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아 거기가 너네 아빠 거래처 중에 두 번째로, 큰 곳이었거든.

그냥 이참에 폐업할까 생각도 하는 중이야 폐업하면 아빠는 뭐 하게?

안 그래도 몇 년 하다가 니 오빠한테 다 넘겨주려고 했어. 지금까지 니네 아빠가 참 오래도 했다.

세무사가 그러는데 어차피 넘겨줄 거 이렇게 된 이상 폐업해버리고 남은 세금까지만 정리하는 것이 훨씬 빨리 끝날 거라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다음 달에 너네 오빠 이름으로 새로 사업자 낼 거야.

거래처에도 다 그렇게 이야기해놨어 그래 어차피 오빠가 물려받아서 할 건데 기회에 빨리 넘겨 아빠는 세금이랑 떼인 돈은 어떻게 하려고 그래? 동탄에 상가 있던 거 팔았어.

다 내야지 별 수 있니 니 아빠 앞에서는 내색하지 말고 적당히 모르는 척해라 별일 아닌데 괜히 너네 시모까지 난리법석이라.

요즘 ​많이 예민하니까.. 알겠어 엄마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몸 건강하게 잘 챙겨 먹고 있어.

사실 저희 부모님이 큰 위기 상황인 건 맞지만, 시어머니 생각처럼 망해버릴 정도는 아니에요.

사업체 이외에도 아파트나 상가도 구입해 놓으셨고 이번 일로 생각지 못한 손해가 몇 억 정도 생긴 건 사실이지만 엄마는 예전에 분양받았던 상가를 매각하면서 해결이 가능했거든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사업이라고는 해본 적 없이 회사 월급쟁이로 평생을 살았던 시모 입장에서는 당장에라도 저희 집이 망해버릴 것처럼 불안했었나 봅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좀 짜증 나긴 해도 귀엽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었는데, 어머님이 선을 넘기 시작하셨어요.

얘야 너희 아버지 폐업하신다면서 결국 도망친 사람 못 잡았나 보네.

요즘엔 그런 사람들 잡아봤자 돈도 못 돌려받아요. 저희뿐만 아니라 당한 회사가 한두 곳이 아니더라구요. 형사처벌이라도 받게 해야죠.

그럼 빚은 다 어쩌고 너한테 갚아달라고 하시는 거 아니냐 아니 한순간에 이게 무슨 일이니 일은 없으니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신경 안 써도 알아서 잘 하실 거예요.

처음엔 다들 그렇게 말한다더라 나중엔 자식들 모아놓은 돈까지 다 끌어다가 쓰고 그래도 안 되면 월급까지 뺏어간다는데 그러니까 애초에 사업 같은 걸 왜 해서 자식들까지 위험하게 만들어.

그냥 평범한 회사나 다니시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손 벌릴 일이 뭐가 있어요.

너야 너네 부모니까 도와주고 싶겠지 근데 내 아들은 안 돼 내 아들 앞날이 창창한 앤데 처갓집 때문에 발목 잡힐 순 없다.

지금 무슨 상상을 하시는 거예요. 저희 집 안 망한다니까요?
만약 너네 부모 빚 갚아 주려거든 내 아들은 거기서 빼줘라 지금 저희 이혼시키려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산 사람은 살아야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희 부모님에게 잘 보이려고 시키지도 않은 파김치까지 만들어서 저희 집에 보내셨으면서 조금 힘들어졌다고 바로 손절하시려 들더라구요.

정말 어처구니없어서 카톡 대화 내용을 남편에게 보냈고 너희 엄마가 우리 두 사람 이혼하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남편이 회사에서 일하다 말고 깜짝 놀라 제게 전화까지 하더라구요.

자기 엄마가 뭔가 착각한 것 같다면서 직접 이야기하겠다길래 그냥 다 필요 없으니까. 앞으로 너희 엄마가 우리 친정집에 신경 쓰지 못하게 하라 했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시모가 어떤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는지 다 알게 됐으니 더 이상의 친한 척도 하지 말고 그냥 서로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자고 했죠.

그게 싫으면 우리까지 이혼하는 수밖엔 다른 답이 없을 것 같다구요.

저도 그렇지만 남편도 저와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제 이야기를 시모에게 그대로 전달하면서 상황은 끝이 났습니다.

며칠 후에 시아버지가 남편에게 상황을 전해 들었는지 자기가 대신해서 미안하다며 사과 전화까지 하셨지만, 제 마음은 전혀 풀리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남편이 시댁 챙기고 제가 우리 친정만 챙기면서 살기로 했어요.

서로 상대방 부모가 연락할 일이 있으면 본인들 자식을 통해서만 연락하고 절대로 직접 연락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명절이나 기념일에도 서로 선물 보내는 것도 끝이고 저는 시댁 찾아갈 일도 없습니다.

시모를 안 보고 산다 생각하니 조금 낫지만 그래도 아직 배신감은 남아있어요.

저희 부모님이 잘 나간다고 생각해서 친하게 지내고 싶으셨던 걸까요? 정말로 우리 집이 쫄딱 망하기라도 하면 저를 쫓아낼 생각이셨는지도 궁금해요.

이미 저는 독립했고 저는 저대로 부모님은 부모님대로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왜 어머님 마음 때로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시모가 저한테 직접 연락하는 순간 남편과 이혼할 거라 엄포를 놓아서 그런지 뒤로 연락 한 번 없이 조용히 지내고 계시더라고요.

가족으로서의 신뢰가 다 깨져버려서 앞으로도 얼굴 보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잘해주는 사람은 저희 부모님 말고는 세상에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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