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병원 건물 옥탑방에서 기거하며 밤낮없이 환자를 보살핀 의사가 있습니다.
덕분에, 그가 근무한 병원에서는 어떤 시간이라도 아픈 사람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병원비가 없는 사람을 위해 자기 월급을 가불해서 대신 병원비를 내주는 마음 따뜻한 바보였습니다.
남북 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되어 헤어진 아내를 그리워하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이 의사는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장기려 선생님입니다.
어느 날 경찰서에서 선생님께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선생님께 발급된 월급수표를 어떤 노숙인이 사용하려다 신고로 잡혀 왔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은 경찰서로 달려갔습니다.
“아니, 이 사람에게 적선을 하려는 데 마침 가진 게 그것밖에 없어서 그냥 드린 겁니다.
아이고, 저 때문에 이분이 괜히 경찰서까지 와서 고초를 겪으시니 이거 미안해서 정말 어쩌지요.”
어느 날은 한 환자가 병원비가 없다고 한탄을 하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또 자신의 월급을 미리 받아 환자의 병원비를 대신 내주려고 했으나 병원에서 거절했습니다.
이러다가는 선생님이 돈이 없어서 식사조차 제대로 못 할 판국이었기 때문입니다.
고민하던 선생님이 환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밤중에 병원 뒷문을 열어 놓을 테니 눈치를 봐서 살짝 도망가세요.”
수많은 인술을 펼치고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초석을 만들어 주신 분이 바보라 불리며 존경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1995년 세상을 떠난 장기려 선생님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세상에 전하려 하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그 어떤 것도 세상에 남기지 않으셨습니다.
성인 아니면 바보스러운 당신을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