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모셔야 하는데…?”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홀로 남은 시아버지를 모셔야 하는게 불만이었던 며느리 하지만 시아버지의 행동에 눈물을 펑펑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새해부터 나는 시아버지를 누가 모시냐에 남편과 싸울수밖에 없었습니다.

“형님이 계신데 왜 우리가 모셔야 해? 난 싫어” “엄마 돌아가시고 혼자 사시는 것 보니까, 내가 신경이 쓰여 안되겠어. 내가 당신한테 한번만 부탁할께 응?”

남편은 울먹이며 나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였습니다.

“아주버님은 뭐하시고? 장남이잖아. 대기업도 다니면서 집도 우리집보다 넓고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데 왜 우리가 아니 왜 내가 해야 되냐고?”

25년전 어릴적 남편은 엄청 개구쟁이어서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바람에 아버님께서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자식을 잘못 키웠습니다”라며 매번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다니셨다합니다.

하루는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지나가는 트럭에 치일뻔한 남편을 아버님이 구하고 부딪히는 바람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 못쓰신다고 하십니다.

아버님이 늦게 낳은 남편때문에 60넘어서까지 노가다를 해서 가족들을 먹여 살리셔야 하셨답니다. 남편은 군대를 제대하고도 일정한 직업없이 20대를 놀고 먹었다고 하였고 오랜 노가다로 시멘트 독같은게 손에 배여 겨울이 되면 손이 쩍쩍갈라지고 피가 나서 많이 아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평생 모은 재산으로 집 한채를 마련하셨는데, 두 아들 결혼할때 집 장만 해 준다 팔으셨고, 전세집 얻어 두 분이 사시다가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지를 보니 마음이 아파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였습니다.

남편 혼자 벌어 먹고 살려니 생활도 빠듯한데 아버님이 오시면 반찬이랑 이것 저것 챙길게 너무 많아진다 생각하니 많이 힘들었었습니다.

아주버님은 이핑계 저핑계로 절대 못 모신다고 하셨습니다.

한사코 괜잖다는 아버님을 모시고 오겠되었습니다.

첫날부터 여러모로 정말 신경 쓰이는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뭘 해드려도 맛있다하시면서 엄청 미안해하셨습니다.

어떤때는 고기반찬을 해드리면 “나는 괜잖다”라며 남편을 주라하셨습니다. 어쩔땐 며느리먹어라며 일부러 드시지도 않으시고 식사끝나면 바로바로 설겆이를 하셨습니다. 어느날 물걸레로 바닥을 닦고 계셔서 놀란적도 있었습니다.

“아 그냥 할 일도 없고 해서 운동삼아 하는거니까 신경쓰지 말거라”

아버님은 며느리 눈치보느라고 그러신 것 다 알고 있습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아버님은 아침에 나가셔서 저녁이 되어 들어오셨습니다. 용돈을 드려도 거절하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옆집 아주머니께서 “자네 시아버지 유모차에 박스 잔뜩 올려서 끌고 가던데”라고 하십니다. 그말을 듣자 밖으로 나갔습니다. 여기저기 찿아봐도 어디로 가셨는지 안보이십니다.

남편에게 울면서 전화를 하였습니다. “아버지 찿아 올께”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남편이 밖으로 나갔습니다.

“눈치도 못채고 이 바보야” 자책하며 생각해 보니 몇일 전부터 들어오실때마다 과일이며 과자들을 한 봉지씩 갖다 주시는 것입니다.

“못 난 며느리 눈치 안봐도 되는데 내가 그렇게 불편을 드렸나봐요. 친정 아버지도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나고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서 남편과 아버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아버님은 여전히 며느리 눈치를 보십니다. 끌고 온 유모차를 숨기기 바쁘셨습니다.

“아버님 정말 죄송해요.” 눈물을 흘리니 “아니다 나 때문에 널 힘들게 해서 내가 미안하다”

아버님 손을 덥썩 잡았습니다. 심하게 갈라진 손등과 굳은살 베인 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버지 그런 일 하지마세요.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요 네?” 남편은 아버님을 방으로 모시고 가면서 펑펑 울었습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데도 눈물이 안 멈춥니다. 셋이서 모처럼 오붓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 먹어면서도 아버님 손을 보니 또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모처럼 남편 쉬는 날. 시내가서 아버님 잠바와 신발 한켤레를 샀습니다. 아버님은 괜잖다고 한사코 사양 하셨습니다.

“아버님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라니 “허허 잘 입어마. 고맙다”하십니다. 우린 이렇게 진짜 가족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평생 아버님 정말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실게요. 지금은 불편하시겠지만, 제가 아버지처럼 아버진 친딸처럼 대해 주실때까지 열심히 모실께요. 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그쵸 아버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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