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부모님께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을 그려 오는 거다.
엄마나 아빠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물건을 한 가지만 예쁘게 자알 그려 오는 거야. 알았지?”
선생님의 말씀에 아이들은 저마다 많은 생각에 잠깁니다.
엄마나 아빠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이 무엇일까?
학생들 각자는 머리 속에 그 물건이 무엇인가를 상상하며 그려 봅니다.
다음 날, 발표시간이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가 나와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친구들에게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합니다.
“이건 우리 아빠가 부는 나팔인데요,
우리 아빠가 이것을 불면 엄마는 노래를 하십니다.
두 분이 다 아주 소중하게 여기시는 악기입니다.
노란 금으로 도금이 되어 비싼 악기라고 하셨습니다.”
또 다른 아이가 나왔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는 손도 못 대게 하는 아주 비싼 도자기입니다.
우리 집안의 가보라고 하십니다.
우리 고조의 고조 할아버지 때부터 오래오래 보관해 온 도자기라고 하십니다.
값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아주 비싸고 귀중한 도자기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여러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카메라를 그려온 아이, 승용차를 그려온 아이, 엄마의 보석반지를 그려온 아이, 아이들의 그림 속에는 정말 비싸고 귀해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히 있었습니다.
선생님도 그 아이들의 가보 자랑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으로 발표를 한 영준이가 자신의 도화지를 펼쳐 보이자 아이들이 깔깔대며 손가락질을 하였습니다.
영준이가 들고 있는 도화지에는 쭈글쭈글한 베개 하나가 덜렁 그려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영준이는 친구들의 웃음 소리에 아랑곳 하지 않고 발표를 계속하였습니다.
“이건 우리 엄마가 베고 주무시던 베개인데요.
그런데 우리 엄마는 작년에 돌아 가셔서 이 세상에는 안 계십니다.
엄마는 더 이상 이 베개를 벨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빠는 이 베개만은 절대로 버리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이 베개를 엄마가 살아 계셨을 때와 똑같이 침상에 나란히 놓고 주무십니다.
우리 아빠에게는 이 베개가 가장 소중한 물건입니다.
난 우리 아빠의 침상에 가서 엄마의 베개를 보면 엄마 생각이 납니다.
엄마의 베개를 가슴에 안고 여러 번 울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너무 너무.. 우리 엄마가..”
영준이는 목이 메어 더 이상 설명을 못하였습니다.
떠들썩 하던 교실의 분위기가 갑자기 조용해졌습니다.
영준이 짝꿍은 영준이의 엄마를 생각하며 훌쩍거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옆에 있던 아이가 또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교실 안이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엄마가 없는 영준이, 그리고 엄마가 베던 베개를 침대 위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주무시는 영준이 아빠의 외로운 모습이 눈 앞에 그려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선생님도 콧날이 시큼해 지셨지만 억지로 눈물을 참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살며시 영준이의 옆으로 다가 가서 떨리는 영준이의 어깨를 꼬옥 감싸 안아 주셨습니다.
엄마가 살아 계셨을 때에 자식을 껴안아 주듯이…
그리고 여러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정말로 이 베개는 무엇보다도 가장 값지고 소중한 물건이로구나!”
눈물을 훔치던 모든 아이들은 다 일어서서 영준이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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