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미디계의 역대급 바보 캐릭터 ‘영구’를 연기하며 8,90년 대를 풍미한 개그맨 심형래는 과거 한국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릴만큼 살아있는 전설로 통했습니다.
하지만 계그계에서 영화계로 주 활동 분야를 옮기고 나이를 한해 두해 먹어가다 보니 과거 한 끗발했던 개그감이 모두 사라진 것일까요.
모두를 숙연하게 만드는 심형래의 무리수 개그가 논란을 자아낸 건 지난 2010년 초창기 <런닝맨>에서 였습니다.
원로 개그맨 심형래 특집으로 꾸며진 해당 회차에서는 멤버들이 영구의 트레이드 마크인 파란 조끼와 한복을 착용한 채 과거 심형래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개그코너 ‘변방의 북소리’를 재현하는 구성이 전파를 탔는데요.
여기서 심형래의 역할은 멤버들이 영구 캐릭터를 잘 살릴수 있도록 옆에서 조언을 건네는 일종의 코치였는데, 그 행동이 과해도 너무 과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르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폭력적인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첫 피해자는 유재석으로, 심형래는 멤버들이 연기를 잘 해내지 못하면 죽도로 때리는 무리수를 뒀는데 이 와중에 유재석의 머리를 죽도로 여러번 내리쳤고 유재석은 정말 아팠는지 몇 대 맞다가 나중에는 손으로 막기까지 했습니다.
자신 뿐 아니라 당시 고정 멤버 중 한 명이었던 송중기에게까지 죽도를 계속해서 내리치는 심형래는 은근히 막아내기도 한 유재석.
런닝맨 멤버들 사이에서 은은하게 퍼지던 당혹감을 심형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이번엔 이광수의 머리를 아주 심하게 내리치고 낭심을 가격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이거 고소감 아니냐” 등 반응을 보일 정도였고 옆에 있던 지석진 역시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말투로 적당히 해달라며 선배 심형래를 나무랐는데요.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메인으로 특별 회차를 마련했다면 좀 더 큰 웃음을 유발하고자 욕심을 부릴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후배들을 계속해서 때리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며 낄낄대는 건 시청자들로 부터 구시대적이라는 악평을 듣기 충분했습니다.
사실 심형래는 떨어진 개그감 뿐 아니라 개그맨 후배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는데요. 과거 지석진이 건방지게 군다는 이유로 지석진보다 선배였던 유재석, 김수용에게 군기를 잡으라는 명령을 내린 심형래.
하지만 둘 다 지석진보다 나이가 어렸고 마음도 여린 탓에 화장실에 들어가 지석진을 혼내는 척 연기만 하는 것으로 심형래의 지시를 이행했지만 이를 나중에 알게된 심형래에게 걸려 죽을 정도로 맞았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석진이 KBS에서 SBS로 이적했다고 하니 그 시절 선배가 주는 위압감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됩니다.
후배들을 향한 이런 행동들이 용인된 시대를 지나온 사람이니 남을 때리는데 별 문제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됩니다.
그러나 후배들과의 사적인 자리도 아니고 전국에 전파되는 지상파 방송에 출연한다면 적어도 요즘 개그 트렌드는 익히고 출연하는게 시청자를 위한 배려일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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