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집은 가난했습니다.
3남 4녀 아홉 식구가 단칸방에서 복닥되는 집 어머니 아버지는 눈만 뜨면 오늘은 또 뭘로 허기를 채울까 끼니 걱정이 떠날 날이 없었습니다.
보리밥도 배불리 먹을 형편이 아니었던 시절 우리 가족의 가장 특별한 영양 보충거리는 닭이었습니다.
엄마의 한숨소리에 튕겨져 나가듯 집을 나간 아버지가 어쩌다 닭 한 마리 들고 오면 어머니는 가능한 한 양을 부풀리기 위해 양파며 감자 파 같은 것들을 잔뜩 넣고 닭 요리를 만드셨습니다.
그런 날 밥상머리는 그야말로 전쟁터 고기를 한 점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일곱 남매 젓가락 전쟁이 치열하게 그지없었습니다.
그 치열한 쟁탈전 속에서도 유일하게 남아도는 것은 닭발 두 개 나는 아무리 고기가 먹고 싶어도 허연 발톱이 징그러운 닭발만은 손을 대지 않았고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였니요.
형제들의 젓가락 세례를 피한 닭발은 늘 아버지 몫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뼈까지 오독오독 닭발을 참 맛나게 드셨고 우린 아버지가 닭발을 좋아하신다고 믿게 됐습니다.
형편이 좀 나아져 밥 술이나 끓여 먹고 살게 된 뒤에도 나는 닭 요리만 하면 제일 먼저 닭발을 찾아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자 아버지 닭발이요.
그로부터 30년 이제 내 차집니다.
그 옛날 아버지가 그랬듯이 닭발 목뼈 아이들이 싫어하는 부위만을 더 맛있게 먹는 아버지가 돼서야 비로소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닭발을 좋아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도 살코기 맛난 걸 아셨다는 것을 말입니다.
“5000원 짜리가 500원으로…” 한 무인점포 5000원짜리 물건이 500원에 팔리고 있었고 이를 본 여성의 뜻밖의 행동에 모두가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