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경쟁하는 토요일 저녁 요란하지 않고 차분하면서 잔잔한 흐름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영철의 동네한바퀴>가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자였던 김영철 배우가 178회 보령시 편을 끝으로 하차를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김영철은 그렇게 2018년 7월 시작으로 178회 만에 해당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동네한바퀴>는 씨름선수 출신 방송인 이만기가 바통을 이어받게 됐는데요. 그런데 김영철 배우의 하차 소식은 다소 당황스럽고 그 시점도 애매합니다 .
만약 하차를 결정했다면 큰 기념이 될 수 있는 200회를 마치고 해도 될 일이었습니다. 178회를 진행한 상황에서 하차가 급히 진행됐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데요.
시청자 게시판 등에서 그의 하차와 관련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을 빼고 시즌2로 이어간다고 하지만 일이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동네한바퀴는 어르신들 만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그 동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 동네에서 평생을 살다시피 한 구순의 노인도 있고 그 동네에 이제 막 창업한 스무살 청년도 있고 이 모두와 소통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이만기가 어르신이 아닌 신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한 청년 사업가나, 가게 한켠 오래된 스피커와 LP가 잔뜩 쌓인 클래식 애호가나, 카페 사장님 같은 사람들과도 얘기가 잘 통할지 의문입니다.
이만기가 제발 정치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해에서 정치판에 두어 번 기웃거린 적이 있는걸로 아는데요.
그때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좋은 이미지 정치판에서 다까먹고 누더기 될까봐 이만기를 아끼는 마음에서 하는 얘기이니 오해는 마시길 바랍니다.
또다른 문제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의 시청자 소감에는 이만기를 환영하지 않는 글이 대부분입니다.
한 시청자는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이만기가 이 프로에 어울립니까.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떨어지고 이제 2년 후에 출마하려고 슬슬 이미지 메이킹하려고 합니까. 1회부터 봐온 애청자입니다. 정치권에 얼씬거리는 사람을 왜 이 프로에 투입합니까”
이유는 전에 이만기가 욕설 글을 SNS에 공유한 사실 때문인데요. 이만기는 2016년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재정 경기교육감을 겨냥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세력을 빨갱이라고 과격하게 표현한 페이스북 글을 공유해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종북감시단’ 소속의 하모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피켓을 들고 있는 이재정 교육감의 사진과 “빨갱이는 보이는 즉시 사살하라”며 이 교육감을 욕설과 함께 거칠게 비난했던 글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만기가 해당 글을 그대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기 때문인데요. 누리꾼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과 비난이 거세지자 이만기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은 얼마 후 삭제됐습니다.
이만기는 후보자 유세 중 상대방 김경수 후보를 종북으로 몰며 색깔 공세를 펼쳐 논란도 있었습니다. SNS에서 자신의 신념이나 동의하는 내용은 나누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친 욕설을 공유하는 것이 대학교수이자 국회의원 후보였던 사람이 할 행동이었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가 이번에 <동네 한 바퀴>의 진행자가 될 자질이 있냐는 것입니다. 논란이 있는 이만기의 진행을 반대하는 <동네 한 바퀴>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소리를 KBS가 외면한다면 수신료 징수의 당위성이 사라지고 시청자들의 시청 반대에 김영철 없는 <동네 한 바퀴>는 얼마 못가 폐지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김영철 배우는 <동네 한 바퀴>를 시작하면서 오랜 세월 이 프로그램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고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과거 드라마 출연을 하면서 프로그램을 병행한 경험도 있고 스케줄 문제는 조절이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지방 촬영이 이어지는 일정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더 많은 나이의 최불암 배우가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은 무리없이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영철 배우는 최불암 같은 배우고 되고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만큼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하차는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으로는 드물게 안티도 안보이고 시청자 소감의 댓글들은 마치 동네 사랑방 분위기가 납니다.
그가 없는 허전함을 피할수는 없을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김영철 배우가 사연을 접하고 눈물짓던 장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보고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장면,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는데요.
이별과 관련해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시청자들은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를 통해 보통 사람들의 위대함. 그런 보통의 역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수 있었습니다.
그런 삶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준 김영철 배우의 노고에 감사를 표합니다. 김영철 배우가 앞으로도 오래 방송인을로서 우리곁에 남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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