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을 하고 임신을 한 상태로 온 시누이” 그런데 뱃속의 아기, 아기의 아빠가 내 남편이라고 말을 하였고 이내 밝혀진 사실에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6개월 동안 가출 상태였던 시누이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현재 임신한 상태라고 한다.
당연히 시댁 식구들은 아예 아빠가 누구인지 물어봤고 시누이는 웃으면서 큰오빠라고 대답했다고 하여 우리 부부는 당장 집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물론 남편은 절대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시부모님께 도대체 시누이는 언제 오빠와 관계를 맺었다고 했느냐 물어봤더니, 남편의 출장 기간과 같은 날짜에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순간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 부부가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시누이는 오빠 아이가 맞는다고 인정해줘 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된다. 본인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는 남편에게 적당히 거짓말하고 인정하라며 시동생이 남편에게 주먹을 날렸다.
일단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흥분해서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도망치듯이 집으로 돌아왔다.

후로 시댁에서 전화가 계속 왔는데 내가 아이 낳으면 오빠네 부부 아이로 키워줘야 해 남자라면 똑바로 책임져라.
매일 걸려오는 전화의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다.
남편에게 친자 확인 검사를 해볼래? 라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어차피 남편과 같은 부모님의 여동생이기 때문에 검사 결과에 신빙성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불안함도 있었다.

시누이도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친자 검사를 한다고 해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저 정도로 자신이 있는 거라면 둘 사이에 진짜 뭐가 있었던 건가 생각되기도 했는데 남편은 결혼 전부터 여동생을 지긋지긋하다고 자주 말했었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시누이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웠다.


매일 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를 착신 거부를 했음에도, 공중전화나 모르는 번호를 이용하고 회사에 전화가 오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너무 괴로웠다. 전화벨이 울리는 것만으로도 토할 것 같았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우편함에 우표가 없는 편지가 들어있기도 했다.
KTX를 타야 할 정도로 먼 거리임에도, 말이다.
시누이의 행동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는데 시댁 식구들은 모두 강력하게 시누이의 편이 되어 있었다.
남편은 한창 회사 일이 바쁠 때였는데 시댁 식구들로부터의 피로감도 더해져서 저러다가 정말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걱정되었다.
시누이가 어릴 때부터 큰오빠를 굉장히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시어머니께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까지 비상식적인 행동을 할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 기술이 예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기 때문에 형제 사이의 아이인지 타인과의 아이인지도 전부 판정된다고 들었어.
친자 확인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길게는 이 주 정도 걸리니까 하루라도 빨리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시누이의 정신 감정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최근 돌아온 남편에게 친자 확인 검사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는 그 얘기는 그만하고 싶은데 라고 했지만, 확실하게 해두지 않으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시누이 뱃속에 아기는 죄가 없지만, 시누이의 아이인 건 분명하고 시누이가 아이 아빠를 당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언젠가 우리 아이가 생기게 되면 반드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울어버리고 말았다.


남편은 남편대로 생각도 많이 하고 혼자 해결을 해보려고 했던 것 같았는데 확실하게 시댁과의 연을 끊기 위해서는 매정하다 생각되더라도 극단적으로 움직이자 라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일단 우리의 계획은 시댁 근처에 있는 친자 확인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예약해 두고 당장 내일이라도 시댁에 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댁 식구 모두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시댁에는 병원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고 그냥 방문한다고만 연락을 드렸다.
얼마 전에 시댁 근처에 사는 남편의 친구 연락이 왔었는데 우연히 길에서 시누이를 만났다는 이야기였다.
가방에 임산부 배지가 달려있어서 너 결혼했어?
아이 생긴 거냐고 물으니 시누이는 웃는 얼굴로 임신 5개월이에요.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사람의 아이랍니다.
용서받지 못할 사이일지도 모르지만 인정받고 싶어서 지금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에요. 안 돼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댁이 있는 남편 고향은 작은 시골 마을이었는데. 시누이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이고 어릴 때부터 큰오빠에게 집착하기로 유명했는데 현재 임신한 상태로 매일 웃음 가득한 얼굴로 산책한다.
설마 아이 아빠가 큰오빠라는 소문이 퍼져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말았다.
남편의 고향에서도 유명한 시누이의 큰오빠를 향한 집착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돋았다.

어릴 때부터 시누이에게 시달려온 남편은 분명 나보다 더 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전부 해결될 때까지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보통의 사람이 듣기에는 너무 속이 울렁거리는 이야기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남편은 본인 가족들과 확실하게 연을 끊는 것이 좋아 보인다.
지지난 주 토요일 우리 부부는 시댁 식구들을 모두 태울 수 있는 큰 차를 렌트해서 시댁으로 향했다.
오전 중에 시댁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말들을 꺼내려는 시댁 식구들에게 일단 나가서 점심을 먹자고 하며 차에 태우는 것까지 성공.


병원에 도착하자 시댁 식구들은 우리를 속이고 멋대로 병원으로 데리고 와 라고 흥분하며 화를 내고 있었는데, 그때 남편이 다들 내가 아이 아빠라고 확신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럼 친자확인 검사 못할 것도 없잖아.
못 하겠다고 거부하는 것도 그건 그거대로 또 이상하잖아.
이대로 아이가 태어나도 나는 절대로 인정 안 할 것이고. 앞으로 매달 집으로 생활비도 보낼 예정이었는데.

전부 없던 일로 할 거야. 라고 말하자 시부모님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라면서 수긍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누이는 무조건 큰오빠의 아이야 유전자 검사해 볼 필요도 없지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해줘야지 뭐 라고 말했고 시동생은 아무 말이 없었다.
검사 예약이 꽉 차 있던 와중에 무리해서 검사 일정을 잡아주신 담당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검체 채취가 시작되었다.
시아버님과 시동생도 해달라고 부탁드리니 당황하는 두 사람 어디까지나 기왕 온 김에 채취해 보자는 거니까.
거부는 하지 말아줘 나도 어차피 같은 입장이니까. 라는 남편의 말에 두 사람은 내켜 하지 않으면서도 채취하도록 협조해 주었다.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오면 연락을 주겠다는 담당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무리되었다.

시댁 식구들은 쉬지 않고 불평불만을 쏟아냈지만 전부 무시하고 시댁에 모두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지막에 시누이가 배를 쓰다듬으며 웃는 얼굴로 남편을 바라보는데 진심으로 무서웠다.
그리고 월요일에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점심쯤에 남편에게 병원에서 전화가 왔는데 시누이가 병원에 와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는데, 말이 안 통한다.
데리고 가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하는 수 없이 병원으로 출발했다.
아무리 서둘러도 저녁에나 도착하기 때문에 우선 시댁에 전화해서 시누이를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을 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시아버님과 담당 선생님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께 거듭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되었다.
병원에 시누이가 와서 검사 결과가 나왔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검체를 채취하고 이틀이 지나서 당연히 결과가 나왔을 리가 없는데 말이다.
아직입니다. 결과 나오면 큰오빠분께 연락을 드릴게요.

라고 말하니 시누이가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서 남편과 시동생의 유전자 검체를 바꿔치기 해달라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이름도 한 글자만 다르니까 실수인 것처럼 해달라고 당연히 사례도 하겠다면서 그런 일은 불가능합니다라고 .
담당 선생님이 말하자 시누이는 처음에는 울기 시작했는데 울어도 아무 소용없다고 깨달았는지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을 부를까도 생각했지만, 지인 소개로 오셨기에 일단 남편에게 먼저 연락을 주셨다는 이야기였다.
왜 그때 경찰에 신고해서 넘겨주세요라고 말하지 않고 시댁에 연락을 했을까?
지금도 굉장히 후회하는 부분이다. 그 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시댁으로 갔다 .


시댁에 도착하자 오셨어요. 라고 웃는 얼굴로 맞이해주는 시누이.
미안해 내가 요즘 좀 임신 우울증인 것 같아 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시누이의 태도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며 모두가 모여 있는 거실로 갔다.
우선 병원에서 담당 선생님과 나누었던 대화를 전부 이야기했다.
그리고 내 말이 끝나자마자 남편이 말했다.

그래서 도대체 아이 아빠는 누구야?
큰오빠 라고 대답하는 시누이에게 그럼 왜 병원까지 가서 둘째랑 내 검체를 바꿔치기 해달라고 했어?
물어보자 혹시나 만약에 나는 것도 있으니까. 라고 반론을 하자.
혹시나 만약에라는 걱정이 있다면 바꿔치기를 하지 않아야 더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거 아니야.
네가 걱정하는 만에 하나라는 게 0.01 % 아니야.
그러자 시누이는 입을 다물었고 내가 남편의 말을 이어서 했다.

아가씨가 큰오빠랑 관계를 가진 날짜를 기억하고 있다면 알려줄 수 있어요?라고 묻자 x월 x일이야 다이어리에도 적어놨어.
확실해 라고 나를 무섭게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장소는요 ? x역 앞에 있는 호텔.
기념으로 영수증도 가지고 있어 시누이의 말을 듣고 우리 부부는 승리를 확신했다.
시누이에게 다이어리와 영수증을 보여달라고 말하고 그것들을 확인한 후에 남편이 두 장의 종이를 주머니에서 꺼내서 보여주었다.
시누이가 남편과 관계를 맺었다고 말한 날짜에 남편은 출장을 가 있었다.
출장지에서 숙박했던 호텔의 영수증과 비행기 티켓의 복사본이었다.
내가 그날 x호텔에 있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라고 말하는 남편 시누이는 순간 당황하더니, 엄청난 속도로 종이들을 낚아채서 잘게잘게 찢어버렸다.
그러나 어차피 원본은 남편 회사에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무의미한 행동이었다.

수일이 지나고 드디어 병원에서 결과가 나왔다는 연락이 왔다.
주말에 시댁 식구들도 모두 모여서 다 함께 확인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 시댁에 도착했는데 시누이가 보이지 않았다.
오후에는 돌아온다고 했는데, 라고 하시는 시어머님
못 나가게 하셨어야죠.


저녁이 되어도 시누이는 집에 오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우리끼리 결과를 확인하기로 하였다.
결과는 확률 순으로 했을 때 시동생 남편 시아버지였다.
시동생과 남편의 수치 차이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시댁 식구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충분했다.

결과를 확인하고 나를 제외한 세 명의 표적은 시동생이 되었다.
처음 시누이의 임신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남편에게 주먹질을 한 이후로 줄곧 침묵을 지켜왔던 시동생이었지만 이날은 바로 모든 사실을 자백했다. 여동생이 먼저 유혹했다.

목소리가 형과 비슷하다고 좋아한다고 하면서라고 했다.
시동생은 남편과 얼굴은 다르게 생겼는데 목소리는 거의 똑같았다.
나도 착각한 적이 있었다. 이 일이 밝혀져서 소문이라도 나면 회사에서 또 잘릴 것 같고, 시누이가 큰오빠에게 뒤집어 씌우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며 협력하라고 해서, 계속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라는 게 시동생의 변명이었다.

뭐라고 그딴 이유로 우리 부부를 이렇게까지 괴롭게 만들었다고 자기 욕구를 주체하지도 못한 주제에 책임을 우리한테 넘기려고 했다고.
분명하게 남편이 아무 잘못도 없는 줄 뻔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주먹질을 했다고?
속으로만 생각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
진실이 밝혀지자 순식간에 태도 전환을 하신 시어머니가 내 어깨를 토닥이며 나를 달래주려고 했는데, 손을 남편이 세게 치워버렸다.
당신들도 다 똑같은 공범이야 당신들이 내가 아니라고 하는데도 내 말 들었어?


당신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아주 잘 알았어.
이번 일로 가장 불안했을 수도 있는 아내만 내 말을 제대로 들어주고 믿어줬어.
나한테 가족은 아내뿐이야 지금부터 당신들은 내 가족이 아니야.
앞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 특히 지금까지처럼 돈 관련해서 더 이상 나를 찾지 마 장례식 때도 연락 하지 마.
그리고 내 손을 당겨서 시댁에서 나왔다.

차를 출발시키기는 했는데 둘 다 너무 흥분 상태여서 고속도로의 졸음 쉼터에서 잠시 쉬어야만 했다.

결국 밤늦게 집에 도착했고 시댁 식구들에게 끊임없이 전화가 너무 많이 오기에 시댁 식구들 전화번호를 모두 착신 거부했다.
그 후로 수일이 지나고 바로 어제 저녁쯤에 인터폰이 울려서 봤더니, 시누이가 와 있었다.
대책 없이 상대했다가 괜히 흥분시키는 것도 싫었고 무엇보다 얼굴 마주 보고 말을 섞는 것 자체가 싫었기 때문에 집에 없는 척을 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갔나 싶었는데, 우편함에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대로 찢어서 버리고 싶었는데, 혹시나 몰라서 한번 읽어두자 싶어서 편지를 꺼내 보았다.
어제 아이를 지웠습니다. 이제 걱정 안 하셔도 괜찮아요.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부모님과 작은 오빠와는 연을 끊었다고 들었어요.
나는 자리에 없었으니까. 상관없겠지요. 다음에는 반드시 큰오빠의 아이를 임신하고 싶어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대략 요약하자면 이런 내용이었다.
안 보는 편이 정신건강에 더 좋았을 것 같다.
시누이는 여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시동생도 아무리 여동생이 유혹한다고 해도 그거에 넘어갔다는 것,
나는 프리랜서로 집에서도 충분히 일을 할 수 있고 남편은 회사에 지방 발령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빠르면 3개월 늦어도 반년 후에는 다른 지역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설마 아이 아빠가 시동생일 줄이야 그러니까 처음에는 어차피 같은 오빠들이니까.
친자 확인 검사를 하면 어차피 본인이 원하는 결과 나올 것으로 생각해서 시누이가 그렇게 당당했던 건가.


게다가 둘째, 오빠는 당연히 유전자 검체 채취를 안 할 것으로 생각한 거고.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친자 확인 검사 결과에는 확률로만 표시되니까.
시동생을 검사하지 않았더라면 남편이 아빠가 되는 거였잖아.

이 정도로 소름 돋는 정신 상태의 가족 중에서 남편만 멀쩡하다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아내뿐이라고 말할 때 감동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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