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파트 너희 오빠 주자” 여자가 힘들게 돈을 모아 산 아파트를 결혼하는 오빠에게 주라는 엄마의 충격적인 말에 모두가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야 잘 지내고 있냐? 나야 똑같지 뭐 왜 또 무슨 일이야 이번에도 돈 빌려달라고 하기만 해.
너는 내가 맨날 돈 빌리고 떼먹는 사람인 줄 알아 나도 30 넘고 정신 차렸다고 다음 주말에 엄마 집에 좀 내려와라.


갑자기 엄마 집에는 왜 나 주말 특근해야 하는데 니 새언니 소개시켜 줄라고 그러지.
오빠가 이제 결혼하잖아 오빠가 결혼한다고? 오빠가 무슨 돈이 있어서 어떻게 결혼을 해 .
오빠한테 말버릇 좀 봐 세상에 돈 없어도 잘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돈은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벌면 그만이지.
아무튼 내려올 거야. 말 거야.

가야지 어떤 불쌍한 언니가 우리 오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하는지 내 눈으로 봐야겠어.
내가 그날 오빠 옛날 이야기 다 해도 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럼 토요일 저녁에 엄마 집에 내려와 있어.


알겠어 그럼 그때 봐 저는 28살이고 집에서 혼자 떨어져서 직장 생활한 지도 벌써 7년째입니다.
21 살 때부터 쉬지 않고 계속 일만 하면서 살았어요.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기업 엘시디 패널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교대 근무라서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꽤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어요.
또래 친구들 다 대학 다니면서 남자 만나고 술 먹고 놀러 다닐 때 저는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직장과 기숙사만 왔다 갔다 하며 살았었죠.
저희 집안이 그리 여유로운 환경이 아니라서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해야 했기에 일찌감치 다 포기하며 돈만 모았습니다.

하나뿐인 오빠는 그나마 부모님이 돈을 대줘서 집 근처 지방대를 나왔고 중소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연봉은 제가 버는 돈의 반 정도입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저처럼 몸 쓰는 일이 아니라 대학 나오고 사무직으로 일한다고 좋아하시죠.
얼마 벌지도 못하면서 차는 중형차 뽑아서 끌고 다니고 월급날 일주일 전에는 항상 돈이 부족하다면서 저한테 10만 원씩 빌려가고 갚지도 않았어요.


그래도 가족이고 오빠라는 이유로 언젠간 철이 들겠지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주말에 집에 내려가서 오빠와 결혼한다는 새언니 얼굴을 보고 왔는데 뭔가 느낌이 쎄한 기분이 드는 것이 좋은 인상은 아니었어요.


오빠가 결혼한다는데 제 의견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알아서 잘 살겠지 생각하고 다시 기숙사로 올라왔는데 며칠 후에 이번엔 엄마한테 연락이 오더라고요.
야야 이번 달은 왜 용돈이 아직 안 들어왔냐 오늘 들어갈 거야. 월급날이 일요일이라 하루 늦게 들어간다고 말했잖아.

그러냐 니 오빠 장가가는 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오빠가 결혼해서 잘 살면 좋은 거지 뭐 내가 무슨 의견이 있어 .


그렇긴 하지 근데 너 작년에 이 동네에 집 사놓은 거 있잖아. 거기 지금 전세 내주고 있지.
응 그러고 있지 아직 계약 기간 안 끝났어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개들이 올가을에 결혼하면 당장 들어가서 살 집이 없는데 니네 집 전세 끝나면 거기서 좀 살게 하면 안 될까?
내 집에서 계약이 9월에 끝나긴 하는데 오빠가 집 전세금 맞춰줄 돈이나 있어 ?
지금 집값 다 올라서 전세만 4억 정도 할텐데 걔가 4억이 있으면 내가 너한테 이런 소리를 할 필요가 있겠냐 .


형제끼리 무슨 전세 계약이야 그냥 너 결혼하기 전까지는 좀 살게 해줘 .
아니 공짜로 들어와서 살겠다고 그럼 내가 세입자 전세금을 어떻게 빼주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
너는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그만이지 대기업 다니면서 그갓 대출금 하나 못 갚아 대출까지 받으라고 그리고 그걸 내가 왜 갚아.
아니 걔가 한 달에 벌면 얼마나 번다고 그래 다른 집에서는 장가 보낼 때 아들한테 집도 해주잖아.

우리 집이야 니들 아빠가 능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해주니까 내가 미안해서 그러지.
너가 니 오빠 결혼하는데 좀 도와줘라 미쳤어 진짜 엄마랑 오빠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이래 .
오빠한테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돈 없으면 결혼하지 말라 그래.


괜히 남의 집 귀한 딸 되려다 고생시키지 말고 뭐 너는 왜 그렇게 니 생각만 하냐?
그갓 집에서 네 오빠 좀 살게 하면 집이 닳아 없어지냐 시끄러 앞으로 이런 일로 전화하려거든. 연락하지도 마.


엄마나 오빠나 똑같아 나한테 돈 달라는 소리밖에 할 줄 모르지.
엄마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저는 열심히 돈 모아서 시집가기 전에 내 집 장만하는 것이 꿈이었고 결국 작년에 전세 끼고 33 평 아파트를 한 채 구입했어요.
먹고 싶은 거 안 먹고 놀고 싶은 거 안 놀고 20대 저의 인생이 다 녹아 들어가 있는 그런 집이었죠.

비교적 신축 아파트였고 초등학교도 바로 옆에 붙은 일명 초품아 아파트였기 때문에 나중에 내가 결혼하면 애 키우면서 살기 좋겠다. 싶은 곳이었어요.
지금 다니는 직장을 딱 이 년만 더 채우고 나이가 30이 되면 그동안 모아뒀던 돈이랑 퇴직금으로 집에 내려와 살면서 작은 카페라도 하나 차려서 편하게 사는 것이 꿈이에요.


오빠가 장가를 가던 말든 저는 상관 안 하는데 왜 나보고 신혼집을 내놓으라는 건지 제가 그걸 왜 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사는 분들은 전세 3억에 계약하고 사셨는데 사이에 집값이 많이 올랐잖아요.


부동산에 물어봐도 요즘 전세 매물도 거의 없고 시세도 무조건 4억 이상이라고 합니다.
제가 작년에 전세 3억 끼구 4억 8000에 집을 샀기 때문에 새로운 세입자 못 구하면 지금 살고 계신 분들에게 내 돈으로 3억을 내줘야 하는 거잖아요.

아니 내 집에서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면 지금 시세인 4억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3억은 저한테 맞춰주고 나서 말을 꺼내야 제가 고민이라도 한번 해볼 거 아닙니까.
나보고 3억 대출받고 내가 대출금까지 갚으라구요. 제가 부모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습니까?
엄마 부탁을 그렇게 거절하고 정확히 이틀 후에 이번엔 오빠한테 직접 연락이 오더라구요.
야 현경아 너 진짜 그러는 거 아니다. 내가 또 뭘 ? 집 이야기 할 거라면 그냥 말을 꺼내지 마.
나 진짜 오빠랑 엄마한테 화나려고 해 아니 벌써 여자친구한테 이야기 다 해놨단 말이야.

집에서 산다고 해서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제 와서 돈 없다고 월셋방에서 신혼생활 시작한다고 하면, 나 결혼 못 해.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구 오빠가 전세 대출이라도 받아서 와 그럼.
내가 시세보다 싸게 해줄게 나 옛날에 카드 잘못 쓴 것 때문에 신용불량 된 적 있어 개인회생 하는 중이라서 대출 안 나온단 말야 진짜 가지가지한다.
돈 없으면 주변에 민폐 끼칠 생각하지 말고 결혼하지 마 나도 신용불량인 사람한테 내 집 빌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야 너 보자보자 하니까 말이 좀 심하다 그건 그렇고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는 안 했는데 사실 나 속도위반이야 좀 봐주라 .


뭐? 속도 위반 애까지 있어? 그걸 왜 지금까지 숨기고 있는데, 진짜 나는 상상도 못 하겠다.
그러니까 원룸에서 애 키우면서 어떻게 살아 너가 집 좀 빌려줘 너는 돈 잘 벌잖아. 진짜 아니야.

나까지 오빠 인생에 끌어들일 생각하지 말고 부모님이랑 알아서 상의해.
난 지금 이 시간 이후로 오빠가 어떻게 살던 신경 안 쓸 거야. 너 진짜 그렇게 살다가 나중에 후회한다.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진짜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 대책에 안 서더라고요.


두 사람 다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닌데 속도위반이라뇨 능력이 없으면 알아서 조심해야지.
제가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옛날부터 허세 부리고 돈 쓰고 다니는 거 좋아하더니, 언제 또 갚지도 못할 카드 빚을지는 바람에 개인회생까지 하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엄마랑은 다르게 저희 아빠는 정말 불같은 성격입니다. 제가 부모님께 일러바치지는 않았지만 오빠가 속도위반으로 결혼하려 한다는 것은 얼마 후에 모든 가족들이 다 알게 됐어요.


저희 오빠는 나이 33 먹고 아빠한테 두들겨 맞았고 상대방 집에서도 결혼이고 뭐고 오빠를 가만히 안 두겠다며 한바탕 소동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 뱃속의 아이는 커가는데 결혼은 시켜야지.
저희 엄마가 한두 번 더 제가 가진 아파트를 내어줄 수 없겠냐고 물어봤고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 사는 집 담보로 5000만 원 돈 빌려서 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택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말라고 거절했습니다.
결국 집안에서 저는 돈 때문에 가족도 벌이는 매정한 년이 되어버렸네요.


엄마가 앞으로 명절이고 생일이고 집에 찾아오지도 말라는데 차라리 잘됐다. 싶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 아파트에 오빠네 부부를 살게 하면 이 년 후에 곱게 나갈 것 같지 않거든요.
워낙 뻔뻔한 인간이고 뼈속까지 구제불능이라 결혼하고 애 아빠가 된다. 한들 갑자기 정신 차리고 열심히 살 것 같지도 않아요.


엄마까지 완전 오빠 편이라서 그냥 계속 거기서 살게 해주라고 저보고 월세방 구해서 살라고 할 사람들이 분명했습니다.
가족끼리 인연을 진짜 끊을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당분간은 연락 안 하고 지내려구요.

보나마나 엄마가 저한테 먼저 전화하실 거예요.
제가 보내주던 용돈이 끊기면 아쉬운 건 제가 아니라 엄마니까요? 아무리 부모자식 관계라지만 돈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고 달라는 거 안 내주면 인연 끊겠다는 소리나 하는 엄마한테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


처음 공장에 취직했을 때 월급 통장 엄마가 관리해 준다고 하는 거 됐다고 내가 알아서 한다고 거절했는데 그때 만약 엄마한테 돈을 내줬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지금 집도 못 샀을 거고. 오빠가 돈 다 빼다 써서 한 푼도 안 남았을 것 같아요.
이참에 진짜 인연을 끊는 것도 나쁘진 않은 생각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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