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썰] “평소 우리 엄마를 무시하던 고모를 아빠가 두들겨 팼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 아빠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장남인 아빠가 고모 둘을 키우다시피 했습니다.
그리고 일찍 결혼해서 저를 낳았습니다.
엄마 아빠는 처음에는 가난하게 결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운영하던 고깃집이 잘 돼서 어려웠던 살림 형편도 제가 초등학교 다닐 쯤에는 많이 나아졌죠 .


그런데 고모들은 그런 우리 엄마 어디가 못마땅했는지 시누짓을 엄청나게 했습니다.
언니 오빠 몰래 10만 원만 줘봐요. 언니 친구들이랑 놀러 갈라 그러는데 오빠 몰래 30만 원만 줘봐요.
아가씨 우리도 말일이라 돈 나갈 때가 많아요. 20만 원만 줄게요.


언니 예단 안 해왔잖아요. 이거 예단비 대신이에요. 아무것도 안 해온 주제에 뭐 이런 걸로 쪼잔하게 그래요.
엄마가 결혼할 때 외갓집이 어려워 혼수를 못 해왔는데 고모들은 그걸로 심심하면 비아냥거렸습니다.


또 제가 기억나던 일화가 있었는데, 물이 왜 이렇게 안 시원해 냉장고 망가졌나 야 냉장고 쓴 지 20년도 넘었겠다.

혼수로 냉장고도 하나 안 해오는 사람이 어딨냐 ?언니 진짜 날로 시집온 거 알죠.
왜 그러고 있어 아빠 고모년이 엄마 괴롭혀 어이구 참 울 일도 많다.
아빠는 고모가 엄마에게 막말하는 걸 그냥 가벼운 시누짓쯤으로 생각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할아버지 제삿날이었습니다. 아빠가 원래는 식당 일 때문에 밤에 제사 직전에야 맞춰서 집에 오곤 했었는데 그날은 몸이 안 좋아서 일찍부터 집에 와서 방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언니 남자친구 갖다주게 이쁘게 된 걸로 좀 싸줘요 오늘 시간이 없어서 만든 게 이게 다예요.
미안해요. 아가씨 싸줄 게 없네요. 내가 무슨 음식 새로 해달랬어요. 그
냥 다 만든 거 좀 가져가게 싸달라는 건데 뭐 줄 게 있니 마니 그래요.


언니도 참 답답하다 낮에 하루 종일 집에서 뭐 했어요.
집에서 뭐해 나도 하루 종일 집안일하고 식당 일 돕고 바로 집에 와서 또 음식하고 힘들어요.

쥐뿔 해온 것도 없으면서 유세는 오빠 덕에 밥 얻어먹고 사는 주제 그때 자고 있는 줄 알았던 아빠가 거실로 나왔습니다.
오빠 집에 있었어? 언니한테 그날 고모들은 정말 아빠한테 개 맞듯이 맞았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 고모들도 결혼을 하고 철이 들어서 엄마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는 가끔 아빠가 죽이고 싶게 밉다가도 그때 고모들 앞에서 엄마를 지켜주던 모습을 생각하면 그래도 이 남자 믿고 살기 잘했다는 말을 가끔씩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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