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회사 통근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일찌감치 나와 있었습니다.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이거 참 별일이구만 사고 났나 아이고 이러다 지각하겠는데
초조한 마음에 택시를 탈까 지하철로 갈까 별의별 궁리을 다하고 있을 때 멀리서 통근버스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각은 겨우 면하겠군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버스는 그냥 쌩하고 정류장을 지나쳐 버렸습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화가 나서 놓쳐버린 버스에 꽁무늬만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택시 한 대가 달려와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택시기사가 창문을 열고 소리쳤습니다. 통근버스 놓치셨죠 자잔 어서 타세요. 내가 얼떨결에 택시에 올라타자 속력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 3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정신이 든 나는 택시가 왜 나를 태웠을까? 통근버스를 놓친 건 어떻게 알았을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거 참 택시비가 꽤 나올 텐데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냥 내려달라고 말하려는데 기사 아저씨가 웃으며 말을 가로막았습니다.
저 통근버스 기사가 제 아들 놈이에요. 오늘이 첫날이라서 혹시나 해서 뒤따라왔더니, 역시나 선생을 못 보고 그냥 지나치더군요.
처음으로 통근버스를 몰게 된 아들이 혹 실수라도 할까 봐 실수를 덮으려고 아들 몰래 뒤를 밟고 있다는 아버지 사연을 다 듣고 난 나는 아버지의 속 깊은 자식 사랑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내일은 이런 일이 없을 거예요.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몇 번이나 사과한 뒤 택시를 몰고 떠났습니다.
비록 지각을 하긴 했지만, 그날 아침 출근길은 어느 때보다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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