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서랍에 남은 휴대폰…”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서랍속의 휴대폰에서 문자가 온 걸 보았고 문자 내용을 확인한 며느리는 충격에 빠져 오열을 하며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때늦은 저녁상을 물리다
손도 대지 않은 콩비지 찌개를 보니
시어머님 생각이 납니다

“어미야!
내가 죽거든 제사 상에 딴 건 필요 없고
요거 하나만 올리도… “하시며 아프셔도
그것만은 맛있게 드시든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부엌 창 너머로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리움은 별빛으로만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그리워 남기고 가신
핸드폰을 서랍장에서 꺼내어 생전 사진을
보며 눈물을 훔치던 그때“띠릭”하며
문자 한 통이 들어왔습니다

“여보! 오늘 날씨가 무척 추우니
감기 안 들게 잘 때 이불 잘 덮고 자구려… “

야간 경비 일을 하시는 아버님이
보낸 문자였습니다

며칠이 흐른 다음 날 밤
“띠릭 “비슷한 시간에 들어온 문자

“여보 조금 있으면 당신 생일인데
무슨 선물 받고 싶소….
생각나면 문자 하구려… “

금혼식 선물로 나란히 해드린 핸드폰
서로에게 문자를 보내는 즐거움으로 사신
두 분을 생각하며 남편과 저는 눈물을 흘렸고 우리는 좀 더 지켜 보자며 그날을 그렇게
보내야만 했습니다

그 얼마 후 아버님에게서 또 문자가
들어왔습니다

“내일 아침 퇴근하면서 당신 좋아하는
콩비지 찌개 사갈까요?.. “

저도 모르게 “네 “라고
그만 문자를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 후론
어머니 핸드폰에는
아무런 문자가 오질 않았고
​십여 일이 더 흐른 어느 날

“아버님!, 콩비지 찌개를 하게
돼지고기 한 근만 사 오세요. “
하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날 저녁 콩비지 찌개를 끓여
식사하시다 말고 언제 사 오셨는지
소주 한 병을 꺼내 말없이 한잔을
비우시는 모습에

“아니 아버님!식사를 더 드시지 ”

콩비지 찌개를
차마 드시진 못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만 담으시다

“네 엄마가 좋아하던걸
나 혼자 먹으려니 넘어가질 않는구나 “하시며

“자… 애미 애쓴다 한잔 받거라 “
평소 하시지 않는 술을 권하셨다


그런 잔이 서너 번 돌아간 뒤
“나는 아직도 네 엄마가
방문을 열면 누워 있는 것만 같구나. “


하시며 말로 마음을 다 담지 못하시고
걸 하게 취하신 몸으로 아프게 사랑했던
그 방문을 열고 들어 가셨습니다

아내의 부재를 확인하는
그 침대가 놓인 곳으로 말입니다

그 모습을 뒤로한 채
찌개와 술잔엔 정적이 흘렀고
남편과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서로 보이지 않으려 등을 돌려 울어야만
했습니다

남편은 제 옆구리를 찌르며
“울지 마.. 당신이 우니까
나도 눈물이 나잖아… “

“내가 언제 울었다고 그래요….
웃고 있구먼…
하하… 흐흐…. 흑흑….
나도 안 울려는데
자꾸 눈물이 나는 걸 어떡해… “

누가 울음을 권한다면
바로 오늘이라고 말하고 싶은
우리 부부는 말과 마음 사이에서
눈물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에 불을 꺼드리려고 들어갔더니
등을 돌린 채 베개를 꼭 끌어안으시고
주무시는 모습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는 것 같아 차마 이불까지는 덮어 드리지 못한 채 나와야만 했습니다

바람이 바람인 걸 알 수 없듯이
안에서 밖을 볼 땐 몰랐던 것들이
밖에서 안을 보니 이제야 보이는 아픔들 앞에
산 허리춤에 걸린 생각들로 그날 밤 남편과
저는 …

“술에 술잔”을 부어 마셔야만 했습니다

다음 날 저녁 출근을 하기 위해
현관을 나서든 아버지께서
“상철이 어미 아비야 이제 핸드폰
필요 없을 것 같다”라며 가지고 다니신
핸드폰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왜요..
아버지 가지고 다니시지.. “

“어제 네 엄마한테 문자 왔더라
그만 보내도 된다고…… “

그렇게 아버지는
슬픈 심장의 그늘아래 소리 없이 걸어야 하는 세월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날 밤 우리 부부는
두고 가신 아버지의 핸드폰을 열어
보면서 눈물로 꼬박 새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온
그 날 저녁에 어머니께 보낸 문자…

“ 내가 이 세상에 와서 당신을 잃은 것이
가장 슬픈 경험이었소

세상 살다 수없이 만나게 되는
그 이별 중의 하나인데도 말이요…
벌써 ㅡ 당신이 보고 싶은데 어쩌면 좋소….“

떠나시기 전 어머니가
보낸 문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
.

“여보!
나 먼저 가거든 그땐 하늘나라에도
문자 메시지 보내줄 거죠?—“

“그럼
사랑은 약속을 지켜주는 거니까…”

어쩌면 아버지에겐 핸드폰은
눈으로만 그릴 수 있는 그리움을 담는
하늘나라 우체부는 아니었을까요…?

끝이 있지만,
끝나지 않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사랑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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