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할 때 며느리만 부려먹는 시어머니.” 참다못한 며느리가 한 충격적인 행동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결혼 5년 차 30대 맞벌이 직장인입니다.
저는 김장철만 되면 남편과 신경전을 벌이며 약간 냉전 상태가 되는데요.
우선 저는 김치를 잘 먹지 않습니다. 가끔 라면이나 볶음밥 먹을 때나 한 번씩 곁들여 그리고 저희 친정은 엄마 엄마 아빠 남동생 셋이 집에서 조금만 김장을 담굽니다.


저에게 김장이 언제인지 따로 알려주시지도 않고 그냥 나중에 다 만든 김치 한 통만 갖다주고 가시죠.
하지만 시댁에서는 김장이 큰 연례 행사입니다.
김장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명절이 한 번 더 있는 셈 치고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를 해왔어요.


그런데 그해 김장은 너무너무 기분이 상했습니다. 얘 다음주 김장하는 거 알지 올해는 니가 하루 전날 미리 와야 된다.
애비는 내일 못 온다니까 너 혼자라도 와야지 어머님 할 일도 많고 좀 힘들어서요 .


얘 그런 백 포기를 나 혼자 씻고 철이란 말이니 아가씨는요? 걔는 지금 허리가 안 좋잖아.
그러게 제가 절임배추 사서 하자고 말씀드렸잖아요.

너 그냥 군말 없이 와서 하면 어디가 덧나니? 여보 어머님이 나 혼자 토요일날 미리 와서 배추 절이라고 하셔 .
안 된다니까 화내시구 전날부터 혼자 가서 하기 너무 힘들단 말이야. 내가 안 되니까. 할 수 없잖아.
당신이라도 가서 도와드려야지 저는 어쩔 수 없이 혼자 갔습니다.
혼자 하루 먼저 시댁에 가서 시어머님 시아머님과 같이 배추를 백 포기나 씻고 절였습니다.


그리고 한밤중이 돼서야 녹초가 되어 잠들 수가 있었어요. 다음 날은 새벽부터 일어나 화장실도 참아가면서 일을 했습니다.
맛이 싱겁네 가서 고춧가루 좀 담아 네 왜 이렇게 굼떠 .
쎄빠지게 일하고 있는데, 글쎄 남편은 늦잠을 잤다고 점심시간이 다 돼서야 시댁에 왔습니다.
혼자 뻔히 고생하는 거 알면서 미안하단 말 한마디 없이 오자마자 밥부터 먹더라구요.
오전에 이미 속을 다 만들어놔서 남편은 앉아서 김치 속만 채웠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시누이가 김치통 몇 개를 덜렁덜렁 들고 느즈막히 오더라고요.

우리 딸 왔어 김치통 갖고 왔지 허리 아파 죽겠어 일단 좀 쉬어라.
시누이는 와서 힘든 일 하나 안 한 주제에 김치를 챙겨갈 모양이었어요.
그때 나는 왜 여기 와서 내가 먹지도 않을 김치를 개고생하며 만들고 있지라는 의문이 처음으로 들더라구요.
100번 양보해서 같이 도와줄 수는 있는 거지만 남편도 시누이도 안 하는 노동을 왜 나만 해야 되는 건지 억울했어요.


무엇보다 열 받았던 건 아무도 저에게 빈말이라도 고마워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남편과 다투게 됐습니다.
왜 당신이랑 아가씨도 있는데, 자식도 아닌 내가 도맡아서 일을 해야 되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어.
좀 할 수도 있지 며느리가 김장 좀 하고 왔다고 툴툴거리냐.
나도 일하는 사람이야 피곤해 죽겠는데 하루 전날까지 가서 김장 준비 거들고 싶지 않아 나 김치 잘 먹지도 않는 거 알잖아.

그냥 자식들이 가서 엄마 아빠 고생하시니까 도와드리고 같이 수육 먹고 하러 가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지.
그럼 나도 내년부턴 우리 엄마 아빠 고생하시니까 내가 도와드리고 거기서 수육 먹고 오면 되겠네.
당신은 한 번이라도 우리 집 김장할 때 가서 도운 적 있어? 왜 나만 니네 집 가서 해야 되는데 맘대로 해 맘대로 해.
각자가 그럼 하자 제발 좀 그러자 당신이 어머님한테 말씀드려 이제 각자 가기로 했다구 .


그런데 이듬해 시어머님이 제가 친정으로 김장하러 간다는 얘기를 남편에게 다 전달받아 들으셨으면서 괜히 또 전화로 김장하러 오라고 하시는 겁니다.
어머님 올해부터는 친정으로 김장하러 간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뭐 엄마가 몸이 안 좋으셔서 저도 이제 친정 김장 도와드리러 갈 거예요.


사돈도 참 웃기신다 무슨 결혼한 딸까지 데려다가 김장을 한다. 그러시니 아가씨도 김장 때 시댁으로 오는데 그게 뭐 어때서요.
그럼 친정 김장 갔다가 시댁 김장하는 날 또 와야지 그이도 처가댁 김장 안 가는데요.

뭐 그렇게 저는 재작년부터 김장철이 되면 각자 자기 집으로 가서 김장을 해옵니다.


그리고 남편은 시댁김치만 저는 친정에서 가져온 김치만 각자 먹습니다.
우리 엄마 김치가 최고야 아무도 안 주고 나 혼자 먹어야지 우리 엄마 김치 미쳤어 너무 맛있어.
둘이 먹다 하나가 뒤져도 모르겠어 맛있다. 우리 엄마 김치 맛있다. 우리 엄마 김치.


정말 유치하죠. 아마 이 유치한 싸움은 평생 지속될 것 같아요.
사위가 처갓집 김장 안 가는 건 당연하면서 왜 며느리가 시댁 김장에 못 가면 안절부절 미안해 해야 하는 걸까?
찬바람 불어올 때쯤이면 항상 받던 김장 스트레스에서 이렇게 해방되고 나니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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