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모님이 주신 혼수비용을 ‘이곳’에 다 써버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부부, 남자는 여자의 부모님이 준 혼수 비용을 다 써버렸고 이내 밝혀진 충격적인 진실에 모두가 경악을 할 수 박에 없었습니다.

저는 얼마 전 결혼식을 앞두고 파혼한 사람인데요. 비록 파혼은 했지만, 헤어지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전 예비 신랑은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였는데 원래부터 돈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어요.


대학교 다닐 때도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을 주식에 전부 쏟아붓던 사람이었는데요.


저는 학창시절 예랑이 주식으로 잃은 돈이 꽤 많았다는 걸 알았지만 다른 친구들한테는 이러다 곧 부자되겠다면서 거짓말도 잘만 하더라고요. 아무것도 없으면서 대학교 때 허세 떨던 인성 생각하면 애초에 배우자 감에서 걸렀어야 했네요.


저희는 대학교 때부터 사귀고 나서 직장에 자리를 잡은 뒤 본격적으로 결혼 계획을 세웠는데요.
얘랑과 제 직장이 서로 가까운 편은 아니지만,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전셋집이 더 넓다는 이유로 집을 신혼집으로 결정하게 되었어요.

시부모님 되실 두 분은 혼수용품 사는데 적은 돈이 이라도 보태주고 싶다고 1000만 원을 주시면서 이건 며느리들 너한테 주는 돈이니까.
자기 아들한테도 뺏기지 말고 너 필요한 거 사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는데요.
아마 얘랑 어머님은 말씀은 안 하셨지만, 아들에게 돈을 주면 허튼대 사용하고 난릴 걸 아셨던 것 같아요.
둘 다 사회초년생이라 모아놓은 돈도 별로 없어서 예비 시부모님이 지원해주신 돈이 큰 힘이 되었는데요.
하지만 얼마 없는 돈으로 웨딩 촬영 비용 예식장 대관 비용 하객 식사 비용 등을 낼 생각하니 예산이 쪼들려 머리가 터질 것 같더라고요.
상황이 이런데도 얘랑은 결혼 준비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만날 때마다 휴대폰으로 주식 차트만 보고 있었어요.

요새 왜 이래 왜 휴대폰만 보면 화를 내 또 돈 날렸어 ?그런 거 아니니까 내일 신경 쓰지 말고 너 하던 거나 해.
서로 경제 사정은 오픈한 상태였고 둘 다 큰 빚은 없었기 때문에 조금씩 모은 걸로 가볍게 투자하는 거겠지 하고 안일하게 넘겼는데요.


얼마 후 남친이 주말 데이트도 할 겸사겸사 인근 가전제품샵에 친한 학교 동창이 근무한다고 해서 그곳에 구경 가기로 했습니다.
인사해 얘는 중학교 동창이고 학교 다닐 때 친하게 지냈어 혼수가 저는 여기서 사면 되겠다.


다행히도 얘랑 친구가 가전 대리점 직원이라서 언제가 가장 큰 세일 기간인지 미리 들을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세일 기간에 그곳을 다시 방문하기로 했고 저는 예산 내에서 살 수 있는 가전들을 열심히 알아보았어요.
일하랴 혼수 알아보랴 예식 알아보랴 바쁜데 같이 하자고 해도 관심 없는 예랑 때문에 스트레스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휴대폰으로 주식 아니면 게임에 빠져있는 예랑을 보며 과연 사람하고 살면 행복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설레임이 하나도 없는 결혼 준비를 하다가 세일 기간이 다가왔고 이것 때문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전에 가전제품 팔던 내 친구 기억나지 걔가 기간에 직원가로 사면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자기가 대신 구매해 주겠대 .
와 진짜 그럼 얼마나 더 싼데 나도 잘은 모르는데 직원가로 할인받으면 100만 원은 아낄 수 있을걸.


한 푼이 아쉬운데 당연히 해달라고 해야지 전에 우리 집에서 받은 1000만 원 갖고 있지 그거 내 통장으로 송금해 줄래 .
내가 친구 계좌로 바로 보내면 가전 구입하고 남은 차액은 자기 통장으로 보내준대.
저번에 직원인 예랑 친구를 직접 만나기도 했고 결혼 준비로 피로가 너무 쌓인 탓에 저는 별 의심 없이 1000만 원을 예랑의 계좌로 부쳤고 예랑을 통해서 대리 구매할 가전 모델을 전달했습니다.

가전이 신혼집에 도착하는 날짜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날에 이전으로 잡아놓았는데요.
얼마 후 세일 기간이 끝나갈 무렵 예랑이 갑자기 저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지정했던 가전 배송 일정이 뒤로 미뤄졌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야 식 올리고 나서도 낡은 가전으로 살라는 거야.
세일날 가전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 결혼식 전날까지는 배송 스케줄이 꽉 찼다잖아.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배송이 안 되는 경우가 어딨어 그럼 대체 언제 배송되는데 지금 쓰는 것도 멀쩡하잖아.
그거 연기되는 게 뭐 큰일이라고 난리야 내가 이따가 한 번 더 물어볼 거니까 가만히 있어 .
뭔가를 감추는 듯한 예랑의 태도에 이상하다는 예감이 들어서 저는 예랑에게 알리지 않고 직원인 친구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친구랑 같이 오실 줄 알았는데 혼자 오셨어요.
혹시 남친한테 전화하셔서 저희가 구매한 거 배송 일정 늦어졌다고 말씀하셨어요.

배송 일정이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친구분이 저희 대신 직원가로 사주신다고 하시길래 남친이 친구분 계좌로 돈 붙혔다고 하던데요.
저희가 사기로 한 제품명도 일일이 보내드린 걸로 아는데 죄송하지만 저는 말씀하신 내용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어요.


직원 명의로 대리 구매해서 걸리면 저도 곤란해지는 일이라 남들한테 그런 얘기는 일절 안 하거든요.
친구한테 직접 얘기해 보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보셔야 할 것 같은데요.


알고 보니 예랑은 직원인 친구를 방패 삼아 거짓말을 해서 1000만 원을 뒤로 빼돌린 거였고 저는 길로 당장 예랑에게 찾아갔습니다.
어머님이 주신 1000만 원 어딨어 당장 내놔 왜 이래 가전 산다고 친구 계좌로 송금했다고 얘기했잖아.
사기 치지 마 방금 친구 만나고 오는 길이야 돈 어딨어 안 그래도 돈 없어서 준비하느라 힘들어 죽겠단 말이야.

만나고 왔다고? 빨리 돈을 안 내놔 미안 지금 당장은 못 줘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될까.
너 또 주식해서 날렸니 남은 돈도 한 푼 없어 주식하는 다른 친구가 코인이 쏠쏠하다고 해서 투자해 봤는데 하다 보니 잘 안되더라고.
조금만 기다려주면 금방 만회할 수 있으니까. 제발 우리 부모님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이 와중에 부모님한테 혼날까 봐 코인의 혼수 비용 다 날렸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 달라니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지더라고요.

코인에서 돈 잃었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말라고 그래 너랑 파혼한다는 얘기만 간단하게 해줄게.
대신 두 분한테 왜 우리가 갑자기 파혼하게 됐고 돌려드려야 할 1000만 원이 어디로 갔는지만 네가 잘 설명하면 되겠네.


너희 부모님께 전화 오면 있는 그대로 다 얘기할 거니까 내 입에서 코인 소리 안 나오게 부모님한테 잘 설명해 봐 .
우리는 여기서 끝이야 저는 못 헤어진다고 늘어지는 예랑을 떨쳐내고 힘들었던 결혼 준비를 다 엎고 말았습니다.


파혼하고 나면 허전하고 속상할 줄 알았는데 머리 아픈 결혼 준비도 할 필요가 없고 게으른 예랑 때문에 화낼 일도 없고 평화롭기만 하더라고요.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거 나쁘지 않죠 하지만 여윳돈도 없으면서 부모님이 혼수하라고 준 돈을 전부 쏟아붓는 어리석은 사람과는 절대 결혼할 수 없어요.
그런 사람과 결혼하느니 차라리 사건이 터져서 파혼한 게 천만다행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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