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가 시어머니를 우리보고 데리고 살라고 합니다.” 어느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라는 시아버지, 부부는 당황하였고 이내 밝혀진 진실에 충격에 빠져 오열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순하디 순한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주부입니다.
저희 남편은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화를 낸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성격이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인데요.


자랑은 아니지만, 남편은 저뿐만이 아니라 누군가가 실수나 잘못을 해도 크게 잔소리 없이 포용할 정도로 마음이 넓습니다.


그런 성격의 남편이 얼마 전 시아버지와 크게 싸우고 부모 자식 관계도 끊을 만큼 무섭게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요.
두 사람이 싸운 이유는 시어머니의 갑작스런 뇌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자식들에게 차갑고 돈 쓰기 싫어하는 시아버지와는 달리 시어머니는 손도 크시고 인품도 좋으셔서 푸짐하게 반찬도 자주 만들어 보내 주시고 집에 뭐라도 있으면 하나라도 더 챙겨주시려는 분이셨는데요.

시댁에 모여도 며느리는 손님이라고 설거지나 밥 한번 시키는 일 없이 일찍 보내실 정도로 저와 동서를 딸처럼 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원망스럽게도 시어머니는 집에 계시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시게 되는데요.


다행히도 치료를 받으시고 일반 병동으로 옮겨지셨지만 건강하시던 분이 뇌 질환이 온 이후부터 거동도 좀 불편해지시고 말씀도 어눌해지셨어요.


저희 부부는 아이와 직장 때문에 어머님 곁에 있을 수가 없었고 배우자인 시아버지가 간병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희가 병문안 겸 아버님을 뵙기 위해 병원에 찾아갔을 때 아버님은 많이 힘드셨는지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하시더라고요.
간이침대가 좁아 잠을 못 자서 힘들다 병원 식사가 입에 안 맞는다 하시면서 더는 못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님도 병원에 계속 계시는 걸 싫어하셔서 저희는 재활병원에 입원시켜드리는 대신 통원치료를 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퇴원 후에도 다시는 간병인 노릇 안 하겠다고 단호하게 말 말씀하시는 아버님의 태도를 보니 난감하더라고요.
남편 동생 부부는 회사 발령 때문에 멀리 이사 간 상태라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는데요.


저희 집에 모시고 저희 부부 퇴근 시간까지 간병인을 두는 건 어떠냐고 여쭤봤는데 그것도 싫고 무조건 내 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셨어요.
남편 동생은 옆에서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돈이라도 자기가 더 많이 내겠다고 진심으로 미안해 하더라고요.


아버님에게는 어머님을 집에 모시는 대신 아버님이 힘들지 않게 돈을 들여서라도 간병인을 불러야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구두쇠인 아버님은 저희 부부 입에서 돈 내기가 나오니까 인상부터 찡그리시더라고요.

간병인이 24시간 상주하는 것도 아닌데 그럴 바에 간병인을 써서 뭐 하려고 그래.
24시간 입주 간병인도 있으니까. 잘 알아보면 구할 수도 있대요 .
제정신이니 외가 두 눈 뜨고 버티고 있는데, 생판 모르는 사람을 우리 집에 들여서 재워준다고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어머니는 병원에 더 있기 싫다고 하시고 아버지는 병간호가 싫다고 하시니 공평하게 간병인을 집에 불러야죠.


상태가 언제 좋아질지 모르는데 니들이 돈 전부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
저희들만 부담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아버지도 부담하셔야죠.
뭐 내가 돈이 어딨다고 간병비를 ?내 키워준 은혜가 있으니 너랑 네 동생 둘이서 대야지.
저희도 가정이 있는데, 어떻게 둘이서만 부담을 해요. 아버지도 달마다 연금 꼬박꼬박 받으시잖아요.
아니 기껏 키워놨더니, 네가 부모 노후 자금을 뽑아 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그 돈이 전부 아버지 몫이에요.

거기서 절반은 어머니 몫인데 왜 어머니한테 들어가는 돈도 못 낸다고 하세요.
니들은 생각하는 게 틀렸어 부모가 여기까지 키워줬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아픈 부모님도 직접 모시면서 병간호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야지 어디서 은혜도 모르고 돈타령부터 해.
우리가 너 키우고 나서 양육비 달라고 했냐 솔직히 어머니가 일하면서 우리 먹이고 키우셨지.
그동안 아버지가 한 게 뭐가 있다고 큰소리세요.


아버지야말로 어머니한테 해드린 거 하나도 없으면서 아픈 어머니 두고 돈 한 푼 못 내겠다고 나오시면 안 되죠.
어머니는 아버지 입원했을 때 밤낮으로 돌보시고도 아무 소리 안 하셨는데 아버지는 병간호 겨우 한 달도 안 해놓고, 무슨 몇 년이라도 한 것마냥 말하세요?


이 녀석이 어디서 애비 앞에서 할 말 못할 말 못 가리고 대들어 남편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시아버지와 말다툼을 했는데요.

어릴 적부터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의 불만이 많았던 남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폭발해서 아버지를 다신 안 보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결국 아버님이 하시고 싶은 말씀은 돈도 부담하기 싫고 집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도 싫으니 저희에게 어머님을 맡기시려는 거였어요.


결국 어머님은 자식한테 얹혀 사는 건 안 된다며 차라리 재활병원에 입원을 하시겠다고 하셨고 저희는 간병인을 붙여드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이 병원에 계실 동안 홀로 있던 아버님도 병원에 입원 신세를 지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녁에 홀로 술을 사러 마트에 가는 길에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뼈가 부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결국 119까지 출동해 병원에 실려 가시고 불편한 거동 때문에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편한 몸보다 마음에 걸렸던 건 본인이 아픈데 전화 한 통화 하지 않는 아들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얘야 나다 요새 별일 없고 저희는 별일 없어요. 다친 데는 괜찮으세요.
아직도 불편한데 병원에 있는 건 더 싫구나 그나저나 병원에 있는데, 아범은 아직도 별말 없니?


글쎄요 딱히 아무 말은 안 하는데요. 요새 일이 많아서 늦게 오거든요. 바빠서 연락을 못 드리는 것 같아요.
그래 아니 바쁜 모양이구나 솔직히 제가 남편 입장이어도 화가 많이 날 것 같은데, 아버님은 아들이 왜 화가 났는지 잘 모르시는 것 같았어요.


두 아들은 아직까지 아버님과 문자 한 통도 안 하는 남남처럼 살고 있는데요.
아픈 아내 앞에 두고 계산기부터 두들기는 아버님을 보니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는 돈으로도 계산할 수 없는 인연도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부부간의 정 아니겠어요.

본인도 갑작스레 힘든 일을 경험하신 만큼 앞으로는 어머님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본인의 잘못을 반성하는 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eave a Comment